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737528/chapters/1386333



 빌보는 소린에게 세 번 전화했었고, 매번 그가 끊어버렸다. 첫번째엔 전화 연결음이 한 번 울리자마자 끊었고, 두 번째엔 4번 울릴 때까지 기다렸으며, 세 번째에 그는 실제로 소린의 대답을 들었지만, 그는 키를 찾느라 더듬거리다가 즉시 연결 종료 버튼을 눌렀다.


 이건 잘 되지 않고 있었다.


 그는 비록 전화기를 방 너머에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얌전히 내려놓았고, 그의 자켓을 집어들어 문 쪽으로 향했다. 그는 오늘 전화 때문에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그는 휴식을 가질 것이었다... 뭐, 킬리와 필리를 돌보는 것이 휴식으로 고려될 수 있다면 말이다.


 적어도 그는 오늘 좁은 장소의 덫에 걸리지 않았다. 그는 아이들을 거실에 앉혀두고, 그들에게는 상당히 커다란 앞치마를 입힌 다음 온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애들이 거기에 페인트를 칠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킬리가 먼저 뛰어들었다 : 그가 만질 수 있는 만큼의 페인트를 찍은 다음, 그의 팔과 앞치마에 바르고는 고맙게도 그에게 주어진 종이에 조금 발랐다.


 필리는 그보다 훨씬 더 나았지만, 여전히 엉망이었다. 페인트는 그의 머리카락과 뺨에 묻어 있었다.


 그들은 전화기가 따르릉 소리를 내며 울릴 때까지 그걸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빌보는 겨우 일어나서, 애들을 지켜보면서 전화기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페인트 사고를 원하지 않았다. 처음 그가 아이들에게 페인트를 칠하도록 내버려두고 화장실에 갔을 뿐이었는데, 나와 보니 그들은 온 복도의 벽에 '장식을' 해 놓았다.


 빌보는 새로 도장하는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고집을 부렸지만, 디스는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그건 아이들이 이제껏 집에 저지른 가장 나쁜 일이 아니라고 알려주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그에게 이전 베이비시터는 그들이 포도를 토스터기 안에 넣어서 부엌에 불을 지르는 바람에 지붕을 태우고 벽을 두 개나 부숴트렸다고 말했다. 온 부엌은 다시 제작되어야 했다.


 빌보는 이제 전화기를 집어들었다. "여보세요?"


 "빌보?"


 빌보의 심장이 가슴에서 덜그럭거렸다. "소린?"  아이들은 그들의 삼촌 이름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


 "소린 삼촌이 전화했나요?" 필리는 발돋움을 하며 페인트로 뒤덮인 손을 전화기에 뻗었다.


 "안돼, 안돼. 그 더러운 손으로 벽이나 전화기를 만지지 마렴. 가서 계속 페인트를 칠하거나, 네 손을 닦고 와서 네 삼촌이 너와 이야기할 수 있는지 보자. 알겠니?" 필리는 입을 부루퉁하게 내밀었다. "아직 거기 있어요, 소린?"


 "빌보." 그 말은 안도의 한숨과, 미소를 짓는 듯한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리였다. 그리고 빌보는 맹세컨대 전화기를 통해 그 숨소리를 느낄 수 있었고 그의 몸이 아래로 푹 내려앉았다. 그의 신경 말단은 갑작스레 높은 수준의 경계 경보를 울렸고, 그를 긴장하게 만들었으며 몸 안쪽에서 불편하게 얼얼한 감각이 느껴졌다. "거긴 별 일 없나?"


 "괜찮냐고요? 네, 물론이죠. 왜 안 그러겠어요? 무슨 일로 전화했나요?"


 "난 디스를 찾고 있었어."


 "오, 다-당신은 디스가 필요하군요. 알겠어요. 그렇겠죠." 당연하지, 그 외에 그가 전화할 일이 있겠는가? 만약 소린이 그와 이야기하고 싶었다면 그의 번호로 전화했을 것이다. "그녀는 일하러 갔어요. 당신은 그녀의 핸드폰 번호를 알고 있을텐데요, 아닌가요-?" 


 "이미 해 봤지만- 전화를 안 받아,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디스는 나에게 좀 전에 전화했고 메시지를 남겼거든. 급하니까 연락해 달라고. 그건 뭔가 잘못된 것 같았어."


 "오, 오 이런, 음, 그녀는 제겐 전화를-" 빌보는 그의 집에 전화를 두고 왔다. "오, 이런."


 "무슨 일이야?"


 "음, 만약 그녀가 제게 전화했었다면 난 몰랐을 거에요, 오늘 집에다 전화기를 두고 왔거든요." 그는 소린이 욕을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다.


 "알았어, 잠깐만." 소린이 말했다. "내 사무실 전화기로 전화해 볼게." 


 "알았어요." 빌보는 소린이 핸드폰을 내려놓고, 전화기의 버튼을 누르는 소리를 들었다.


 "여전히 안 받아." 소린이 다시 핸드폰으로 돌아와 말했다.


 "그럼 정말로 뭔가 잘못된 거네요." 빌보는 속이 꽉 조여오는 걸 느꼈다.


 "잘 모르겠어." 소린은 빌보만큼 걱정하고 있는것 같진 않았다.


 "무슨 뜻이에요?" 그는 궁금해졌다.


 "내가 처음에 전화를 걸었을 때엔 바로 메시지 사서함으로 연결됐는데, 이번에 내가 전화기를 바꿔서 걸었을 때는 세 번 정도 울리고 넘어갔어."

 

 "그래서요?"


 "내 생각에 디스가 전화를 거절하고 있는 것 같아."


 "왜 그녀가 전화를 우회시켰을까요?"


 "그냥 날 짜증나게 하려는 거겠지." 그는 소린이 크게 한숨쉬는 것을 들었다. "괜찮아, 나한테 다시 전화하겠지. 아마 그럴거야."


 "만약 그렇지 않으면요?"


 "점심때까지 디스가 전화하지 않으면, 네게 전화하지."


 "좋아요." 빌보는 조금 편안해졌다. "고마워요." 그 다음엔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고, 빌보는 그가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 생각에 나는-"


 "어떻게 지냈어요?" 그는 소린이 말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기 전에 갑작스레 물었다. "미안해요, 당신 말을 자르려던 게-"


 "아니, 아니야. 괜찮아. 난 잘 지냈어. 일이 아주 많았지." 빌보는 의자가 삐걱이는 소리를 들었고, 그는 소린이 거기 등을 기대고 있는 걸 상상했다. 아마도 피곤한 얼굴로, 손을 얼굴에 문지르고 있을 것이다. 그는 머릿속에서 이미지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넌 어떻게 지냈어?"


 "오, 당신도 알다시피, 늘 똑같죠. 악동들을 돌보는 거요. 일과 공부 사이에서 잠을 자기 위해 애쓰고 있죠." 

 

 "그 기분 알아." 소린은 중얼거렸다. "일년 동안 밤에 제대로 수면을 취해본 적이 없는 것 같군."


 빌보는 웃었다. "그거 믿을 수 있겠는걸요." 그들은 잠시동안 조용해졌다.


 "들어봐." 이제 소린이 말했다. "내가 전화하겠다고 말했었지, 하지만 나는 한동안 일하느라 거의 숨 쉴 기회도 없었어. 그저 혼자서-"


 "오, 괜찮아요- 이해했어요. 정말로요. 당신은 전화로 시간을 소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아니, 아니야.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


 "괜찮아요, 소린. 난 화나지 않았어요, 정말이에요. 당신은 바쁘고 지쳤잖아요. 괜찮아요."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당신이랑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건 아니야, 진짜로-. 나는," 그는 불편한 것처럼 그의 목을 가다듬었다. "난 정말로 당신을 좋아해."


 빌보는 그의 입이 크게 벌어져서, 고통스러운 미소를 짓도록 허락했다. "음, 나도 당신을 정말로 좋아해요." 빌보는 키스하는 듯한 소리를 듣고 돌아섰고 필리와 킬리가 그들의 입술을 쭉 내밀어 키스하는 소리를 내는 걸 발견했다. 그는 눈을 굴렸지만, 얼굴이 붉어지는 걸 느꼈다. "있잖아요, 얘들 둘이 지금 좀 장난을 치기 시작해서, 돌아가봐야 할 것 같아요. 다음에 이야기해요. 어때요?"


 "좋아." 소린은 마지못해 전화를 끊었다. "만약 내가 집에 돌아가서 뻗지 않는다면 오늘 밤 네게 전화하지."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이네요." 빌보가 대답했다.


 아이들은 전화기가 자리에 놓이자마자 노래를 시작하고 있었다. 


 "빌보 삼촌이랑 소린 삼촌이, 나무 밑에 앉아, 키-스-하-네!"


 비록 필리는 제대로 된 스펠링을 말했지만 킬리는 그렇지 못했기에, 스펠링이 키-드-멋 처럼 들렸다.


 "둘 다, 점잖게 굴도록 해. 아니면 페인트를 치워 버릴 거야."


 그들은 행동을 바꾸지 않았고, 남은 시간 동안 내내 그들의 노래를 끊임없이 불러댔다.


 빌보는 그걸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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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소린과 빌보의 전화통화가 이루어졌군요! 여기엔 디스의 책략이 숨어있었다고 한다....

소린은 어쩐지 나중에 반쯤 깨닫고 그냥 넘어가준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저기서 스펠링이 필리는 K-I-S-S-I-N-G 인데 킬리는 K-I-T-K-M-U-T 이렇게 발음을 ㅋㅋㅋㅋ

차마 저걸 한글로 어떻게 바꿔야 할 지 몰라서 적당히 발음대로 적었습니다 으으윽 크윽 


다음편은 대망의 19금! ㅇ_<

 

by 치우타 2015. 1. 4. 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