원문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737528/chapters/1386333



 빌보는 소린에게 세 번 전화했었고, 매번 그가 끊어버렸다. 첫번째엔 전화 연결음이 한 번 울리자마자 끊었고, 두 번째엔 4번 울릴 때까지 기다렸으며, 세 번째에 그는 실제로 소린의 대답을 들었지만, 그는 키를 찾느라 더듬거리다가 즉시 연결 종료 버튼을 눌렀다.


 이건 잘 되지 않고 있었다.


 그는 비록 전화기를 방 너머에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얌전히 내려놓았고, 그의 자켓을 집어들어 문 쪽으로 향했다. 그는 오늘 전화 때문에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그는 휴식을 가질 것이었다... 뭐, 킬리와 필리를 돌보는 것이 휴식으로 고려될 수 있다면 말이다.


 적어도 그는 오늘 좁은 장소의 덫에 걸리지 않았다. 그는 아이들을 거실에 앉혀두고, 그들에게는 상당히 커다란 앞치마를 입힌 다음 온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애들이 거기에 페인트를 칠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킬리가 먼저 뛰어들었다 : 그가 만질 수 있는 만큼의 페인트를 찍은 다음, 그의 팔과 앞치마에 바르고는 고맙게도 그에게 주어진 종이에 조금 발랐다.


 필리는 그보다 훨씬 더 나았지만, 여전히 엉망이었다. 페인트는 그의 머리카락과 뺨에 묻어 있었다.


 그들은 전화기가 따르릉 소리를 내며 울릴 때까지 그걸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빌보는 겨우 일어나서, 애들을 지켜보면서 전화기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페인트 사고를 원하지 않았다. 처음 그가 아이들에게 페인트를 칠하도록 내버려두고 화장실에 갔을 뿐이었는데, 나와 보니 그들은 온 복도의 벽에 '장식을' 해 놓았다.


 빌보는 새로 도장하는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고집을 부렸지만, 디스는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그건 아이들이 이제껏 집에 저지른 가장 나쁜 일이 아니라고 알려주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그에게 이전 베이비시터는 그들이 포도를 토스터기 안에 넣어서 부엌에 불을 지르는 바람에 지붕을 태우고 벽을 두 개나 부숴트렸다고 말했다. 온 부엌은 다시 제작되어야 했다.


 빌보는 이제 전화기를 집어들었다. "여보세요?"


 "빌보?"


 빌보의 심장이 가슴에서 덜그럭거렸다. "소린?"  아이들은 그들의 삼촌 이름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


 "소린 삼촌이 전화했나요?" 필리는 발돋움을 하며 페인트로 뒤덮인 손을 전화기에 뻗었다.


 "안돼, 안돼. 그 더러운 손으로 벽이나 전화기를 만지지 마렴. 가서 계속 페인트를 칠하거나, 네 손을 닦고 와서 네 삼촌이 너와 이야기할 수 있는지 보자. 알겠니?" 필리는 입을 부루퉁하게 내밀었다. "아직 거기 있어요, 소린?"


 "빌보." 그 말은 안도의 한숨과, 미소를 짓는 듯한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리였다. 그리고 빌보는 맹세컨대 전화기를 통해 그 숨소리를 느낄 수 있었고 그의 몸이 아래로 푹 내려앉았다. 그의 신경 말단은 갑작스레 높은 수준의 경계 경보를 울렸고, 그를 긴장하게 만들었으며 몸 안쪽에서 불편하게 얼얼한 감각이 느껴졌다. "거긴 별 일 없나?"


 "괜찮냐고요? 네, 물론이죠. 왜 안 그러겠어요? 무슨 일로 전화했나요?"


 "난 디스를 찾고 있었어."


 "오, 다-당신은 디스가 필요하군요. 알겠어요. 그렇겠죠." 당연하지, 그 외에 그가 전화할 일이 있겠는가? 만약 소린이 그와 이야기하고 싶었다면 그의 번호로 전화했을 것이다. "그녀는 일하러 갔어요. 당신은 그녀의 핸드폰 번호를 알고 있을텐데요, 아닌가요-?" 


 "이미 해 봤지만- 전화를 안 받아,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디스는 나에게 좀 전에 전화했고 메시지를 남겼거든. 급하니까 연락해 달라고. 그건 뭔가 잘못된 것 같았어."


 "오, 오 이런, 음, 그녀는 제겐 전화를-" 빌보는 그의 집에 전화를 두고 왔다. "오, 이런."


 "무슨 일이야?"


 "음, 만약 그녀가 제게 전화했었다면 난 몰랐을 거에요, 오늘 집에다 전화기를 두고 왔거든요." 그는 소린이 욕을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다.


 "알았어, 잠깐만." 소린이 말했다. "내 사무실 전화기로 전화해 볼게." 


 "알았어요." 빌보는 소린이 핸드폰을 내려놓고, 전화기의 버튼을 누르는 소리를 들었다.


 "여전히 안 받아." 소린이 다시 핸드폰으로 돌아와 말했다.


 "그럼 정말로 뭔가 잘못된 거네요." 빌보는 속이 꽉 조여오는 걸 느꼈다.


 "잘 모르겠어." 소린은 빌보만큼 걱정하고 있는것 같진 않았다.


 "무슨 뜻이에요?" 그는 궁금해졌다.


 "내가 처음에 전화를 걸었을 때엔 바로 메시지 사서함으로 연결됐는데, 이번에 내가 전화기를 바꿔서 걸었을 때는 세 번 정도 울리고 넘어갔어."

 

 "그래서요?"


 "내 생각에 디스가 전화를 거절하고 있는 것 같아."


 "왜 그녀가 전화를 우회시켰을까요?"


 "그냥 날 짜증나게 하려는 거겠지." 그는 소린이 크게 한숨쉬는 것을 들었다. "괜찮아, 나한테 다시 전화하겠지. 아마 그럴거야."


 "만약 그렇지 않으면요?"


 "점심때까지 디스가 전화하지 않으면, 네게 전화하지."


 "좋아요." 빌보는 조금 편안해졌다. "고마워요." 그 다음엔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고, 빌보는 그가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 생각에 나는-"


 "어떻게 지냈어요?" 그는 소린이 말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기 전에 갑작스레 물었다. "미안해요, 당신 말을 자르려던 게-"


 "아니, 아니야. 괜찮아. 난 잘 지냈어. 일이 아주 많았지." 빌보는 의자가 삐걱이는 소리를 들었고, 그는 소린이 거기 등을 기대고 있는 걸 상상했다. 아마도 피곤한 얼굴로, 손을 얼굴에 문지르고 있을 것이다. 그는 머릿속에서 이미지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넌 어떻게 지냈어?"


 "오, 당신도 알다시피, 늘 똑같죠. 악동들을 돌보는 거요. 일과 공부 사이에서 잠을 자기 위해 애쓰고 있죠." 

 

 "그 기분 알아." 소린은 중얼거렸다. "일년 동안 밤에 제대로 수면을 취해본 적이 없는 것 같군."


 빌보는 웃었다. "그거 믿을 수 있겠는걸요." 그들은 잠시동안 조용해졌다.


 "들어봐." 이제 소린이 말했다. "내가 전화하겠다고 말했었지, 하지만 나는 한동안 일하느라 거의 숨 쉴 기회도 없었어. 그저 혼자서-"


 "오, 괜찮아요- 이해했어요. 정말로요. 당신은 전화로 시간을 소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아니, 아니야.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


 "괜찮아요, 소린. 난 화나지 않았어요, 정말이에요. 당신은 바쁘고 지쳤잖아요. 괜찮아요."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당신이랑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건 아니야, 진짜로-. 나는," 그는 불편한 것처럼 그의 목을 가다듬었다. "난 정말로 당신을 좋아해."


 빌보는 그의 입이 크게 벌어져서, 고통스러운 미소를 짓도록 허락했다. "음, 나도 당신을 정말로 좋아해요." 빌보는 키스하는 듯한 소리를 듣고 돌아섰고 필리와 킬리가 그들의 입술을 쭉 내밀어 키스하는 소리를 내는 걸 발견했다. 그는 눈을 굴렸지만, 얼굴이 붉어지는 걸 느꼈다. "있잖아요, 얘들 둘이 지금 좀 장난을 치기 시작해서, 돌아가봐야 할 것 같아요. 다음에 이야기해요. 어때요?"


 "좋아." 소린은 마지못해 전화를 끊었다. "만약 내가 집에 돌아가서 뻗지 않는다면 오늘 밤 네게 전화하지."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이네요." 빌보가 대답했다.


 아이들은 전화기가 자리에 놓이자마자 노래를 시작하고 있었다. 


 "빌보 삼촌이랑 소린 삼촌이, 나무 밑에 앉아, 키-스-하-네!"


 비록 필리는 제대로 된 스펠링을 말했지만 킬리는 그렇지 못했기에, 스펠링이 키-드-멋 처럼 들렸다.


 "둘 다, 점잖게 굴도록 해. 아니면 페인트를 치워 버릴 거야."


 그들은 행동을 바꾸지 않았고, 남은 시간 동안 내내 그들의 노래를 끊임없이 불러댔다.


 빌보는 그걸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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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소린과 빌보의 전화통화가 이루어졌군요! 여기엔 디스의 책략이 숨어있었다고 한다....

소린은 어쩐지 나중에 반쯤 깨닫고 그냥 넘어가준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저기서 스펠링이 필리는 K-I-S-S-I-N-G 인데 킬리는 K-I-T-K-M-U-T 이렇게 발음을 ㅋㅋㅋㅋ

차마 저걸 한글로 어떻게 바꿔야 할 지 몰라서 적당히 발음대로 적었습니다 으으윽 크윽 


다음편은 대망의 19금! ㅇ_<

 

by 치우타 2015. 1. 4. 22:04

원문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737528/chapters/1383691



 모두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알람이 울리는 비율만큼이나 집이 텅 비어갔다. 봄부르는 빌보를 세게 끌어안고는, 맨체스터에 오게 되면 자신의 레스토랑에 와서 식사해 볼 것을 권했다. 보푸르는 봄부르만큼이나 센 허그는 아니었지만, 따뜻했다. 그들은 번호를 교환했고 계속 연락하기로 약속했다. 비푸르는 친근한 헤어짐의 인사로서 그에게 키스하려고 했지만, 그의 형제에 의해 빌보로부터 떨어지게 되었다(마침 적절한 타이밍에). 노리와 도리는 그 다음으로 비교적 빨리 집에서 떠났고, 노리는 그의 시계를 한 번 더 슬쩍했으며 집을 나서기 전에 그에게 다시 돌려주었다. 오리는 그에게 직접 짠 장갑 한 켤레를 주었고, 빌보는 그걸 소중하게 여길 것이며 기회가 되면 언제든 착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드왈린은 그 광경을 아주 자랑스럽게 웃으며 바라보았다.


 글로인과 오인은 그 다음에 떠났고 그와 악수를 나누며 따뜻한 미소를 주었다. 


 발린은 나중에 떠난 사람들 중 하나였으며 최소한 7장 이상의 셀프샷을 찍었고 떠나기 전에 필리, 킬리와도 사진을 찍었다.


 소린은 발린이 간 후에 그렇게 빠르진 않게 떠났고, 시간이 될 때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지만 빌보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알았을 때 위 속이 가라앉는 기분을 느꼈다. 소린은 아마 오랜 시간동안 떠나 있을 것이었고, 만일 그가 돌아올 때에도 빌보가 디스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해도, 소린은 오랫동안 그에 대해 잊어버릴 것이며, 어쩌면 아예 건너뛰어 버릴지도 몰랐다.


 빌보는 특별하지 않았다.


 필리와 킬리는 그가 시무룩해진 것을 빠르게 알아차렸다.


 "포옹이 필요한가요, 빌보 삼촌? 그건 언제나 날 기운나게 해주거든요." 빌보는 웃으며 킬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겨우 사흘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에게는 일주일, 한 달처럼 느껴졌다. 그건 영원할 것처럼 느껴졌고, 그는 아주 우울했다.


 그는 자신이 아주 바보가 된 것 같았다.


 소린은 겨우 1주일 정도를 머물렀고, 그들은 사흘 혹은 며칠 정도를 보냈다... 함께, 몇 번의 키스를 나눈 것 외엔 아무것도 없었으며 그리고 지금 그는 여기 앉아서 그들이 몇년 전에 알았던 것만 같아서 우울해졌고, 그의 심장은 가슴 밖으로 뜯겨져 나와서 그를 상처와 출혈 속에 내버려두었다. 


 이건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니었다 (빌보는 그 이야기를 좋아한 적이 없었다 - 그건 서사적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교훈적인 이야기였다) 그는 소린과 미칠듯한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 그는 그럴 수가 없었다.


 사랑이란 오랫동안 알아온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지, 갑자기 만나는 순간에 일어나는 게 아니었다. 그는 그가 처음 소린을 봤을 때 그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기억하고 있었고, 금방 사랑에 빠지는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소린은 그에게 그의 전화번호를 주었지만, 빌보는 그를 전화로 방해하기가 싫었고 소린 역시 그를 전화로 귀찮게 하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는 동안 빌보는 그들이 이야기하지 않을 거였다면 왜 그들이 여러 가지 상세한 사항들을 교환했는지에 대해 궁금함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스스로를 전화기로 데려가서 번호를 누를 수 없었다.


 "괜찮아." 그는 이제 킬리에게 말했다. "난 괜찮을 거야." 그리고 그는 괜찮아질 것이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그가 괜찮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 일들을 계속 할 수 있었겠는가? 그는 괜찮아야만 했다. 그것만이 그가 나아갈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처럼 빈둥대고, 아이들을 돌보고, 공부했으며, 그의 과제를 끝내고, 며칠에 한번 밤마다 디스와 차를 마셨다. 


 그는 아이들의 게임이나 장난같은 규칙적인 일상에서 평온을 얻었다. 그리고 그는 심지어 언제나 킬리가 '끼이는' 환풍구에 들어가는 것이 일종의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는 걸 알아냈다 (실제로, 그는 머리를 다른 방의 입구에 끼웠고 마치 거기에 낀 것처럼 아래쪽으로 소리를 질렀다) 아주 창의적이고, 특별하게 그들이 알았던 빌보였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그들은 그거 하나를 위해 아주 많은 문제를 일으켰고, 빌보는 그들이 그렇게 행동한다면 2주 내내 오지 않을 거라고 알려주었다.


 그들은 그가 마침내 일을 끝냈을 때 그에게 매달렸다.


 그리고 어느 늦은 밤에, 디스가 늦게까지 일을 하게 되어 빌보가 그들을 돌보고 침대에 밀어넣었을 때, 필리가 말했다.


 "소린 삼촌이 당신을 슬프게 했어요." 그는 씩씩거리며 팔을 가슴 위에 교차시켜 팔짱을 꼈다. 눈썹 사이가 분노로 인해 떨리고 있었다.


 "오, 아니야, 필리. 그가 그런게 아니란다."


 "그랬잖아요! 그가 댓가를 치르게 할 거에요."


 "댓가를 치르게 할 거에요!" 킬리가 그의 담요를 때리며 따라했다. "우리가 고칠 거에요, 빌보 삼촌. 그럴 거라구요!" 빌보는 어린 동생과 그 형을 바라보았다.


 "필리, 그 마피아 영화들을 다시 본 거니?"


 "....아니요." 필리는 그의 시선을 피했다.


 "봤구나, 그렇지?"


 "아마도요." 그가 마침내 동의했다. "하지만 엄마가 날 내버려 뒀어요, 맹세해요!"


 "오, 물론 그랬겠지. 자, 네 삼촌을 벌 줄 필요는 없단다. 그는 아무 잘못도 없어."


 "엄마는 그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던걸요."


 "그녀가 그렇게 말했니?"


 필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머리카락이 그의 눈 위로 떨어졌다. 그는 대답하면서 그걸 쳐냈다. "난 엄마가 드왈린과 통화하는 걸 들었어요. 엄마는 그가 배짱없고, 줏대없고, 망할 개-"


 "오 세상에!" 빌보는 손으로 필리의 입을 덮었다. "네 엄마가 한 말을 따라하지는 않기로 하자, 알겠니?" 그는 이제 그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킬리 쪽으로 움직였다. "우리 이 모든 걸 잊어버리자꾸나." 그는 킬리를 베개에 눕혀 주었다.


 "하지만 우린 당신이 다시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필리의 말에 빌보에게서 죄책감이 씻겨져 나갔다.


 "맞아요!" 킬리가 진심 어린 어조로 동의했다.


 "이제 걱정하지 말렴." 그는 아이들에게 보증했다.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빌보가 어리석게 군 것 뿐이란다."


 "어리석게?"


 빌보는 한숨을 쉬며 이걸 어떻게 그들에게 설명할지에 대해 생각했다. "네가 정말로, 진짜로 갖고 싶은 걸 가지고 있지 않을때, 그리고 이미 그걸 가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정말 그래선 안된다고 알고 있으면서도 화가 나잖아?" 필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엄마가 당신에게 소릴 지르죠." 그가 마무리했다.


 "그래, 그런 거야."


 "그럼 당신은 소리지를 필요가 있나요, 빌보 삼촌?" 킬리가 하품하며 말했다.


 빌보가 미소지었다. "그래, 맞아. 이제 너희들은 자고 내일 모레에 다시 보자꾸나, 알겠지?"


 "알았더요."


 그가 그 늦은 밤에 집에 돌아와 침대에 축 늘어졌을 때, 그는 고개를 돌려 소린의 번호가 적힌 종이조각을 바라보았다. 그는 손을 뻗었고, 잉크범벅이 된 번호들 위로 손가락을 미끄러뜨렸다.


 "소리지를 필요가 있어, 확실히." 그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같은 시간 두린가의 집에서, 디스는 전화로 그의 오빠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알다시피, 그에게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물어볼 수 있잖아."  디스가 말했다.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한다고- 서로 전화를 해. 서로 전화하지 않을 거면 뭐하러 번호를 교환한 거야?" 


 디스는 그의 오빠가 변명하는 걸 들으며 눈을 굴렸다. "그럼 만약 그가 오빠한테 전화를 안 하면? 오빠가 전화해."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당연히 그도 오빠와 이야기하고 싶을걸, 바보같은 소리 하고 있네. 변명할 생각 하지 마. 그에게 전화하길 원치 않는다면 번호를 줬겠어? 오빠가 그에게 진한 키스를 하도록 내버려두고 또 다른것들도 있는데, 그러고도 그가 오빨 안 좋아한다고 말할 셈이야? 그 말에서 내려서 전화 해."


 그녀는 전화를 끊고는 더 이상 듣고싶지 않아서 전화기를 소파 아래로 던졌다.


 "둘 다 쓸모없어. 쓸모없고, 눈도 멀었어." 그녀는 전화기 옆에 등을 대고 늘어지며 소파의 팔걸이에 손가락을 두드렸다. "우리가 이 일에 대해 뭔가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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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제야말로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가 어울리는 신년이네요!  

한창 휴가에 젖어 영화도 보고 바쁘게 노느라 번역이 늦어졌습니다. 이번편은 어려운건 아닌데 복잡하네요.


필리와 킬리가 빌보를 생각해주는 게 정말 귀엽고, 디스는 또 오빠를 엄청나게 타박하고 있군요. 게다가 뭘 해야겠다니

대체 뭘 할지 벌써부터 두려워집니다. 빌보는 전화도 못하고 땅 파고.. 둘이 다 땅을 파고 있는 형국. 이런이런.

그래도 앞으로 조금 후에 놀랄정도로 진도가 나가는 두 사람이 있으니 너무 걱정마세요 ㅇ_<

그 때를 대비해서 미리 공지글 읽으시고, 아직 카페 가입 안되신 분들은 조건 맞춰서 신청 부탁 드립니다.

전 19금은 무조건 암호 걸어요.... 후후 그럼 다음 이시간에~


by 치우타 2015. 1. 3. 02:41

원문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737528/chapters/1379767

*오랜만에 밝혀드리지만 이 작품은 작가이신 Bernie__N 님의 허락을 맡아 번역되고 있으니 안심하세요!



 "어... 킬리가 흙을 먹어도 되나요?" 


 "뭐라고?" 소린의 고개가 킬리를 찾기 위해 휙 돌아갔고, 킬리는 흙을 먹으려는 중이었다. "킬리!" 그가 시끌벅적하게 노는 아이들에게 소리쳤다.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필리가 이걸 하면 돈을 준댔어요!"


  소린이 동생을 선동한 필리와 거기 넘어간 킬리를 혼내고 있는 동안, 빌보는 손으로 얼굴을 눌렀다.


 "저 애들은 짝꿍이에요, 안 그래요?"  빌보는 곰곰이 생각하고는 소린이 공원 끝 벤치로 돌아왔을때 말했다.


 "한 쌍의 바보들이라고 한다면, 그렇지." 하지만 그 말엔 애정이 담겨 있어서, 그들은 실랑이하지 않았다.


 "당신은 아이가 없나요?" 빌보는 그에게 아이가 없다는 걸 거의 확신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물어보고 싶었다.


 "아니, 난 정착할 마음이 없었어." 소린은 어깨를 으쓱했다. "일에 내 시간을 많이 썼지. 게다가," 그는 벤치에 편하게 등을 기대며 덧붙였다. "그런 식으로 내 삶을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을 찾질 못했거든."


 "그건 어려운 일이에요." 빌보가 동의했다. "전 언제나 어린 나이에 친구들이 어떻게 그런식으로 쉽게 사랑에 빠지는지 궁금했어요. 진짜로, 그 모든 건 차 뒤에서 유혹하는 과정을 거친 다음 그들은 언덕 너머로 서로를 위해 함께 걸어가죠. 그건 항상, 정말이지-"


 "말도 안 되지." 소린이 말을 끝맺어 주었다.


 "그래요! 그들은 그냥 거길 향해 뛰어들죠. 10대는 사랑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정말로. 당신은 잘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더 나이든 당신은 아무것도 몰랐다는 걸 알게 되죠." 소린은 동의하듯 흠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난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에요. 일어날 일이라면, 언젠가 일어나니까요."


 소린은 비꼬듯이 코웃음쳤다. "당신은 정말 그렇게 믿나?"


 빌보는 그의 뺨이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그래요, 난 믿어요." 그는 단언했다. "그리고 난 당신이 놀리지 않아준다면 고맙겠어요."


 "미안하군." 소린은 그의 손을 들어올렸다. "모욕하려던 건 아니었어."


 "난 당신에게 말해야 겠군요. 당신이 누군가의 믿음에 대해 코웃음을 칠 때, 그건 일반적으로 모욕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걸 말이죠." 빌보는 그에게 알려주었다.


 "그렇다면 사과하지. 난 그저, 그게 조금... 비현실적이라."


 "왜요?" 빌보가 물었다.


 "왜냐면 사람들은 각자의 운명을 조정할 수 있고, 어떤 이상한 큰 힘이 있는 건 아니야. 만약 무슨 일이 일어나면 내가 결정한 거지, 운명이 아니라."


 빌보는 그의 눈을 굴렸다. "그럼 당신은 당신이 원치 않는 일은 일어난 적이 없고, 사실 그건 다 뜻밖의 좋은 일이라는 걸 알아냈다는 거네요."


 "음, 그렇지. 하지만 그건 그런 뜻이-"


 "하지만 그게 당신이 옳다는 걸 증명해주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죠. 그게 핵심이에요. 난 당신이 틀렸다는 걸 증명할 수 없고, 당신도 내가 틀렸다고 증명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그냥 서로의 의견을 받아들이자구요. 비록 우리 둘 다 서로가 틀렸다고 생각해도." 소린의 입술이 비뚜름하게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가 대답했다. "그건 할 수 있겠군."


 빌보는 약간 안심한 듯 미소지었다. "좋아요, 그럼."


 갑자기 그들 둘 다 아닌 목소리가 말했다. "그에게 키스할 건가요, 소린 삼촌?" 그들은 둘 다 펄쩍 뛰었고, 몸을 돌려 그들 앞에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서 있는 필리와 킬리를 발견했다.


 "뭐라고?" 소린이 답을 요구했다. "왜 그렇게 생각했지, 필리?"


 "왜냐면 둘이 정말 가까웠거든요." 그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들은 이야기하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서로에게 몸을 돌려 움직였던 것이었다. 빌보는 목을 가다듬고는, 불편하게 몸을 돌려 앉았다.


"그래서, 거에요?" 킬리가 기다리지 못하고 답을 재촉하듯 말했다.


 "아니, 킬리. 우린 안 그럴거야." 빌보는 정중하게 대답했다. "우린 그냥 이야기 중이었어. 그렇죠, 소린?"


 소린은 대답하기 전 잠시 멈췄다. "물론이지. 대화만."


 "그럼 데이트하는 게 아닌가요?" 킬리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둘을 조사하듯이 바라보았다.


 "누가 네게 우리가 데이트한다고 말했니?" 빌보는 알고 싶었다.


 "나는 엄마가 거기에 대해 말하는 걸 들었어요." 소린은 킬리가 말을 잇기 전에 빠르게 욕을 중얼거렸다. "그리고 우린 소린 삼촌이 필리의 생일 이후엔 떠날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당신을 위해서 머무르고-"


 "당신은 필리의 생일이 지나면 떠날 생각이었어요?"

 

 "난 좀 더 머물러도 괜찮을 것 같았고, 회사에 전화해서 1주 정도 휴가를 냈어." 소린은 설명했다. "내가 충분한 기간을 벌어뒀으니 그들은 한동안 나 없이도 해낼 수 있을 거야."


 "일종의 휴일 같은 거네요." 빌보가 말했다.


 소린은 작게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지."


 "난 휴일을 쓸 수 있어요." 빌보는 긴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그렇게 할 일이 많지는 않거든요." 그는 이어서 말했다. "전 공부랑, 아이들 돌보는 게 다거든요. 하지만-"


 "아니, 무슨 뜻인지 알겠어. 나라도 이녀석들을 돌보는 게 내 일이라면 휴일을 원할걸." 소린은 손을 뻗어 징징거리고 밀어내는 필리의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어떤 걸 공부하지?"


 "현대 역사요." 아이들은 어른의 대화에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한 듯, 다시 놀기 위해 뛰어갔다.


 "그거...." 그는 잠시 맞는 말을 찾기 위해 침묵을 유지했다. "흥미롭군."


 "아뇨, 그게 아니라 당신은 무척 고리타분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했잖아요." 소린은 빌보의 말에 씨익 웃었다. "하지만 난 그게 재미있어요."


 소린은 빌보에게 다시 가까이 움직이기 전에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아까 애들이 말했던 거 말인데..." 그가 중얼거렸다.


 빌보의 맥박이 치솟았다. "네?" 그가 물었다.


 "그 키스 말인데..." 빌보가 뭐라고 대답하기 전에, 소린은 더 기대왔고, 입술이 부드럽게 스치듯 그의 것에 닿았다. 그는 살짝 뒤로 물러나서, 빌보의 반응을 살피더니 저항이 없음을 알고 한 번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의 키스는 이번엔 좀 더 확고했고, 더 확실해졌으며 빌보는 스스로 깊은 키스를 위해 고개를 옆으로 젖혔다. 그의 손은 위로 올라가 헤매다가, 소린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건 매력적인 키스였고, 따스하고 부드러웠으며, 그의 위속을 나비 한 마리가 난폭하게 휘젓고 지나가는 것 같았다.


 아주 좋은 순간이었지만 거의 빈 공원에서 느닷없이 필리의 목소리가 울려퍼졌고, 그는 아주 요란하고 위험하게 달팽이를 킬리에게 먹이려고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필리의 표현을 보건대, 그는 그 도전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 같았다.


 "오, 안돼."


 "아무래도 우린 이제 가봐야 할 것 같군..." 소린이 중얼거렸다.


 불행하게도, 그의 말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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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오늘 정말 열심히 달렸습니다 무려 2편을 이어서 번역했습니다..

아니 둘이 키스를 했다는데 제가 어떻게 이걸 안 할수가 있나요! 진도를 나가는데! 더 나가줘 더 빨리 더!

그나저나 필리 동생에게 흙을 먹이려고 하질 않나 이번엔 달팽이네요 정말 ㅋㅋㅋㅋ 무시무시한 말썽꾸러기 형제..


오늘의 표현 하나 ->  a blessing in disguise : (문제인 줄 알았던 게 가져다준) 뜻밖의 좋은 일.

빌보가 소린에게 말한 뜻밖의 좋은 일이라는 게 이거에요. 해석이 안되서 헤매다 검색했더니 이런 뜻이더군요!


by 치우타 2014. 12. 30. 20:52

원문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737528/chapters/1377398



 "당신은 그에게 나가자고 해야 돼요." 빌보는 차가 목에 걸렸고, 캑캑거리며 기침했다. 그는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디스를 바라보았다. "뭐라구요?" 그들은 부엌에 앉아서, 11시 식사타임 전의 차와 비스킷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대화의 방향은 빌보가 예상했던 것 중 가장 마지막으로 흘러갔다.


 "오, 정말이지." 그녀는 눈동자를 굴렸다. "당신들 둘이서 잃어버린 강아지 보듯이 바라보는데- 설령 다른 쪽이 그렇게 안 보인다고 당신이 생각해도요. 그리고, 난 이미 드왈린에게 당신이랑 소린이 처음 보자마자 완전히 마음이 통했다고 말했어요."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네요." 빌보는 최대한 품위를 끌어모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다 알고 있잖아요." 디스는 미소를 지었다. 그 의기양양한, '난-네가-거짓말을 한다는걸-알고있어' 와 '내-말이-맞아' 의 미소였다. "거기다, 당연하지만 모든 가족들이 눈치채지 못했다면 거기에 대해 말하지도 않을 걸요. 그럼, 절대로요."


 "모든 가족들이 그거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구요?" 빌보는 그의 컵을 쨍 소리가 나게 내려놓았다.


 "세상에, 빌보, 심지어 우리 애들도 아주 확실히 알고 있는걸요. 필리는 지난 밤 나한테 곧 당신이 정식으로 삼촌이 되냐고 물어봤어요."


 "오, 맙소사." 빌보는 황급히 그의 달아오른 얼굴을 손으로 덮었다.


 "부끄러워할 거 없어요!" 디스는 그를 편안하게 해 주려고 강력히 말했다. "이건 아주 좋은 거라구요! 게다가, 당신은 어쨌든 가족이나 다름없고, 당신을 위해 거의 정리된 거에요. 사실 소린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거의 없는 일이거든요. 이건 우리한테 빅 뉴스예요."


 "그럼 난 당신들 모두에게 참견쟁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내가 소린에게 어떤 걸 느끼건 느끼지 않건 그건 내 일이고 나 혼자만의 문제에요. 게다가, 만일 내가 그에게 반했어도 (그게 아니어도) 소용없어요. 그는 나라의 절반쯤 되는 거리에 살고, 며칠 안에 떠나겠죠. 아마 나는 그를 다신 볼 수 없을 거고요. 그리고 설령 그렇다 해도 킬리의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뿐일 거에요." 빌보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아무 소용 없다고요." 그는 반복해서 말했다.


 디스는 코웃음을 쳤다. "좋아요, 그럼 그냥 그를 바라보기만 하면서 나르키소스처럼 시들어 가요." 그는 그녀의 말에 뾰로통해졌다. "하지만," 그녀는 덧붙였다. "난 그저 던졌을 뿐이에요. 우리가 그 일이 언제-어떻게 일어날지에 대해 도박을 걸든 안 걸든 말이죠. 왜냐면 그 일은 분명 일어날 테니까요. 시간문제일 뿐이죠."


 빌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소용없다고 했던 스스로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소린은 그를 위해 머무르진 않을 것이다. 설령 그가 그를 좋아해도. 그는 먼 곳에 일과 삶이 있고, 지루하고 지극히 평범한 빌보같은 베이비시터를 위해 거길 떠나진 않을 것이다. 그는 전혀 특별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른 옷으로 나뉘어졌다. 소린은 소린이고, 빌보는, 음, 그는 빌보였다. 자리에 앉아 여러 다른 종류의 버섯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것은 그에게 있어서 무척 흥미진진한 밤이었다.


 그는 전혀 재미있지 않았고, 그랬던 적도 없었다. 그는 흥미로워지고 싶어한 적도 없었지만 소린은 그런 것들에 대해 아주 많은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 아침 내가 왔을 때 비푸르와 글로인이 왜 그렇게 격하게 웃고 있었죠?" 빌보는 주제를 바꾸기 위해 질문했다.


 "오, 비푸르는 글로인에게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을 말하고 있었어요." 그는 눈썹을 위로 들어올리며 그녀가 말을 잇기를 기다렸다. "필리와 킬리는 뒷마당에 나가 있었죠." 그녀는 설명했다. "비푸르와 놀고 있었어요. 그리고 '짜증내는 스란디' 가 펜스 너머로 당신이 준 연습용 검으로 애들이 노는 것에 대해 몇마디 했나봐요. 그건 아주 안전한데도요. 확실히, 그들은 주시당하고 있었고 필리는 그의 동생을 쳤다고는 해도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죠. 그건 하나도 안 아프잖아요. 연습용 칼이니까요."


 "물론이죠."


 "그래서 필리는," 디스가 이어서 말했다. "재미있게 만들기로 결정했고, 스란디에게 왜 그는 수염이 없는지 물었대요. 수염은 성장한 남자들의 상징같은 거니까요." 그녀가 눈을 굴렸고, 빌보는 그의 손을 들어 말끔한 그의 턱에 올리지 않도록 애썼다. "그리고 동생인 킬리와 같이 가서, 킬리는 그가 진짜 남자가 아니고 다 자라지 않아서 그럴 거라고 했죠."


 "그리고 스란디는 그걸 좋아하지 않았겠군요? 제 생각엔." 빌보는 궁금해졌다.


 "그는 모든 남자들이 얼굴에 털을 갖는건 아니라고 비난했어요. 하지만 애들은 그냥 그를 놀리는 거였고, 그를 '털 없는 스란디' 라고 부르며 등에도 왁스를 바르는지 물어봤대요."


 빌보는 웃음에 목이 막혔다. "대체 그런 말들은 어디서 듣고 오는 걸까요?"


 "삼촌들 중 한명이겠죠, 아마도. 그 외에 어디겠어요?" 그녀는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그들은 언제나 문제를 일으키는군요." 빌보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컵 안에서 웅얼거렸다. "난 그게 정말로 정상인지 모르겠어요."


 "그 애들은 어린 애들이에요. 당연히 장난을 치죠. 모든 어린 애들은 혼돈을 좋아해요."


 "난 그런 적 없어요." 빌보는 선언하듯 말했다. 그리고 그건 사실이었다. 그는 매우 책임감이 있는 아이였다.


 "아뇨, 하지만 당신은 약간 괴짜잖아요, 빌보. 걱정 말아요." 그녀는 충격받은 그의 얼굴에 손을 올려 쓰다듬었다. "여기 있는 우리 모두는 괴짜에요. 난 그걸 친근한 단어로 쓴 거고요."


 "나는 그게 친근한 의미로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걸요, 디스."


 "그럼 별난 사람은 어때요?"


 "그게 좀 더 낫네요." 그가 인정했다.


 디스의 입술이 얇은 선을 그리며 웃음을 감추는 데에 실패했다. "있잖아요." 그녀는 잠시 간격을 두고 말했다. "소린이 이따가 애들을 데리고 공원에 갈 건데, 같이 가면 어때요?"


 빌보는 화가 난듯 숨을 내쉬었다. "저기, 당신이 뭘 생각하고 중매쟁이 놀이를 하는진 않겠지만, 그리고 난 애들하고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지만-"


 "그럼 당신도 간다고요? 잘 됐네요!"


 "뭐라구요?"


 그러나 대답 대신, 디스는 그녀의 발을 문 쪽을 향해 움직였고 아래쪽 홀에 대고 외쳤다. "소린." 그녀가 불렀다. "빌보가 당신이랑 같이 공원에 가서 애들 보는 걸 도와주겠대."


 "그는 도움 같은 건 필요 없어요." 빌보는 그의 팔을 절박하게 흔들며 주장했다.


 "두 손이 한 손보다 낫죠, 내가 늘 말하듯이."


 "소린은 이미 두 손을 가지고 있잖아요." 빌보가 중얼거렸다.


 디스는 그저 눈을 찡긋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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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지 못하고 번역해 버렸습니다.. 여전히 문법과 뉘앙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네요. 으윽.

회사에 오늘까지 출근하고 5일간 노는데 소린이랑 빌보가 정말 귀여워서 다음편을 번역하고 싶었어요....

새해인사를 해 놓고 이렇게 민망할 수가! 하지만 뭐 어떤가요. 재미있는 글이 중요한 거죠 헤헤


저 위의 '괴짜freak' 와 '별난 사람eccentric' 이 이번엔 제법 어려웠네요. 뜻 자체는 괜찮은데 차이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한글로 바꾼다는 것이... 스무스한 번역이.. 잘 됐는지 모르겠어요. 

다음편은 둘의 데이트로!! 얏호! 어쩌면 또 오늘이나 내일 올라올지도요. 아닐지도. :3


by 치우타 2014. 12. 30. 11:38

원문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737528/chapters/1375227


*Twat : 바보, 멍청이 



빌보는 화요일의 남은 시간들을 좋은 책과 차를 즐기며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대신 그는 시끄러운 카페에 앉아서, 보푸르가 이런 저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들으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의 큼직한 웃음은 거의 빌보로 하여금 마주 웃음을 되돌리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난 그 애들을 정말 사랑하지만," 그는 건포도 식빵을 손가락으로 자르며 말했다. "걔들은 날 완전히 돌아버리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


"그들은 작은 일들을 할 때도 늘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빌보는 그의 차를 다 마시며 동의했다. "우리 다른 가족들에게 가져다 줄 음료를 챙겨야 하지 않을까요? 난 그 사람들을 더 이상 기다리게 하기 싫은데요."


"엿 먹으라 그래," 보푸르가 손을 흔들었다. "걔들은 소리지르는 애들이랑 조금 더 놀아도 될거야."


"커피 없이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아, 당신 말이 맞아." 보푸르가 씨익 웃었다. "난 그걸 좋아하진 않지만, 그 말이 맞아."


"그나저나 절 이렇게 초대한 이유는 뭔가요?" 빌보는 보푸르가 몇 개의 커피들을 나르는 것을 도우며 의문을 표시했다.


”음, 내가 말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쓸만한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나를 보냈지. 난 그렇게 열렬하게 빨리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당신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기엔 꽤 괜찮은 사람 같았거든. 그래서 난 디스에게 메세지를 보내서 당신 번호를 물어봤고, 연락을 한 거야." 보푸르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게 다야, 정말로."


"그리고 지금, 내 생각엔 당신이 이것들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걸 도와줘야 될 것 같은데요?" 빌보는 보푸르가 이 모든 걸 그 스스로 가지고 돌아가진 못할 거라고 확신했다.


"만약 당신이 괜찮다면," 보푸르는 씨익 웃고는 허리를 크게 숙여 인사하며 답했다.


 빌보는 안된다고 말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음, 어쨌든 당신이 이걸 다 가지고 가진 못할 것 같으니까요."


그들은 쉴새없이 이것 저것 이야기하며 햇빛을 즐기고 빈둥거리며 갔다. 보푸르와 이야기하는 건 어떤 것이든 아주 편했다. 빌보는 그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족의 결핍에 대해 고백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는 단지 그의 마음 속에 있는 끊임없는 외로움에 대해 어떤 것도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보푸르와 다른 이들을 보고 질투를 느꼈다. 그는 디스의 집에 사는 사람들처럼 커다란 그룹과 관계를 맺는 것에 자신이 없다는 것을 망설이며 이야기했다.


"난 커다란 그룹과 잘 지내보질 못했어요,특히 가족들과 같은 것 말이죠."  그는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을 느끼며 보푸르에게 알려주었다. "당신들 모두가 내게 잘 해주고 있긴 하지만요." 그의 새로운 친구를 불쾌하게 하지 않기를 바라며, 그는 서둘러 말했다.


"아니야, 이해해. 당신 말이 맞아. 모든 사람이 우리들처럼 축복받은 건 아니지." 그는 친근하고 확실하게 빌보의 어깨를 토닥였고, 들고 있는 컵의 윗부분 밸런스가 잠시 위태로웠다.  "하지만 애들은 당신을 좋아해, 디스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생각할 거라고 믿어. 당신에게 피로 이어진 친척이 없을지 몰라도, 당신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을 가지고 있다는건 확실해."


빌보는 보푸르의 친절한 말에 마음 속 어딘가에서 따스함을 느꼈다. "고마워요, 보푸르." 그는 큼직한 미소를 얼굴에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정말 감사해요."


거실에서 몇몇이 이야기하는 것과 TV가 켜진 채 웅웅대고 있는 것을 빼면 집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빌보는 많은 두린가의 가족들이 피곤한 눈으로 하품을 하며 부엌에 앉아있는 걸 발견했다.


디스는 지쳐 보였다- 그녀의 눈가는 어둡고 깊은 그늘이 져 있었다. "킬리가 지난밤에 악몽을 꾸면서 밴시처럼 소리를 질렀어요."  고맙게도 그가 내민 커피를 냉큼 집어들며 디스가 설명했다.  "그 아인 폭격 중에도 잠을 잘 수 있는 봄부르를 제외한 우리 모두를 못 자게 했죠." 


"그건 확실히 그의 코고는 소리가 폭격소리만큼 커서 그래." 몇몇은 글로인의 추임새에 낄낄 웃었다.


"필리와 킬리는 드왈린, 소린과 함께 거실에 있으니 인사하고 싶으면 가 봐요."


빌보는 그의 위장이 꽉 조여드는 걸 느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의 불편함은 사라졌지만, 거실이 가까워지자 그 앞에 놓인 광경을 바라보았다.


소린은 거실 소파에 대자로 누워 입을 벌리고 크게 코를 골며 잠들어 있었는데, 그의 머리는 풀린 채 쿠션과 얼굴에 얽혀 있었다. 드왈린은 방 건너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는 계속 깨어있으려는 것처럼 느리게 눈을 깜박이고 있었다. 필리와 킬리는 거실 소파 앞 바닥에 앉아 키득거리며 안 지워지는 마커로 소린의 이마에 아주 조심스럽게 뭔가를 그리고 있었다. 빌보를 보고 둘 다 굳었지만, 그가 당장 혼내려는 기색이 없자 필리는 한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대었다. 빌보는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거실을 지나쳐 가며 지금은 그들이 즐기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는 뒷뜰로 발걸음을 옮겼다. 기쁘게 햇살을 맞이하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건 좋은 선택이었다. 마당을 가로지르는데, 어디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기분 좋은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잔디를 따라가서 펜스를 붙잡고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그는 펜스에 기대어 발돋움을 하며 노래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 애썼고, 약간의 짜증과 흥미를 담은 한 쌍의 밝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안녕."


빌보는 펄쩍 뛰어올랐다. "오, 안녕하세요." 그는 약하게 미소지었다.


스란두일은 눈썹을 위로 들어올렸다. "내가 도와줄 일이 있나?"


"아뇨, 아뇨, 죄송해요- 저는 그저, 당신이 노래하는 걸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는 궁금한듯 물었다.


"전 그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다예요."


스란두일은 입술을 조금 씰룩여서 반쯤 미소지었다. "그거 듣기 좋은 말이로군."


"전 빌보라고 해요." 그는 여전히 발돋움을 한 채로 말했다. 스란디는 그의 키로 펜스 너머를 보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빌보는 그보다 작았고, 그게 몹시 부담스러웠다.


"스란두일이야." '짜증내는 스란디'는 그의 고개를 살짝 숙여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내 손을 건네고 싶지만, 뻗어서 닿기엔 당신이 너무 작아 보이는군." 그 말은 확실히 사실이었지만, 빌보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혔다.


"그럴 수가 없어서 아쉽네요." 빌보는 남자의 아래 속눈썹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스란두일은 놀랍도록 밝게 소리내어 웃었고, 빌보는 거기에 매료되었다. "난 널 만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빌보."


"오, 물론이죠."  그는 갑자기 바보가 된 기분을 느꼈다. "난 당신이 엘론드의 사촌이라고 들었는데요?"


"그래, 난 여기에 일이 있고 엘론드는 내가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동안 여기 같이 있어도 된다고 허락해 줬지."


"가족이요?"


"내 아들, 레골라스. 그와 나는 시간이 조금 필요할 뿐이야. 엄마가 죽은 지 조금 됐거든."


"정말 유감이네요."


"그럴 거 없어." 스란두일은 그의 말을 잘랐다. "우리는 완벽하게 행복하니까."


"그는 나이를 많이 먹었나요?" 빌보는 그의 다리를 펜스 가장자리 가까이에 올려둔 덕분에 슬슬 다리가 아파옴을 느꼈다.


"그는 이제 막 대학에 들어갔어."


빌보는 대답하기 위해 입을 열었지만, 그 전에 다른 목소리가 먼저 말했다.


"빌보." 그는 몸을 돌렸고 소린이 살그머니 접근해 오는 걸 발견했다. 그는 그의 얼굴에 끄적여진 걸 보고는 웃음을 억눌렀다. "스란두일." 소린이 미간을 찌푸린 채 퉁명스럽게 인사를 던졌다.


"소린." 스란두일은 약간 찌푸린 채 아주 흥미로운 듯이 소린의 이마에 '멍청이' 라고 엉망으로 휘갈겨 쓴 낙서를 바라보았다. "네 조카들이 언제나처럼 장난을 그만두질 않은 모양이군." 그는 빌보를 향해 몸을 돌렸다. "즐거운 대화였어, 빌보. 아마 조만간 또 볼 수 있겠지."  그리고 그는 발을 휙 돌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


"네, 아마도요." 빌보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대답했다.


"그와는 가까이 지내지 않는 게 좋아."  소린이 말했고, 빌보는 여전히 인상을 쓴 채 방금 전까지 스란두일이 있었던 곳을 노려보는 그를 발견했다.  


"음, 난 그의 친구가 되려고 여기 나온게 아니에요." 빌보는 얼굴을 딱딱하게 굳히며 쏘아붙였다. "난 노랫소리를 들었고 그게 누구인지 보고 싶었어요- 누군가 내게 말한다면 어쩔 수 없잖아요." 


"물론 그렇겠지. 난 단순히 사실을 말하고 있을 뿐이야. 스란두일은 친절한 사람이 아니고 가능한한 언제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스타일이니까."


"그렇다고 들었죠."  그는 빌보에게 꽤나 괜찮아 보였지만.


"그런데 그가 내 조카들이 아직 말썽을 부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무슨 뜻으로 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어."


빌보의 입술이 씰룩였다. "아마 당신은 거울을 보는 게 좋을 거에요, 소린." 빌보는 손을 뻗어 그의 이마에 쓰여진 글자들을 매만졌다. "당신이 자고 있을 때 조카들이 약간의 창의성을 발휘한 것 같네요." 


그 말에 소린의 미간이 더 찌푸려졌지만, 빌보의 손가락이 부드럽게 그의 피부를 따라 닿았을 때엔 완전히 긴장을 풀고 있었다. "그게 무슨 뜻이지?" 그는 빌보의 손을 이마로 가져가서 손가락으로 솔질하듯 거칠게 문질렀다.


빌보는 그 접촉으로 뜨거운 전기가 그의 몸을 뒤흔드는 걸 무시하려고 애썼다. "이리 와요." 대신 그는 말했다. "당신은 욕실에 가서 그걸 씻어내는 게 좋을 거에요. 내 생각엔 그걸 오래 놔둘수록 지우는 게 힘들어 지거든요." 빌보는 그를 집 안으로 이끌고 와서 소린이 욕실에 가 있을 동안 거실에 머무르기로 했다.


그가 방을 나와 계단의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을 때, 빌보는 킥킥거리는 소리가 터져나오는 걸 들었다.


"이게 뭐니?" 필리와 킬리는 그들이 숨어있던 소파 뒤쪽에서 살그머니 나오며 드왈린을 가리켰다. 그의 얼굴과 팔, 목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낙서들로 가득했다. "맙소사." 그는 아이들의 몰래 움직이는 능력에 약간의 두려움을 느끼며 숨을 내쉬었다. 그가 두 녀석에게 허락한 것은 아니었지만. "너희들은 숨을 곳을 잘 찾아야 할 거야. 그가 일어나면-" 


"필리! 킬리!" 아이들은 얼어붙었고, 빌보는 문 쪽을 한 번 쳐다보고는 그들을 보았다. "이 망할 녀석들 어디 있어?!" 


빌보는 움찔했다. "아무래도 너희들 당장 숨을 곳을 찾아야겠는걸." 그는 아이들에게 빠르게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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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은 길기도 했고 제가 여유가 좀처럼 나질 않아서 시간이 걸렸네요. 번역하고 보면 그렇게 긴 내용이 아닌 것 같은데, 읽으면서 해석하다보면 왜 이렇게 끝이 없는 걸까요... ㅋㅋㅋㅋㅋ 상대적인 것 같습니다. 세상사 다 그렇지요.

필리와 킬리가 소린하고 드왈린한테 잔뜩 낙서를 해놨네요. 다음편에 분명 엄청 혼나겠죠! 소린 화내는걸 보면!

그리고 스란두일 노래가 어떨지 몹시 궁금한데 말이죠.. 빌보랑은 사이좋게 잘 지낼 것도 같고. 


다음편은 조금 더 빨리 하도록 할게요. 소린이랑 빌보 진도 좀 나가라.. 제가 보고싶은건 아직도 몇 편 더 남았네요


벌써 2014년도 끝나가는데 남은 사흘간 잘 보내시고 즐거운 새해에 또 뵙겠습니다!


by 치우타 2014. 12. 29. 16:38

원문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737528/chapters/1374018



봄부르는 다른 가족들처럼 웃었고(이 광경을 촬영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낸 발린을 제외한), 그래서 빌보는 그의 자리에 앉아 두 소년의 공격 장면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우리 가족들을 좋아하는군요, 빌보?" 프레린이 그의 옆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빌보는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프레린을 바라보았고, 그는 다음에 할 말을 신중하게 골랐다.


"그들은 확실히... 흥미로워요."  프레린이 큰 소리를 내며 웃었고, 그의 머리는 거의 바닥을 향했다. 빌보는 그걸 보고 디스와 그녀의 웃는 모습을 떠올렸다. "당신은 디스와 많이 닮았네요." 그는 저 너머에서 필리와 킬리를 봄부르로부터 떼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디스를 바라보며 프레린에게 말했다. 


"그래요, 많은 부분이 그렇죠. 내 생각에 우린 꽤 비슷해요. 당신도 알다시피, 우린 11개월밖에 차이가 안 나거든요."


"오?"


"우리 부모님들은 꽤 바쁜 사람들이었거든요, 만약 당신이 내 말뜻을 이해할 수 있다면 말이죠." 프레린이 과장된 제스쳐를 하며 윙크하자, 빌보는 코를 살짝 찡그렸다. "소린이 성격 나쁜 형의 역할을 맡았고요." 


"그가 당신과 디스보다 아주 나이가 많은가요?"  그는 그렇게 나이들어 보이지 않았는데.


"다섯 살 많아요." 프레린이 대답했다.


"그건 그렇게 큰 차이가 아닌걸요." 빌보는 곰곰이 생각에 잠기며 소린을 바라보았다. 그는 입술에 미소를 머금고 눈 앞의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뇨, 하지만 그건 거의 백년정도는 될 걸요. 소린이 신경쓰는 걸 생각하면."


"저 문인가요?" 디스가 물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런 것 같군요. 아버지가 오신 것 같아요. 얘들아, 할아버지가 오신 것 같구나!"  이 소식을 듣자, 아이들은  봄부르를 장황하게 비난하던 것을 그만두고, 점프하듯 발을 구르며 문을 향해 가는 디스의 뒤를 따라갔다.


봄부르는 그의 발을 허우적거렸다. 그 모습은 마치 거북이가 몸을 뒤집으려고 퍼덕거리는 것 같았고, 다른 세사람의 도움을 얻고 나서야 그는 스스로의 발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빌보, 내 친애하는 친구!" 그는 뒤뚱거리며 걸어왔고 프레린은 그가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었다.  "정말 괜찮아? 난 네 자리를 빼앗고 싶진 않은데."  프레린은 손을 휘저으며 의자를 주었다. "빌보, 빌보! 그 맛있는 패스트리를 만드는데 도대체 어떤 레시피를 쓴 거야?"  빌보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난 요리사야, 너도 알겠지만." 봄부르는 설명했다. "난 음식을사랑해. 그건 내 열정이고-"  그는 한 손을 그의 크고 넓은 배에 올렸다. "아마 벌써 눈치챘겠지만, 응?" 그는 웃었고, 빌보도 같이 미소지었다. "하지만 정말이야. 음식을 사랑해, 그거야. 그건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혹은 그들의 뱃속을 따뜻하게 채워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기에 좋은 요소지."  그는 빌보를 살짝 꼬집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음, 그렇죠."  그는 불편하게 뒤척였다. 누구도 그의 위를 정말로 건드린 적이 없었으며, 그걸 꼬집게 둔 적도 없었다. "그건 아주 시적이네요."


"난 정말로 잘 해, 그렇게 스스로에게 말할 정도는 말이야. 난 헬스 키친에 갔었거든." 그는 말했다. "하지만 고든 램지가 날 무서워해."


"아, 그렇군요." 빌보는 뭐라고 말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그가 왔어요!" 디스가 선언하듯 말했고, 그들은 아주 키가 큰 사람이 서 있는 뒷문으로 몸을 돌렸다. "스라인 할아버지."  스라인 할아버지는 장엄하게 인사를 했다.


"내 충신들을 다시 보게 되어 반갑군." 봄부르는 그의 눈을 굴렸다. "나에게 앉을 자리가 필요한 것 같구나." 그는 그의 위를 꾹 눌렀다. "좀 아픈 것 같아."  필리와 킬리는 달려와서 남아있는 의자 하나를 잡았고, 스라인을 위해 들고 갔다. "고맙구나, 손자들아. 오늘 누구의 생일이었지?"


"저에요, 할아버지."  필리가 남자에게 알려주었다.


"아, 그럼 이걸 너에게 주마."  그는 포장상태가 좋지 않은 얇은 꾸러미를 필리에게 건넸다. 필리는 열광적으로 그걸 뜯었고, 갈색 종이는 갈가리 찢겨져 바닥 위로 떨어졌다. 남겨진 잡지는 빌보에게 거의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필리는 천천히 제목을 읽었다. "플레이... 보이 매거진?" 그는 잡지를 옆으로 돌려보았고, 커버의 사진은 좀 더 타이틀과 어울리는 것 같았다. 


"내 생각엔," 디스가 그걸 그에게서 빼앗았다. "이건 내가 가지고 있어야겠구나."  그녀는 등 뒤로 그것을 숨기고 그녀의 형제를 짜증어린 눈길로 바라보았다. 둘 중 하나가 같은 시선으로 화답했다.


"그가 필리에게 플레이보이 매거진을 준 거에요?" 빌보가 굳어진 채 물었다.


"아마 저 노인은 누구 생일인지는 잊어버리고 그가 가진 것 중에 괜찮아 보이는 걸 가지고 왔을걸." 봄부르가 설명했다.


"오, 저런."


"하지만 그건 내 거잖아요, 가지고 있으면 안 되나요?"  필리는 그의 크고, 순진하며, 상처입은 갈색 눈동자로 그의 엄마를 올려다보았다. 그건 소용이 없었다.


"걱정 마라, 아가야. 할아버지는 여기 계신 동안 네게 다른 선물을 주실거야, 제대로 된 걸 말이지." 이건 필리를 달래는 데에 충분했던 모양이었다. 그는 킬리와 함께 그의 칼을 찾으러 가 버렸기 때문이었다. "이제 우리는 제대로 모험을 할 수 있어!" 그는 동생에게 말했다.


"왜 제 뱃속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불편해지는 걸까요?" 빌보는 거의 탄식하듯 말했다. 


"왜냐하면 우린 모두 다 그렇거든, 친구." 봄부르는 그의 등을 두드렸다. "난 가서 뭣 좀 먹어야겠어. 필요한 게 있나?" 


"아뇨, 아뇨. 전 괜찮아요."  빌보는 일어섰고, 다른 마실것을 가지러 뒷쪽으로 갔다. 아이들이 꽥꽥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고, 빌보는 그 소음들 덕분에 다른 소리가 묻히게 되어 다행이라고 느꼈다.


"다음 생일때는 모두에게 귀마개를 줘야겠어." 디스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소린에게 말했다.


"이봐요들?"  엘론드의 마당에서 밝은 금발의 머리가 고개를 내밀었다. 그의 얼굴에는 아주 짜증이 난 듯 잔뜩 찌푸려진 주름이 가로지르고 있었다. 필리와 킬리는 펄쩍 뛰며 그들이 놀던 펜스에서 멀어졌고,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난 독서를 하는 중이고, 너희들 모두 정말로 시끄러워."


"우리는 노는 중이에요!" 필리가 분개하며 말했다. "우린 놀도록 허락받았고, 여긴 우리 집이에요."


"딱 한 번 뿐인 오후에요, 스란두일." 디스는 그녀의 목소리를 침착하고 정중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우리는 생일 파티를 하고 있고, 이건 악마의 뼈를 던져 불태우거나 석상을 태우는 파티와는 달라요."


"그렇게 하는 편이 좋을 거요." 그는 화가 난 듯 크게 숨을 내쉬고는, 극적으로 머리를 돌려 다시 사라졌다.


"드라마 퀸(쓸데없이 과도하게 반응하는 사람) 같으니."  그는 소린이 불쾌하게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다.


"저 사람은 누구죠?"  빌보는 조금 전까지 남자가 있었던 곳을 바라보며 궁금해했다. "난 그를 본 적이 없어요."


"저건 엘론드의 백금-도금된 사촌이야. 흥분하는 스란디, 우린 그렇게 부르지. 일전의 크리스마스에 필리와 킬리는 뒷마당에 몰래 숨어들어가서 그가 자는 동안 그의 아끼는 머리를 잘라버렸고, 그는 호스를 틀었어. 애들은 밤 내내 덜덜 떨었고."


빌보는 코웃음을 쳤다. "그는 짜증을 잘 내는 타입 같지만, 나라도 내 머리를 잘라버리면 그들에게 호스를 틀어버릴 걸요."


"걔들은 절대 그런 짓을 안 해. 당신을 좋아해. 반면에, 스란디는..."


"그는 나무 성애자에요!" 킬리가 디스의 옆구리를 찌르며 히죽거렸다.


"킬리!"  그녀는 꾸짖었다.  "그런 말은 쓰지 말라고 했잖니!"


"하지만 드왈린 삼촌이 그렇게-"


"드왈린 삼촌은 많은 걸 이야기하지," 소린이 말했다. "너희들이 절대 따라해서는 안 되는 것들을 말이야."


"그럼 난 그가 오리를 그의 작은 생각 머핀이라고 말하는 것도 따라하면 안 되나요?"


소린은 마시던 음료가 목에 걸린듯 쿨럭거렸고, 빌보는 웃음을 멈추기 위해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넌 그걸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게 제일 좋을 거야." 빌보는 드왈린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켰다. "아마 넌 그를 화나게 할 걸."


킬리는 어깨를 으쓱였다. "내 생각에도 그래요."


"스란두일이 뭘 했길래 그렇게 싫어하게 됐는지 물어봐도 되겠니?"  빌보는 아이들에게 물었다.


"그는 우리가 그의 차를 깨끗이 닦아놓는다면 단 것을 주겠다고 했어요." 필리는 그에게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그걸 끝냈을 때, 그는 우리에게 건포도를 줬어요. 건포도를요."


"그리고 그게 공격하게 된 계기였어?"


"건포도는 캔디가 아니에요!"  킬리가 발을 쿵쿵 굴렀다.


"그에게 그렇게 말했어?"  소린이 물었고,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뭐라고 했지?"


"그는 우리에게 꺼지라고 말했고, 우리 눈 앞에서 문을 닫아버렸어요."  필리는 그의 팔을 가슴 위에 교차시켰다. "그래서 우리는 이틀 후 가서 그의 머리를 잘라버렸죠."


"얼마나 심하게 잘라냈어?"  빌보는 물었고, 필리는 자랑스럽게 가슴을 두드렸다.


"아주 심하게요. 우리는 그걸 거의 누덕누덕 기울 정도로 잘라버렸거든요."


소린은 기억을 되살렸는지,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당신도 그걸 봤어야 했어요."  소린의 웃음에 동참하며 디스가 말했다. "사진을 찍어둘 걸 그랬어요. 그는 분노에 차 있었죠." 빌보는 그의 마음 속에서 그게 아주 즐거운 그림으로 떠올랐음을 인정했다. "오." 그녀는 무언가를 생각해낸 듯 허리를 폈다. "나는 케이크를 확인하러 가는게 좋겠어요! 조금 있다 돌아올게요!"  그녀는 소린과 빌보를 남겨두고 달려갔고, 킬리는 지루해졌는지 빌보의 셔츠를 잡아당겼다. 


"왜 흥분하는 스란디인 거죠?"  빌보는 약간의 침묵 후에 물었다. 너무 어색한 침묵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해서는 그가 질문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는 움직이는 모든 걸 때리거든."  소린이 음료를 한 모금 마시며 무심하게 말했다.


"오."  그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소린은 자리를 떠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조용히 불편한 침묵 속에서 비푸르와 보푸르가 입에 더 많은 시나몬 롤을 집어넣으려고 하는 걸 바라보며 서 있었다.


"당신은 애들을 돌보는 걸 즐기나?"  빌보는 소린의 목소리에 펄쩍 뛰어올랐다.


"네, 네. 제 말은, 그들은 작은.. 음, 하지만 애들은 다 그렇잖아요. 그쵸?"


"내 생각엔 쟤들만큼 돌발적인 애들이 많을 것 같진 않군."  소린이 옳았다. 잠시간 그들은 장난치며 구르다가, 다음에 그들은 바닥에 있고, 낮잠을 잤다. 처음 몇 번에 그런 일이 일어나고 나서, 빌보는 그들에게 그런 행동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당신 말이 맞아요." 그는 동의했다.


"그 애들은 당신을 좋아하는 것 같더군. 그건 유일한 이유지. 녀석들이 당신의 얼굴에 풀을 바르지 않거나-"


"-내가 자는 동안 머리를 자르거나 하지 않는 게 말이죠?" 빌보는 제시했다.


소린은 다시 키득거렸다. "바로 그거야."


"그래서, 당신은 침대를 차지했나요?"  빌보는 그가 말한 의도와는 달리 들릴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목이 졸리는 것 같았다. "제 말은," 그는 서둘러 정정했다. "필리가 내게 알려줬거든요. 누군가는 바닥에서 자야만 한다고. 그리고-"


"고맙게도, 나는 방을 얻었지."  신이여 감사합니다. 빌보는 생각했다. 만일 그가 끼어들지 않았다면 난 잡소리를 영원히 늘어놓았을지도 몰라. 멍청하기는, 바보같이!  "비록 그걸 위해 보푸르와 몸싸움을 해야 했지만."


빌보는 그 이미지를 떠올리며 웃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음, 내 생각에 그건 당신에게 그닥 힘든 일은 아니었겠군요. 당신은 그보다 더 크잖아요. 키가 크다고요, 제 말은."


"난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더 크지."


빌보는 소린이 그를 향해 비뚜름하게 웃었을 때 그의 위가 울렁거리는 느낌을 애써 무시했다.


젠장, 젠장,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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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년만에... 돌아왔습니다 ㅋㅋㅋㅋ 아니 피잭이 소린빌보를 오피셜로 밀어버리고 있는데 제가 어찌 감히 버티고 있을 수 있겠어요.. ㅠㅠㅠㅠㅠ 게다가 이건 존잘님한테 번역 허락도 맡았던 작품이고 해서 다시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빌보가 소린한테 반했습니다!! 본인은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은뎈ㅋㅋㅋㅋㅋ 귀엽네요

그나저나 나무 성애자 스란두일(.....) 저 표현 무슨뜻인지 몰라서 찾아보다가 이미지 보고 기함했다고 합니다

by 치우타 2014. 12. 22. 18:05

일본 유명사이트인 2ch 에서 히트친? 글을 가져와 패러디했습니다. 호빗에 맞게 바꿨어요.

타이틀은 [소린의 짐 속에서 배긴쉴드 19금 덥콘책을 발견해버렸다] 



빌보 「소, 소린이 미쳤어요! 부들부들
소린 「!? 그건 오해다! 오해라고!?
빌보 「소린이 범할 거에요!」 덜덜덜
소린 「그만둬라!


소린 「오해다, 마스터 배긴스.」
빌보 「그런가요……?
소린 「그래.
빌보 「그럼 그 책, 소린 거 아니었어요?
소린 「아니, 그것은 내 거긴 하지만……」
빌보 「범할 거군요! 소린이 범할 거잖아요!」부들부들
소린 「아, 아니라니까! 오해야!


빌보 「그, 소린도 물론 오랜 원정에 지쳤으니까, 이런 거에 흥미를 갖는 것 자체를 부정하려는 건 아니에요. 흠칫흠칫
소린 「……음.
빌보 「그런 책을 읽거나 보고 싶어지는 것도, 나쁜 일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부들부들
소린 「……이봐, 배긴스.
빌보 「뭐, 왜요!? 흠칫!
소린 「왜, 그렇게 멀리 떨어져서 말하는 건가?
빌보 「무서운 걸 어떡해요! 범할 거잖아!덜덜
소린 「그만둬!


빌보 「초 매니악한 방법으로 범할 거잖아요!
소린 「안 할 거다 그런 짓!
빌보 「우리가 늘상 노숙하는 장소에서 갑자기 덮쳐와서는 『손이 차군, 내가 따뜻하게 해 주지…』 라거나  그런 소리 하면서 

범할 거잖아요!

소린 「대사 따오지 마라! 아까 그 책에서 대사 따오지 마!


빌보 「뭔가 강요하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특유의 매니악한 말 공격 같은 거 할 셈이죠!
소린 「안 할거다! 관둬!
빌보 「『너무 조이는군... 힘을 빼는 것부터 가르쳐야겠는데. 설마 내가 너의 첫 정복자인가, 빌보?』 그런 소리 하면서 범할 셈이죠!
소린 「대사 따오지 마라! 내 목소리 흉내도 그만둬!
빌보 「대장장이 일을 하면서 매니악한 말 공격을 배워왔군요 당신…!


빌보 「아무튼, 그런 매니악한 플레이를 하려는 거잖아요……?
소린 「아니라고 했잖아! 그런 게 절대 아니란 말이다!
빌보 「더, 더 매니악한 짓을……?
소린 「아니야! 아니 그것보다 아까 네가 말했던 것 같은 건 배긴쉴드 팬덤에서는 전혀 매니악한 범주가 아니다!
빌보 「……어?
소린 「……아차


빌보 「……그, 그 정도는, 기본이란 거군요?
소린 「아무것도 아니다! 아까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빌보 「솔직히 아까 그것도 상당히 심하다고 생각하는 걸 책에서 따온 거였는데……
소린 「내 말 좀 들어! 아까 그건 잘못 말한 거였다!
빌보 「이제 그 정도로는, 만족도 못 하는 거로군요……?
소린 「그만둬!


빌보 「소린이 점점 더 먼 곳으로 가버리고 있어요……
소린 「먼 곳으로 가고 있는 건 네 쪽이다…… 물리적으로도 거리를 두고 있잖나……
빌보 「그, 그치만 범할 거잖아요……
소린 「안 한다고 했잖나!


빌보 「너무 오랫동안 혼자 방황한게 잘못되었던 걸까요…… 모르는 새 소린이 위험한 세계에 발을 들인 걸지도……
소린 「그만해! 심각한 분위기로 만들지 마라!
빌보 「지난번에 모두와 이야기한 첫경험이니 뭐니 하는 게 문제였던 건……
소린 「듣고 싶지 않다! 어차피 네 이야기는 없었고 온통 남들이나 널 노리던 멍청한 놈들에 대한 이야기였잖나!
빌보 「하, 하지만 드워프적인 시각에서 보면 버진이라는 게 흥분 포인트가 되나요……?
소린 「그만둬라! 취향 탐색하는 거 그만둬!


빌보 「그, 그렇지만 아까 말했던 것 정도는 기본이라는 거잖아요?
소린 「잘못 말한 거라니까! 아까 그건 없던 걸로 해줬으면 좋겠군!
빌보 「그렇다면 버진사냥이라던가 그쪽 방향으로 가야만 하는 거 아니에요……?
소린 「아니, 왜 갑자기 협조적이 된 거지!? 아까까지는 범할 거잖아요! 이랬으면서!?
빌보 「바, 반항했다간 더 끔찍한 일을 당할까봐서……
소린 「그, 그런! 아니, 안 할 거라고 했을텐데!


빌보 「그, 그럼 소린, 내 얼굴을 보고 말해줘요……
소린 「무엇을 말이지?
빌보 「『나는 배긴스를 범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고, 생각한 적도 없다.』라고.
소린 「뭐지 그 선언은!?
빌보 「말 안 하면 신용할 수 없어요! 약탈자하고 나란히 잘 수 없는걸!
소린 「약탈자라는 소리 하지 마!


빌보 「아, 아무튼 말해주면, 안심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소린 「……으-음……
빌보 「여, 역시 왕족의 위엄에 어긋나는 거짓 선언은 못 하는 건가요 소린? 흠칫흠칫
소린 「거, 거짓이… 아니다!
빌보 「됐어요! 나는 소린이 거짓말 하기를 바라는 게 아니니까!
소린 「그 분위기 관두라고 했다 배긴스!
빌보 「소린한테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을 하게 할 바에는, 내가 당신 취향을 직시해 줄게요!
소린 「말하겠다! 말할 테니까 시리어스 분위기는 그만둬라 부탁한다!


소린 「어, , 뭐였지……『나는』……
빌보 「『나는 배긴스를 범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고』」
소린 「그, 그랬지. 『나는 배긴스를』……
빌보 「……왜, 왜 그래요? 흠칫흠칫
소린 「음, 저기 배긴스-, 일단, 일단 확인하는 건데 말이지?
빌보 「뭐, 뭔데요?
소린 「이, 이 『범한다』의 범위가 어떻게 되지……?
빌보 「!!
소린 「일단 확인하는 거다!!


빌보 「그, 그건 즉 범위에 따라서는……
소린 「일단 확인일 뿐이다! 의외로 두 사람 간에 인식이 다를지도 모르지!
빌보 「범위에 따라서는 아웃일지도 모른다는 건가요?
소린 「아니, 그러니까 그 확인을 하자는 말이다!
빌보 「그, 그렇네요. 소린 기준은 좀 거시기하고 말이죠.
소린 「거시기라고 하지 마라.


소린 「어디 보지, 그럼 조금씩 확인해가겠나?
빌보 「네, 네에. 여기서 『범한다』의 범위가 넓으면 넓을수록, 그게……
소린 「……음.
빌보 「소린이 아까 그 선언을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거네요.
소린 「아니…그건, 분명히 괜찮을 거지만 말이야
빌보 「그렇죠!
소린 「음-, 그럼 『범한다』의 기준점부터 정하도록 하지
빌보 「우선은 『키스』!
소린 「뭐!?
빌보 「뭐!?


소린 「잠깐! 일단 멈추도록 해라 배긴스!
빌보 「무서워무서워무서워무서워!!
소린 「아니다! 평범하게 하는 거 아닌가! 키스정도는! 동료 간이라면!
빌보 「안해요안해요안해요무서워무서워무서워
소린 「내가 한다거나 그런 소리가 아니란 거 모르겠나!? 일반적인 이야기잖아!? 일반적인 기준으로, 동료 간에 키스는 문제가 없다!
빌보 「안해요……


소린 「그, 키스라는 거 입술끼리 하는 게 맞는건가? 『사랑을 나누는 소중한 곳으로』라거나 그런 건 아니지?
난 그렇게 생각하고 OK라고 한 거다.
빌보 「당연하잖아요…… 그렇다기보다 그, 소중한 곳을 OK로 했으면 진짜로 백엔드에 돌아갔을 거에요……


빌보 「저기, 아니 그렇다기보다 말이죠, 소중한 곳이 기준이면 아웃인 거 맞죠?그렇겠죠? 아니, 말 안 해도 되지만요.
소린 (정말 굴욕적인 순간이군……)
빌보 「으-음…… 그건 됐고 이제, 물어볼게요. , 어디 라인으로 하면 아까 그 선언을 할 수 있어요?
소린 「……음-?
빌보 「소, 소린이 정해줘도 괜찮아요. 그걸 듣고 대처할 테니까.
소린 「……으, 음……


(5분 후)

소린 「……
빌보 「…… 두근두근
소린 「……배긴스.
빌보 「힉?! 흠칫!
소린 「그, 그렇게까지 안 떨어도 돼!
빌보 「미, 미안해요? 놀란 것뿐이에요. 미안해요. 범하지 않을 거죠?
소린 「관둬라!
빌보 「……그렇다기보다, 이걸 오랫동안 생각한 시점에서 상당히 위험……
소린 「말하지! 지금 당장 말하겠다!


소린 「저, 그게 말이야……
빌보 「말해도 괜찮아요! 탁 털어놓고!
소린 「배긴스……
빌보 「이제 안 놀랄 테니까요!
소린 「음-…… 아마도, 무슨 라인이라도, 그게, 무리다……
빌보 「뭐
소린 「그게, 사실, 하고 싶고……
빌보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역시 진짜였잖아요오오오오!!!
소린 「미, 미안하다! 하지만 하고 싶어!!


빌보 「처음 그게 맞았잖아요!! 처음에 했던 리액션이 오히려 정답이었잖아요!!!!
소린 「미안해! 정말로 미안하다! 하지만 아까 그 말 공격 같은 거 엄청 하고 싶었어!
빌보 「그런 소리 못 들었다고요오오오!! 무서워무서워무서워어어어!!
소린 「입다물어, 빌보!! 조용히 하지 않으면 범하겠다!
빌보 「와, 완전 본성 드러내고 있어어어어!!!


빌보 「야외 노숙에서의 강제 플레이는?
소린 「기본
빌보 「털옷이라고 쓰고?
소린 「침대 대신이라고 읽지
빌보 「반항은?
소린 「극상
빌보 「정복욕은?
소린 「정의
빌보 「무서워요! 소린 무서워요오오!
소린 「괜찮을 거다. 나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게 해주지.
빌보 「뭐에요 그게!?
소린 「자주 나오는 패턴이야.
빌보 「자주 나오는 패턴이라뇨!?


소린 「무릎에 앉히고 애원할 때까지 흔들고 싶군.
빌보 「뭐에요 갑자기!?
소린 「미안하다, 이제 안 참아도 된다고 생각했더니 본심이 나왔어.
빌보 「무서워요! 그런 걸 안에 담아두고 있었다니 무섭다구요!
소린 「땔감을 주우러 가면서 나무에 밀어붙인 채 괴롭히고 싶고 말이야.
빌보 「그만 둬요 무서워!
소린 「그럴 때 다들 네가 왜 이렇게 늦는지 궁금해하며 찾으러 오는 거지.
빌보 「세세한 설정이라니... 소린? 무서워요!


소린 「이제 멈출 수 없다, 빌보.
빌보 「진정해요! 이제 그만하라구요!
소린 「모닥불가에서 품에 안고 불빛에 비춘 들뜬 얼굴을 보고 싶어.
소린 「근처에 다른 원정대원이 있을 때 옷 속으로 손을 넣어서 희롱하고 싶군.
소린 「네 몸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가르쳐 주고 싶다.
빌보 「마지막 건 평범한 소리 하는 거 같은데 무섭잖아요!


소린 「그렇게 됐으니 잘 부탁하지, 빌보.
빌보 「뭘 부탁하는 건데요?
소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군. 이만 난 불침번 서러 가야겠어. 잘 자라, 빌보.
빌보 「이 타이밍에 물러나다니 더 무서워요! 아니 그것보다 뭐를 부탁하고 있는 건데요?
소린 「모포 잘 덮고 자라. 후다닥
빌보 「어어-…… 분명히 내일부터 뭔가 해올 거야……
빌보 「진짜 싫다 진짜로 무서워……
빌보 「왜 그런 책을 발견해버린건지 원……
빌보 「다른 대원들에게는 뭐라고 말해야 할까…… 아니 말할 수 없겠지…… 이런 특수한 고민……



by 치우타 2014. 2. 9. 23:30

빌보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테이블 앞에 앉아 두 명의 드워프를 노려보았다. 아침의 불청객, 필리와 킬리는 평소의 선량하고 부드러운 시선이 아니라 당장에라도 누구든 콱 물어뜯을 것만 같은 서슬퍼런 호빗의 눈초리에 찔끔하여 테이블 밑으로 초조하게 발을 구르고 있었다. 이건 형 아이디어였잖아, 어떡할거야! 아니, 보고싶다고 한건 언제고? 작은 목소리로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철없는 두 왕자를 보며 빌보가 무시무시한 목소리로 말했다.



"거기, 둘 다. 조용히 해요."



그야말로 지옥에서 올라온 듯한 악마같은 분위기의 말투에 필리와 킬리는 다시 헙 하며 입을 다물고 눈치를 보았다. 사건의 발단은 별 거 아니었다. 최근 에레보르의 일들을 돕느라 이래저래 분주했던 빌보가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가진다는 첩보를 주워들은 둘은, 이때다 싶어 그를 만나러 온 것이었다. 일 아니면 소린 삼촌에게 붙들려 있느라 얼굴은 커녕 머리털도 구경하기 힘들어진 이 호빗은 묘하게 사람 마음을 안정시키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킬리는 형인 필리에게 빌보가 보고 싶다며 운을 띄웠고, 마침 삼촌도 집무실에서 바쁘겠다 기회가 좋은 김에 그저 만나러 온 것 뿐이었는데... 하필이면, 그들은 빌보가 조심스레 운반하던 쟁반을 엎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것도 방금 끓여낸, 얼마 없는 샤이어의 찻잎으로 만든 런치 티 타임의 차 주전자와- 찻잔이 담긴. 



"내가 이전부터 분명 노크해달라고 했었죠."


"어.. 그랬던가?"


"분명 처음에는 그랬던것 같기도 하고..."


"말 했어요. 세 번이나, 여기 와서도. 그런데 어떻게 했죠?"


"우리가..."   "동의없이.."  "문을 열어젖혔지."   "아주 시원하게."   "부딪힐 기세로."    "자비없이."


"잘못을 인식하고 있다니 다행이군요."



얼음이 뚝뚝 떨어질것만 같은 목소리로 말하며 빌보가 환하게 웃었다. 형, 나 지금 도망치고 싶어. 조용히 해, 나도 마찬가지니까. 빌보가 제대로 화를 내는 모습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식으로 보게 되는구나. 둘은 들리지 않을 마음의 목소리로 중얼거리면서 오후에 있을 그들의 일정에 대해 안녕을 고했다. 어쩐지, 잘못을 천천히 짚어가도록 조근조근 말하는 것부터가 심상치가 않았다. 빌보가 뭐라고 다시 입을 열려던 그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누구시죠?"


"나다."


"소린...? 들어오세요."



방문자의 정체를 알고 흠칫하는 동시에 만세를 불렀다. 삼촌의 목소리가 이토록 반가울 수가 있다니! 드워프 수염 맙소사, 오래 살고 볼일이야! 발린이나 드왈린, 소린이 들었다면 이게 무슨 가소로운 소리인가 싶은 생각이었지만 지금의 필리와 킬리에게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푸른 클록을 걸친 소린이 들어오며 둘을 발견하고는 눈을 가늘게 치켜떴다. 오, 삼촌의 저 표정마저도 무섭지가 않아. 저 웃는 얼굴에 비하면.



"필리, 킬리. 여기서 뭐 하고 있지?"


"저희가 그만,"   "엎질렀어요."   "빌보의 차를 말이죠."   "그러려던건 아니었는데-" 


"거기까지. 너무 정신없으니까 번갈아가면서 대답하지 마라. 그래서 볼일은?"


"어- 다 끝난 것 같은데요. 그렇지, 킬리?"


"그럼요! 물론이죠! 우리의 용건 같은건 이미 아까 한참전에 끝났거든요."


".....그럼 가봐."


"알겠습니다, 삼촌! 그럼 나중에 봐 빌보! 정말 미안했어!"



필리와 킬리는 소린의 입에서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재빠르게 의자를 박차고 문 밖으로 튀어나갔다. 정신없이 인사를 날리는 둥 마는둥하며 도망치는 둘을 보고 소린이 혀를 찼다. 아직도 철 들려면 한참 멀었군.



"이 시간에 어쩐 일이에요? 바쁘다던데."


"나머지는 발린에게 맡겼어. 기왕이면.. 같이 마실까 했거든."



소린은 작은 주머니를 들며 웃어보였다. 얼마 전 데일의 영주인 바르드에게서 받아온 희귀한 잎차가 든 꾸러미였다. 빌보는 주머니를 받아 내용물을 확인하고는 조금 전과 전혀 다른 미소를 짓고는 소린을 부둥켜안았다.



"고마워요! 이거 전부터 말했던 거네요, 그럼 지금 바로- 아끼던 건 깨져서 이것뿐인데... 괜찮아요?"


"상관없어. 더 좋은 걸로 마련해줄테니 오늘은 임시로 참도록 하지."



소린은 바닥에 처참한 모습으로 깨어진 주전자를 흘끔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빌보가 바쁘게 물을 올리러 가는 뒷태를 감상하며, 그는 오후에 있을 교육의 강도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by 치우타 2014. 1. 31. 23:28
"발린."

"무슨 일이십니까."

"이 서류, 어딘가 잘못된 것 같은데."

"? 이건 오리가 조금 전 제출하지 않았습니까? 어디가 잘못되었다는 거죠?"


"글자가..... 이상한데."



소린은 미간을 찌푸리며 종이를 발린의 코 앞에 내밀었다. 발린은 코에 안경을 끼고 내용을 세밀히 살펴보았다. 최근 도서관 파악 현황, 장서들과 고서들의 배치, 인력부족, 기타 에레보르의 도서관과 관련된 시시콜콜하지만 필요한 보고들이 쭉 나열되어 있었다. 글자에는 오자나 탈자가 몇 개 있긴 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멀쩡한데요. 오자가 좀 있긴 해도."


"멀쩡해? 다시 잘 봐, 글자가 움직이고 있어."


"전하, 글자는 아무 이상 없습니다."



발린은 고개를 저으며 서류뭉치를 다시 정리해서 한 덩이로 만들어두었다. 분명 글자가 이렇게 춤을 추고 있었는데. 소린은 작게 중얼거리고는 이번엔 다른 문서를 집어들었다. 아니나다를까 이번에도 글자가 제멋대로 종이 위에서 별 난리를 치고 있었다. 발린, 아무래도 이거 무슨- 소린이 말하며 고개를 들었을 땐 아무도 없었다. 그는 멍한 표정으로 눈을 몇 번 깜박이다 한숨을 내쉬었다. 잠을 못 자서 피곤한가, 아침부터 영 이상하군. 소린은 어깨를 가볍게 움직이며 잠시 눈을 감았다. 눈을 쉬어주고 나면 이상한 현상이 좀 없어질까 싶어 그는 손으로 아예 시야를 덮어버렸다.



"소린, 여기 있...... 오."



집무실의 문을 노크하려고 했으나 워낙 단단한 돌인 탓에 포기하고 낑낑거리며 열어젖힌 빌보는, 눈 앞에 펼쳐진 뜻밖의 광경에 입을 다물었다. 소린이 서류뭉치들 사이에서 엎드려 잠에 빠져 있었다. 세상에, 누가 봐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소린이 일하다 말고 잠들다니! 그것도 누가 언제 찾아올 줄 모르는 집무실 안에서! 빌보는 잽싸게 복도를 둘러보고는 집무실의 문고리에 근처에 '방해하지 말 것' 팻말을 조심스레 걸어두었다(에레보르에서 하도 노크없이 들이닥치는 드워프들의 습관 때문에 반쯤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던 빌보가 고안해냈다).


빌보는 살금살금 소린에게 다가갔다. 잠깐 물어볼 것도 있었고, 쉴 겸 해서 티타임이나 하자고 찾아왔는데 애써 끓인 맛있는 차가 보람도 없이 식어버릴 판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실망스러운 기분은 아니었다. 그건 아마도, 구불거리는 머리칼 사이로 보이는 잠든 소린의 얼굴이 모처럼 평온해보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빌보는 소린의 겉옷을 내려 그에게 덮어준 다음, 보기 드문 광경을 바라보며 혼자만의 조용한 티 타임을 갖기로 했다.



by 치우타 2014. 1. 30. 23:22

 중간계의 동쪽에는, 에레보르라는 드워프들의 부유한 왕국이 있었다. 산 속 깊이 세워진 그 요새는 돌로 만들어졌지만 무척 아름답고 견고해서 주변에 이름이 높았으며 산에는 금의 광맥이 흐르고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등 희귀한 보석들이 가득하여 풍요로운 왕국으로도 그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인간들의 도시, 데일과 무역을 하며 그들은 오랜 태평성대를 누렸다.


 그러던 어느 날, 깊은 곳에서 일을 하던 어느 광부가 바위 틈바구니에서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빛나는 돌을 발견했다. 그것은 그들이 살고 있는 외로운 산의 심장인 아르켄스톤이었다. 불멸의 두린의 후예이자 에레보르의 왕인 스로르는 그것이 자신의 통치와 위엄을 상징하는 것이라 여기며 왕의 보석이라 이름 붙였고, 왕좌 가장 높은 곳에 장식하여 그 아름다움을 널리 자랑했다. 근처의 사이가 좋지 않은 엘프들마저 아르켄스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듣고 알현을 청하여 올 정도로 그 명성이 대단히 높아졌다.


 아르켄스톤의 이름이 퍼지기 시작한 날로부터 몇 달 뒤, 뛰어난 마법과 지혜로 이름 높은 로스로리엔 숲의 여주인- 갈라드리엘이 찾아와 그들에게 경고했다. 그것은 산의 심장이며 생명력의 원천이므로 다시 원래의 자리에 되돌려놓아야만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커다란 근심과 재앙이 찾아올 것이라고 호의를 담아 친절하게 충고해 주었다. 하지만 이미 보석의 아름다움에 취한 스로르 왕은 헛소리하지 말라며 벌컥 화를 내고는 엘프들 사이에서 존경받는 그녀를 감히 문전박대했고, 이에 갈라드리엘은 내 경고가 현실이 되는 날이 머지 않았다며 고개를 젓고는 발걸음을 돌려 숲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방문 이후 날이 갈수록 스로르는 더 많은 금과 보석을 갈망하게 되었으며, 특히 아르켄스톤에서 눈을 떼질 못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꺼내어 어루만지고 왕으로서의 업무보다는 금빛 찬란한 방에 들어앉아 자신의 전리품을 감상하는 데에 시간을 쓰곤 하는 것이 바로 그 증거였다. 아들인 스라인과, 손자인 소린이 업무를 도맡아하며 어떻게든 왕국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스로르의 병세는 나날이 심각해져만 갔다.


 두린의 날이 시작되기 바로 전날, 이례적으로 석양이 핏빛으로 물들어 모두가 막연하게 불길함을 느끼고 있을 무렵 외로운 산 깊은 곳에서 위협적으로 울리는 소리가 나더니 긴 갈색머리를 풀어헤친 산의 정령이 튀어나왔다. 그는 스스로를 소개하지 않았지만, 드워프들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가 바로 외로운 산의 현신이라는 것을. 



"너희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고, 행복과 평화를 누리게 해 주었건만 내 심장을 도둑질해가서 돌려줄 생각을 안 하는구나!"



그는 노여움에 가득 차 소리지르며 스로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너는 점점 네가 가진 재물들에 의해 병들고, 결국 그 때문에 비참하게 죽게 될 것이다. 또한 스로르의 아들 스라인이여, 제 아비의

  죄악을 못본 척 한 죄로 너도 좋은 꼴을 보지는 못할 것이다."



정령은 마지막으로 소린을 가리키며 말했다.  

  


"두린의 적통, 아직 나이가 젊은 왕자에겐 짐승을 뒤집어 씌워주겠다. 그릇된 탐욕을 끊고, 내 심장이 선한 이의 손에 의해

완전히 돌아오는 날 너희에게 걸린 저주가 풀릴 것이다. 기한은 앞으로 다섯 번째로 돌아올 두린의 날이다. 기억해라,

다섯 번째의 두린의 날이다. 만약 시일이 지나면 평생 그 꼴로 살아가야 할 것이야!"



말을 마친 정령은 포효하며 에레보르를 뒤흔들고는 모습을 감추었다. 그의 저주 이후, 스로르는 날로 병세가 심각해져서 아르켄스톤을 가지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기려다가 발을 헛디뎌서 실족사하고 말았다. 스라인은 눈 앞에서 떨어지는 아버지의 모습을 목격하고는 반 쯤 정신이 나가게 되어 자신의 방에 구금되다시피 했다. 또한 소린은 정령의 저주에 의해 늑대의 모습으로 변하는 바람에 다른 이들 앞에 나설 수가 없었다. 활기 넘치고 아름다웠던 에레보르는 순식간에 침묵과 어둠에 휩싸여 황폐해졌고, 거기 살던 대부분의 드워프들은 두려움과 공포에 떨며 에레보르에서 조금 떨어진 철산과 청색 산맥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이후 에레보르는 '저주받은 요새' 로서 사람들 사이에 일종의 금기시된 장소로서 그 소문이 퍼지게 된다.


by 치우타 2014. 1. 28.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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