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치우타입니다!

밤을 새는 험난한 ㅠㅠㅠ 일정 끝에 마감을 완수하고 예약폼 올립니다.

페이지 수가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조금 줄어들었네요.

 

샘플은 수량조사 글 참고 부탁 드립니다!

 

*책 사양

게임 드래곤 에이지 AU, 젊은 스팁토니(어벤아카 비주얼).

사이즈 A5, 120p

전체 UV코팅 (유광코팅), 날개 옵션

 

삽화 CASS님, TWIX님

표지 무이 님

 

R-19 신분증 검사 필수

가격  15,000 원


*마법사 토니와 템플러 스티브가 세상도 구하고 연애도 하는 이야기. 해피엔딩.

 

선입금 예약폼 : https://docs.google.com/forms/d/1s0rio2CU6TlWqXhZixDNqgbE9XVZw7NzSVxlSxTcfs8/edit

 

 

 

 

by 치우타 2016. 6. 1. 17:29

안녕하세요......

지금 불타는 원고중입니다... 죽을 거 같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신간을 맞추어 내기 위해 열심히 불타오르고 있어요.


*책 사양

게임 드래곤 에이지 AU, 젊은 스팁토니(어벤아카 비주얼).

사이즈 A5, 150~170p 예상

R-19 (신분증 검사 필수)

삽화 CASS님, TWIX님

표지 무이 님


*마법사 토니와 템플러 스티브가 세상도 구하고 연애도 하는 이야기. 해피엔딩.


*수량조사폼 : docs.google.com/forms/d/1UxxZc7Q0SfLbEGC0wJGtQp_hS-YIn8ly8mR69qTkRE0




<샘플>



by 치우타 2016. 5. 31. 03:21

안녕하세요... 여기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사실 재고 말고 신간도 내기 위해 노력중입니다만 지금 너무너무 시간이 부족해서 울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미친 능력으로 마감을 끝내면 따로 올릴 것 같습니다.


예약폼 https://docs.google.com/forms/d/1jp5P8Xt9h8Eiqo1F7179QjZ_15Pc3FuY66bCdsW8x3A/edit?usp=drive_web


1. 퀼토니 <More I see you>


- 서로 누군지 모르는 상태로 만나 원나잇을 한 두 사람, 하지만 퀼이 지구에 머무르게 되면서 둘의 관계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약간 19금, 귀여운 해피엔딩입니다. 오픈엔딩인가? 아무튼. 해피.

  표지 미포함 5 page. 1000원. 표지는 반짝이는 펄지. 




2. 빌런스팁토니 <S.O.S>


- 토니는 '나쁜' 놈들에게 신무기 테스트 등을 하며 죽이고 다니는 빌런이다. 어디까지나 악한에 한한 빌런. 

그리고 나라에 충성해왔던 군인 스티브는 그 국가가 군인들을 저버리는 광경을 보고 고민에 빠지는데...

둘이 연애하고, 19금도 하고, 잘 되는 내용입니다. 표지 미포함 15 page, 2000원. 표지는 휘라레지.

 


잘부탁드립니다!!!

by 치우타 2016. 5. 22. 22:58

 세상엔 가끔 정말 '운명의 장난' 이라고밖에 표현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곤 한다. 그건 사람의 인과에 따른 결과이거나 혹은 우연의 연속, 또는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외부적인 요소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갑작스레 도심을 점거하고 총을 쏴대며 난동을 부리는 빌런 집단의 출현으로, 어벤져스가 즉시 현장에 출동했다. 전투를 거의 정리하는 막바지에 이르러 사람들을 대피시키던 와중, 마구 쏟아져내린 공격을 방패로 튕겨내다가 등 뒤에서 날아온 작은 가스형 미사일에 맞은 스티브는 그대로 바닥에 나가 떨어졌다. 급하게 도우러 온 토니도 쓰러진 스티브를 감싸고 잔당을 처리하는 와중에 수트를 직격당해 널브러졌다. 사태를 파악하고 날아온 토르와 배너가 적들을 몽땅 날려버린 다음에야 의식을 잃은 두 사람을 뉴어벤져스 훈련소로 옮길 수 있었다.

 

 제일 먼저 그들의 이상반응을 감지한 것은 헬렌 조 박사였다. 그녀는 두 사람을 재빨리 의무실의 특별 병동에 격리시켰고 그녀 자신 및 어벤져스 멤버들 이외의 출입을 엄격하게 금지시켰다. 그들은 하루 온종일 잠에 빠져 깨어나질 못했고 다음 날, 상태를 확인하러 들렀던 헬렌은 침대에 일어나 앉아 있던 스티브를 보고 차트를 그만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세상에, 캡, 스티브.. 당신 몸이.."

 "혈청을 맞기 전으로 돌아간 모양이군."

 

 밤새 고통스러운 신음을 뱉으며 침대에 누워있던 스티브가 정신을 차렸을 때엔 탄탄하고 섹시한 근육이 모두 사라지고, 예전의 마르고 볼품없는 몸으로 돌아와 있었다. 헬렌은 다시 차트를 줍고 스티브의 몸상태를 체크하면서 출입이 허가된 이들에게 알림을 보냈다. 잠시 후 샘을 위시하여 거의 쳐들어오다시피 병실에 들어온 멤버들은 왜소한 모습으로 여상히 인사를 건네는 캡틴을 보며 충격과 경악에 빠졌다. 

 

 "대체 이게, 어떻게..."

 "성분을 자세히 분석하는 중이지만, 일시적으로 혈청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가 들어 있었던 모양이네요. 닥터 배너도 도움을 주고 있으니 금방 알아낼 수 있을 거에요."

 "토니는?"

 "글쎄요, 아직 반응이-"

 "왜들 이렇게 시끄러워...."

 

순간 옆의 침대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며 시트가 젖혀졌다. 햇빛이 눈부신지 잔뜩 미간을 찌푸리던 토니는 차차 적응되는 시야에 온통 들어오는 건 턱이 빠질 듯한 멤버들의 표정 뿐이었기에 다시 인상을 썼다.

 

 "뭐야? 얼굴 표정이 왜 이래? 어디 개그 팀 구성이라도 새로 했나?"

 "토니, 당신, 당신 지금..."

 "내가 뭐. 그런 어설픈 공격 하나 맞았다고 어떻게 되기라도 하-"

 

 조잘거리는 입술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불쑥 거울이 눈앞에 디밀어지는 걸 보며 토니는 미간을 구겼지만 얌전히 들여다보았다. 거기엔 익숙하고 잘생긴, 40대의 토니 스타크가 아니라... 회사를 이어받기 전의, 젊고 어린 열아홉살 토니 스타크가 있었다. 놀란 눈을 둥그렇게 떠 봐도, 제 눈이 헛것을 보나 싶은 마음에 뺨을 꼬집고 눈을 부벼도 거기엔 탱탱하고 반짝거리기까지 하는 젊은 얼굴이 있었다.

 

 "맙소사, 내가 한창 방탕할 때의 얼굴이네."

 "몇 살 때에요? 회춘을 엄청나게 해버린 거 아니에요?"

 "열아홉일걸? 머리도 좀 짧을 때고. 흠."

 

 토니가 픽 웃으며 거울을 나타샤에게 넘겼다. 난 그렇다 치고, 캡틴은? 목소리 톤마저 약간 밝아진 그의 말에 멤버들은 말없이 뒤로 물러나서 두 사람이 서로를 제대로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탁 트인 공간 사이로 푸른 눈동자와 갈색 눈동자가 허공에서 시선을 마주쳤다.

 

 "캡틴, 당신 사이즈가.. 혈청 맞기 전이야?"

 "...그렇게 된 것 같군. 열 아홉이라고, 토니?"

 "어... 어. 아마 그럴 걸."

 

 그리고 침묵. 두 사람을 걱정하며 들이닥쳤던 멤버들은 공기 중에 흐르는 묘한 기류에 강한 불길함을 느꼈다. 바로 얼마 전까지도 스티브와 토니는 오래 투닥거려왔던 만큼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며 동료 이상의 호감도를 착실히 쌓고 있었던 참이었으나, 아직 제 감정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 데다가 시대를 뛰어넘은 영웅이라고는 해도 겨우 서른 즈음이 된 스티브의 실수(모 요원과 데이트를 했다)로 인해 데면데면해지고 말았던 것이다. 

 

 여유를 만들어서라도 스티브와 시간을 보내던 토니는 페퍼가 부담하던 일을 가져와 떠맡으면서 브리핑 시간 외엔 코빼기도 보기 힘들어졌고, 스티브는 아닌 척 은근히 챙겨주던 토니와 제대로 된 대화를 일주일 이상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자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멍청한 짓을 저질렀는지 깨달았다. 아직 어리숙한 청년이 할 법한 일이었지만 상대는 세계의 셀러브러티, 토니 스타크였다. 시간이 남아 돌아서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었다. 스티브는 토니의 주위를 맴돌면서 최대한 자주 만나기 위해 부던히도 노력했으나 그럴 때마다 토니는 일상적인 안부 인사만 나누고 제 할일을 하러 가버렸다. 조금 침울해진 그의 옆에서 샘이나 로디(솔직하지 못해서 그래, 라고 팁을 줬다)가 나름대로의 위로를 건넸어도 엎어진 물을 담을 순 없었다.

 

 "그러고보니 나 오늘 비전이랑 나가기로 했는데."

 "? 완다, 우리가 약속을 했던가요?"

 "아까 말했잖아. 금방 까먹네."

 "힐이 뭐 도와달라고 했었지 참... 가봐야겠어."

 "오늘 비행 훈련을 깜박했지, 안 그래?"

 "아 그렇지! 레드윙 테스트도 해야 하고. 가자고."

 "해독제를 만들기 위해 분석을 서둘러야겠어요."

 "토니, 어디 가지 말고 얌전히 지내요."

 

 결국 어색한 공기를 참지 못한 완다를 시작으로(비전은 영문도 모른 채 같이 끌려나갔다) 나타샤, 로디, 샘, 헬렌, 배너는 차례로 각자의 일을 찾아 썰물처럼 빠르게 병실에서 사라졌다. 순식간에 단 둘이 남겨진 스티브와 토니는 힐끔힐끔 서로를 쳐다보며 입술만 뻐끔거리다가 동시에 말을 꺼냈다.

 

 "저, 토니-"

 "스티브, 있잖아-"

 

 둘은 말하려던 입모양 그대로 멈추고 서로를 응시했다. 먼저 말해. 아니, 당신이 먼저. 옥신각신 실랑이 끝에 스티브가 다시 말을 이었다. "미안해. 내가 실례되는 행동을 했어." 토니는 딸꾹질이 나올 것 같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뭘?" 하지만 볼품없는 히끅소리 대신에 심술궂은 목소리가 툭 튀어나왔다.

 

 "그.. 다른 사람과 데이트한 거. 실수였어. 어리석었지."

 "........"

 "정말 미안해, 토니. 내 사과를 받아주겠나?"

 "....누가 캡틴 아니랄까봐 스트라이크로 던지네. 좀 더 로맨틱하게 안 돼?"

 

 토니는 입술을 삐죽거리면서 가시 돋친 말을 던졌지만 이미 눈에 띄게 풀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앳된 얼굴에 선명하게 반짝이는 옅은 미소와 다정한 갈색 눈동자는 스티브의 불안한 마음마저 따뜻하게 녹여줄 정도로 아름다웠고, 그는 숨을 쉬는 것조차 잊은 채 멍하니 토니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나 구멍 나겠어."

 "미, 미안하군. 흠. 그렇게 어린.. 모습은 처음 보니까..."

 "내 지금 미모가 끝내주긴 하지."

 "그, 토니. 잠깐 10분 정도만.. 시간을 주지 않겠나?"

 "10분? 갑자기 왜?"

 "자네가 말한 로맨틱을 찾아 오려고."

 

 덩치는 훨씬 왜소해졌지만 진중한 목소리는 그대로인 스티브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막 일어난 지 30분도 채 안 되었는데, 로맨틱을 찾으러 간다니. 토니는 기가 막히다는 얼굴로 스티브를 내려다 보았다. 깊고 맑은 푸른 눈동자에 일렁이는 진심은 이미 그가 잊어버린 '상대에 대한 기대감' 이라는 것을 희미하게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좋아, 정확히 10분이야. 늦으면 안 돼. 시간 잴 거니까."

 "이렇게 됐어도 병마까지 돌아오진 않았으니, 충분해."

 "그럼 지금부터...."

 

 토니가 테이블 위에 놓인 안경을 쓰고 프라이데이를 부르는 순간, 스티브가 총알같이 뛰어나갔다. 밖에서는 갑작스러운 그의 존재에 놀랐는지 몇몇이 놀란 목소리를 냈지만 상대가 캡틴 아메리카임은 알아보지 못한 모양이었다. 허공에 띄운 타이머가 째깍째깍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제 10, 9, 8..."

 "토니!"

 "카운트 다운 중이었는데. 당신이 찾아온 로맨틱은 뭐야?"

 

 7에 놓인 숫자가 허공에 깜빡이게 둔 채로 토니는 스티브를 돌아보았다. 그의 손에는 평범한 헤드셋과 작은 휴대용 음악기기가 들려 있었다. 어안이 벙벙한 얼굴을 한 토니에게 다가온 스티브가 조심스럽게 침대 위로 올라왔다. 토니는 영문도 모른채 긴장해서 허리를 뻣뻣이 세웠다. 그대로 있어. 낮은 목소리가 달콤하게 귓가를 간지럽히나 싶더니만, 머리에 천천히 헤드셋이 씌워졌다.

 

 아, 나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토니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천천히 스티브를 돌아보았다.

 

 

Met you by surprise, I didn't realize

that my life would change forever.

 Saw you standing there I didn't know I'd care

 There was something special in the air.

 

Dreams are my reality the only kind of real fantasy

illusions are a common thing.

 I try to live in dreams it seems as if it's meant to be

Dreams are my reality a different kind of reality.
I dream of loving in the night and loving seems all right.

 although it's only fantasy.

 

 

 토니는 가만히 노래를 들으면서 이제 완전히 웃는 얼굴로 스티브와 마주 앉았다. 어디로 가야할 지 방황하는 작은 손을 끌어다 꼭 쥐는 것도 물론 잊지 않았는데, 스티브는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라 붐La boum, 1981년. ....당신이 어떻게 이 영화를 알아?"

 "훌륭한 취향을 가진 친구 덕분이지."

 "....10분 만에 찾은 로맨틱 치고는 훌륭했어. 당신 방에 다녀온 거야?"

 "지금은 이거밖에 떠오르질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군."

 

 맞잡은 손을 천천히 풀고, 토니는 스티브의 목에 팔을 둘렀다. "이번엔 아예 같이 틀고 춤추면 어때?" 그의 상냥한 속삭임에 스티브가 눈을 크게 뜨고 올려다보았다. "춤 춰본 경험 없다면서. 이 모습으로는." 스티브가 자조적으로 웃었다. "그랬었지. 아무도 이런 말라깽이와 춤추고 싶어하지 않았거든." 토니가 기다렸다는 듯이 벌떡 일어나 프라이데이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그럼 당신의 처음이 내가 되는 거로군. 하나쯤은 이런 게 있어야지. 프라이데이, 음악 틀어."

 

 아직도 얼떨떨한 표정의 스티브를 병실 한가운데로 이끌어 거의 나란히 서면서 토니가 개구쟁이처럼 웃었다. 노래가 울려퍼지고, 조명이 은은하게 낮춰졌다. 정말이지, 토니. 날 언제나 꼼짝 못하게 만드는군. 스티브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활짝 미소지으며 토니와 손을 맞잡고 천천히 움직였다. 형편없는 스텝에 단순한 춤이었지만 두 사람에게는 다시 없을 순간이었다. 

 

 이 로맨틱한 댄스 타임은 두 사람이 걱정되어 와 본 샘과 배너에게 발각되어 혼쭐이 난 다음에야 끝이 났다.

그리고 원래대로 돌아온 스티브가 토니에게 정식으로 교제 신청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춤을 췄다나 뭐라나.

 

 

 

영화 La boum OST - Reality, Richard Sanderson

Met you by surprise, I didn't realize
불현듯 너와 마주쳤을때, 난 깨닫지 못했죠

that my life would change forever.

그게 나의 인생을 영원히 바꿔버리게 될 줄은..

 Saw you standing there I didn't know I'd care

난 미처 알아차리기 전부터 거기에 서있는 당신을 보고 있었어요

 There was something special in the air.

그곳에선 뭔가 특별한 기운이 느껴졌죠

 

Dreams are my reality the only kind of real fantasy
꿈은 나의 현실이고 단하나의 실재하는 환상이에요

illusions are a common thing.

환상이란건 그리 특별하진 않아요

 I try to live in dreams it seems as if it's meant to be
난 꿈을 꾸듯이 살아가려고 해요, 마치 정해진 운명처럼

Dreams are my reality a different kind of reality.
꿈은 나의 현실이고 그건 다른 종류의 현실이죠
I dream of loving in the night and loving seems all right.

난 한밤중의 사랑을 꿈꾸고 그 사랑은 모든게 완벽해 보여요

 although it's only fantasy.
그게 비록 환상일 뿐이라도.

 

If you do exist, honey don't resist.
당신이 진짜로 존재한다면, 그대여 부디 저항하지 말아요.

Show me your new way of loving.

내게 당신의 새로운 사랑방식을 보여줘요

 Tell me that it's true, show me what to do.

이게 현실이라고 말해줘요,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알려줘요

 I feel something special about you
난 당신에게서 특별한 무언가를 느껴요

 

Dreams are my reality the only kind of reality
꿈은 나의 현실이고 그건 다른 종류의 현실이죠

maybe my foolishness is past and maybe now at last.

만약에 나의 어리석음으로 놓쳐버렸다면, 지금이 마지막이라면

 I'll see how the real thing can be.

난 이 현실이 어떻게 될 수 있는지 볼 거예요

 Dreams are my reality a wondrous world where I like to be.

꿈은 나의 현실이고 이 놀라운 세상은 내가 원했던 대로예요

 I dream of holding you all night and holding you seems right.

난 밤새도록 당신을 끌어안고 있길 꿈꾸고,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이야말로 완벽해 보이죠

 Perhaps that's my reality....
아마도 그게 나의 현실인가봐요


Met you by surprise, I didn't realize

불현듯 당신과 마주쳤을때, 난 깨닫지 못했었죠

 that my life would change forever.

그게 나의 인생을 영원히 바꿔버리게 될 줄은. 

Tell me that it's true, feelings that are new

이게 현실이라고 내게 말해줘요, 모든게 새롭게 느껴져요

 I feel something special about you

 난 당신에게서 특별한 무언가를 느껴요

 

 Dreams are my reality a wondrous world where I like to be.

꿈은 나의 현실이고 이 놀라운 세상은 내가 원했던 대로예요

 illusions are a common thing.

환상이란건 그리 특별하진 않아요

 I try to live in dreams although it's only fantasy
 난 꿈을 꾸듯이 살아가려해요 그게 비록 환상일 뿐이라도

 Dreams are my reality

꿈은 나의 현실이에요

 I like to dream of you close to me

난 당신이 내게 가까워지는 꿈을 좋아해요

 I dreams of loving in the night

난 한밤중에 사랑을 꿈꾸죠

 And loving you seems right

그리고 당신을 사랑하는 건 완벽해 보이죠

 Perhaps that's my reality
 아마도 이게 내 현실인가봐요

 


by 치우타 2016. 4. 28. 16:52

 원래 스티브는 겨울을 딱히 싫어하는 편은 아니었다. 타고난 지병이 많았던 탓에 추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금세 건강이 나빠지는 건 힘들고 괴로웠지만 어머니가 해 주는 따뜻한 스프를 먹는다거나, 작은 난로에서 타고 있는 장작의 아름다운 불꽃을 보는 건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모든 것은 그가 전쟁을 겪으면서부터 크게 바뀌고 말았다. 스티브는 겨울의 추위를, 그리고 눈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오늘은 날이 흐리군."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엔 눈이 온대요."

 

 훈련 계획을 정리하면서 걸음을 옮기던 스티브는 순간 발을 멈췄지만 아주 찰나였던지라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고 화제는 자연스레 뉴 어벤져스의 현재 성취도와 앞으로 해야 할 일들로 넘어갈 수 있었다. 

 

70년간 잠들어 있다가 깨어난 이후 스티브에게 있어서 눈이란 상실이었다. 함께 자라온 친우를 눈 속에서 잃었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 하이드라가 이용하던 테서렉트를 싣고 차가운 빙하 속에 처박혔다가 깨어나 보니 7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있었다. 사랑하던 여인도, 친우도, 동료도 없는 세계에 깨어난 스티브는 신체가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추위를 느꼈다. 눈이 내릴 때면 밖에 나가지 않았고 가능한한 일에 매달리며 차갑게 가라앉는 마음을 애써 무시했다.

 

[오늘 몇 시에 끝나?] 

 

 스티브의 입가에 슬몃 미소가 걸렸다. 그는 어색한 손놀림으로 답장했다. [6시쯤은 끝날 것 같네] 번개같이 다음 메시지가 날아왔다. [왠일로 이렇게 빨리 보내? 연습 좀 했어?] 토니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걸 상상하니 웃음이 더욱 새어나왔다. 옆에서 나타샤가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조금은. 자네 회의 중 아닌가?]

[뭐 어때, 지루한 탁상공론 중이야. 6시라고? OK.]

 

 스티브가 가벼운 타박을 하려던 것을 눈치채기라도 한 건지 토니의 메시지는 오지 않았다. 어차피 훈련을 시작할 시간이 된 데다가 둘의 사이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나타샤가 삐딱한 자세로 팔짱을 끼고 서 있었기에 스티브는 별 말 없이 그냥 어깨를 한 번 으쓱거린 다음, 복장을 갖추어 훈련에 임했다.

 

 

 훈련이 막 끝나갈 즈음, 밖에서 눈송이가 날리기 시작했다. 아, 이 정도면 쌓이진 않겠는걸. 샘을 선두로 각자 눈에 대해 이것저것 대화를 나누는 동안 스티브는 수트와 헬멧을 가지런히 정리했다. 일기예보가 빗나갔다면 좋았을 텐데. 그는 창 밖을 보고 싶지 않았다. 토니와의 메시지 내용은 까맣게 잊은 채 오늘은 여기에서 묵을까, 하는 생각을 하던 때-

 

[나 좀 봐줘, 스티브.]

 

토니의 메시지와 함께 등 뒤에서 멤버들이 웅성거리는 걸 느끼고 스티브는 무심코 몸을 돌려 창 쪽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천천히 떨어지는 눈송이 사이로 선글라스를 머리에 낀 채 손을 흔드는 토니가 서 있었다. 스티브는 아직 다른 사람들이 남아있다는 것도 잊었는지 헐레벌떡 토니가 있는 바깥으로 뛰어갔다.

 

 "그러다 넘어지겠어, 솔져. 나 어디 도망 안 가."

 "토니, 여긴 어떻게..."

 "흠. 글쎄.. 눈이 데려다 줬지 뭐."

 

당신 보고싶어서 끝나자마자 달려왔지. 당장 나한테 키스하고 싶은 건 알겠는데, 뒤에 로디도 있거든. 빨리 정리하고 나와. 토니가 씩 웃으면서 속닥거리고는 다시 선글라스를 꼈다. 검은 유리알 너머로 가려진 총명하고 반짝거리는 갈색 눈동자가 아쉬웠다. 그는 자꾸만 뻗어나가려는 손을 애써 억누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눈이 데려다 줬지.

 

생각없이 던진 말인지, 토니가 스티브의 마음까지 읽었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든지 상관없었다.

...어쩌면, 아주 조금은 눈이 좋아질 것도 같다고 생각하며 스티브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by 치우타 2016. 1. 28. 14:29

 어벤져스의 명실상부한 투탑인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 맨의 연애란, 모두가 한 번쯤 상상해본 적은 있어도 실제로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일종의 '비현실적인 무언가' 였다. 치타우리의 뉴욕 습격으로 인해 처음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시작부터 삐걱거렸으며 그 이후 토니의 말리부 저택 테러 사건, 프로젝트 인사이트를 거치는 동안에도 좋아지기는 커녕 악화 일로를 걷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어벤져스 멤버들 및 소수의 관계자들(콜슨 등)은 조금 긴장한 표정이지만 입가에 그린 듯한 미소가 걸려 있는 스티브와, 그의 탄탄한 팔 안에 휘감긴 채 심드렁한 얼굴을 한 토니가 공표한 교제 사실을 들으면서 입을 떡 벌리거나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 맨? 아니, 스티브 로저스와 토니 스타크? 어느 쪽도 전혀 어울리는 느낌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경악하며 앞뒤에서 수군거리거나 말거나 두 사람은 제법 괜찮은 연애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예전에는 늦게까지 훈련소에 남아 있던 스티브가 정확히 여섯 시에 '퇴근'을 해서 데리러 온 토니의 차에 올라탄다던지, 하이드라 기지 급습 작전 회의때는 변함없이 으르렁 컁컁 신경전을 벌여서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어놓고 끝난 다음에는 서로 다정하게 손을 잡고 간다거나 거의 포옹할 거리로 찰싹 붙어서는 속닥거리는 모습 등이 목격되면서 사람들은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 맨이라는 세기의 커플이고 뭐고 어쨌든 커플 사이는 신경쓰지 않는 게 좋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렇게 둘의 연애가 핑크빛으로 각인되고 있을 즈음, 토니는 랩실에서 혼자 분통을 터트리고 있었다. 어제는 평소처럼 스티브를 데리러 훈련소에 갔더니 나타샤가 눈썹을 씰룩거리며 '알콩달콩 귀엽게 연애해서 그런지 요새 얼굴이 확 폈네요, 스타크.' 라고 말한 것이 그 계기였다. 토니는 이도저도 아닌 표정을 지으면서 적당히 둘러대고 자리를 피했지만 옆에서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는 스티브가 그의 화를 더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연애, 그래 연애 좋지. 좋고 말고. 달달하고 알콩달콩한 것도 간질간질하고 낯설긴 하지만 괜찮아. 왜 싫겠어.

중요한 건 저 놈의 노친네가 손잡고 포옹하는 거 외엔 진도를 안 나가고 있으니까 그게 문제지!

 

 토니는 괜히 허공에 손가락을 휘두르며 프로그램을 흩었다가 제자리로 모았다. 타는 속을 달랠 길이 없어 테이블 위에 놓아두었던 식은 커피를 한 모금 입에 물었지만, 도리어 씁쓰름한 맛이 진하게 전달되기만 할 뿐이었다. 내가 토니 스타크인데. 애인은 미국의 전형적인 이상형이라고 할 수 있는 끝내주는 블론디 빵빵 스티브 로저스인데.

 

아직도 키스 한 번 못해봤다니!

 

 때마침 랩실의 문이 열리며 고민의 원흉인 스티브가 편안한 차림으로 들어섰다.

 

 "토니, 여기 있었나? 곧 저녁 준비가 된다고 하네만."  

 

 환한 웃음이 걸려 있는 얼굴이 쓸데없이 잘생겨서는, 사람 속도 모르고. 토니는 대충 고개를 주억거렸다.

 

 "곧 갈게."

 "삼십 분 후에나 말인가? 안 되네. 오늘은 나랑 같이 가야겠어."

 "정말 금방 끝날거야. 5분..."

 

 ...만 기다려, 라는 토니의 말은 채 나오지도 못하고 스티브의 입 안으로 먹혀들어갔다. 부드럽게 와 닿은 입술과는 정반대로 서투르지만 열정적인 혀가 숨소리 속에 얽혀서 녹아들었다. 되게 못할 줄 알았는데 최악은 아니네. 살짝 붉게 물든 뺨을 바라보면서 토니는 멍하니 생각했다.

 

 "이래도 날 혼자 보낼 건가? 토니."

 "...노친네 약아빠져서는.. 알았어. 같이 가면 되잖아."

 

 토니는 마지못해 내밀어진 커다랗고 단단한 손을 붙잡았다. 아까보다 더 활짝 웃는 선샤인 스마일이 덤으로 따라오는 건 꽤 나쁘지 않았다. 입 안에는 스티브에게서 넘어왔는지 달콤쌉싸름한 초콜렛의 맛이 남아 있었다.  

 

 

by 치우타 2016. 1. 25. 17:33

 토니는 어릴 때부터 이미 '풍족한 것처럼' 보이는 아이였다. 물론 그가 정말로 간절히 바라던 평범한 행복들은 거기에 포함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은 토니의 작은 투정이나 불평을 들을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며 너무 욕심이 많다고들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토니는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그만두었다. 



 "-그래서, 이게 네 로망이라고?"

 "...너무 유치한가?"


 토니는 얼굴이 적당히 가려지는 야구 모자를 푹 눌러쓰고, 그에게는 좀 넉넉한 품의 자켓에 셔츠, 청바지, 운동화라는 시시한 옷차림을 한 채 불만스러운 얼굴로 다리를 흔들었다. 벤치 옆자리에 나란히 앉은 스티브는 안절부절하며 토니의 눈치를 보고 있었지만 입가에 한가득 떠오른 미소만큼은 어떻게 할 수 없었던지 싱글벙글한 얼굴이었다. 저걸 한 대 때릴 수도 없고, 쓸데없이 잘생겨서는. 토니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저돌적인 스티브의 고백과 적극적인 토니의 공세(라고 쓰고 지기 싫어서 되돌려주다가 코 꿰였다고 읽는다)덕분에 한 달 전부터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가 된 두 사람이었지만, 토니나 스티브나 외모든 복장이든 상당히 눈에 띄는 타입이라 학교 내에서 데이트를 하려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만 했는데 하루는 스티브가 토니에게 조심스럽게 어떤 제안을 해 왔다. 자신의 자켓을 입고 만나는 건 어떻겠냐고.


 "유치하다 못해 초등학생이 지나가다가 웃을 정도의 레벨이지."

 "으음... 역시...."

 "뭐.. 오늘은 날씨도 좋고 하니까, 저기 트럭에서 아이스크림 사 오면 봐줄게."

 "! 어떤 걸로?"


 토니의 가차없는 평가에 시무룩해서 고개를 푹 숙이던 스티브는 금방 회복해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무슨 맛을 좋아하는지 잘 생각해서 사와. 답을 알려주면 발전할 수 없다고, 로저스. 토니는 일부러 스티브의 성을 부르면서 윙크해 보였다. 

스티브는 바람같이 트럭 쪽을 향해 달려갔고 토니는 살랑살랑 손을 흔들어 주었다. 


 로망이라. 그것도 이런 말도 안 될 정도로 평범하고, 소박한 걸 해보고 싶다니. 바보 같이.


 하지만 토니는 스티브의 그런 점이 좋다고 생각했다. 오래 전에 자신이 잃어버린 것. 혹은, 그냥 묻어버린 것을 다시 파내어 먼지와 흙을 털어낸 다음 웃으며 내미는 듯한, 스티브의 밝은 미소나 수줍은 표정. 그런 주제에 다짜고짜 입술을 밀어붙이질 않나 사람이 울 때까지... 토니는 더 뻗어나가려던 기억의 끄트머리를 뚝 끊어냈다. 쟤랑 사귀고 나서부터 내가 아무래도 점점 이상해지는 게 틀림없어. 노려본 시선 끝에는 양 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걸어오는 스티브가 있었다.


 "뭐야?"

 "딸기맛이랑, 초코맛으로 사왔어. 하나만 먹기엔 아쉽고 또... 이걸 좋아할것 같아서."

 "....합격이야. 머리 좋네."


 아이스크림을 받아들며 토니가 피식 웃었다. 그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환하게 웃는 스티브는 여전히 조금 바보 같았지만, 귀엽고, 간질간질했다. 나도 언젠가 너랑 하고 싶은 게 생기면 알려 줄게. 들릴 듯 말듯 속삭이는 목소리에 스티브가 조금 더 큼직하게 미소지었다. 




by 치우타 2016. 1. 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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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폴레옹 솔로와 일리야 쿠리야킨, 냉전 시대의 각 진영을 담당하고 있는 두 스파이는 영국의 구석진 골목에서 미행과 잠입을 번갈아가며 목표물의 결정적인 순간을 잡기 위해 거의 일주일째 체류 중이었다. 웨이벌리가 알려준 대로 그들은 눈에 띄지 않은 채 점점 거리를 좁히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목표물이 워낙 조심성이 많은 탓에 접근거리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태였다.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는 임무를 견디다 못한 솔로가 웨이벌리에게 보고를 겸해서 추가적인 정보를 요청한 결과 타겟이 은밀하게 남색을 즐긴다는 걸 알아냈다. 두 사람 모두 전혀, 요만큼도 내키지 않았지만 원래 스파이라는 것이 남들은 하지 못하는(하기 싫어하는) 일을 처리하는 직업이었던 탓에 어쩔 수 없이 나서서 접선을 시도했다. 

 

 "이런 파티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니 믿을 수 없어."

 "그래도 이 정도면 젠틀한 레벨이야. 더한 것도 얼마든지 있거든."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솔로가 한 말에 일리야는 질색하는 표정을 얼굴 가득히 떠올렸다. 그런 얼굴을 하고 있으면 누구나 다 도망갈 걸. 커프스에 행거치프까지 완벽하게 세팅한 솔로는 평소보다 더욱 말끔하고 정돈된 모습을 한 멋진 남자로 보였다. 그에 비해 일리야는 덩치도 크고(솔로는 곰 같다고 표현했다) 미간을 잔뜩 찡그리고 있는 바람에 얼굴은 번듯해도 사람들이 슬금슬금 피해갈 상이었다. 펴질 줄 모르는 이맛살에 솔로가 한숨을 내쉬었다.

 

 "페릴."

 "왜, 카우보이."

 "안 웃어도 되니까 그.. 인상 쓴 것좀 어떻게 해 봐."

 

 한층 구겨지는 미간에 솔로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손을 내밀었다. 뭐하는 짓이냐는 눈빛의 일리야에게 솔로는 그의 비뚤어진 목깃과 넥타이를 가리켰다. May I...? 보나마나 화내겠지, 아니면 손을 쳐내거나 목을 조르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온갖 부정적인 상상을 하던 것과는 달리 일리야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솔로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에 아주 잠깐 놀랐지만 침착하게 일리야의 옷을 똑바로 정돈해 주었다.

 

 "완벽하군. 자네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 거야."

 "너보단 아닐 텐데, 카우보이."

 "아니. 오늘 나는 주조연 역할이니까, 잘 부탁해."

 

 페릴. 하고 작게 덧붙이며 솔로가 웃었다. 일리야는 다시 오만상을 찌푸렸지만 별 토를 달지 않고 성큼성큼 문을 향해 걸어갔다. 웨이벌리의 수완으로 맨프롬엉클 조직에 속하게 된 두 사람은 사이가 좋아졌다거나 이전보다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적대시하지는 않게 되었다는 점에서 장족의 발전을 이룩했다고는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솔로는 원래부터 일리야를 경계하기는 했어도 어쨌든 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도 뛰어들었던 전적이 있었고, 그에 비해 일리야는 첫만남부터 솔로의 목을 조르는 등 난폭하고 적대적인 행동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변덕스러운 고양이마냥 굴 뿐이었다. 놀랍게도 솔로는 그걸 조금 귀엽다고 느끼기 시작했다(세상에).

 

"안 가나?"

"아니. 늦으면 안 되지."

 

문가에 기대어 서서 삐딱하니 노려보는 시선을 느낀 솔로는 그제야 발을 옮겼다. 파티가 시작된다.

 

 

 정확히 솔로의 예상대로 일리야는 신사들만의 파티에서 단연 시선을 끌었다. 커다란 덩치도 그렇지만 날카로워 보이는 인상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호감과 호기심을 갖고 접근하는 이들에게 적당히 매너있게 굴고 있다는 점이 그를 돋보이도록 만들었다. 솔로는 조금 거리를 둔 상태로 샴페인을 홀짝거리면서 그 광경을 즐겁게 지켜보았는데 점점 일리야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는 게 보였다. 이런, 서둘러야겠군. 타겟은 마침 솔로 근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그는 자연스럽게 그들 사이로 끼어들어갔다.


 "좋은 파티군요."

 "정말 그렇습니다. 최근엔 이런 모임이 드물어서..."

 "오늘 참석자들도 다 수준이 있는 것 같고요."


 수준이라. 솔로는 속으로 코웃음을 치며 부드러운 미소를 입가에 떠올렸다. 타겟은 명백히 낡은 계급주의적 사상을 가진 자였고 몰래 테러리스트들에게 협력하는 중이었다. 그런 자가 수준을 논하다니, 정말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군. 솔로는 타겟의 대화에 적당히 맞장구를 치고 귀를 기울여 듣는 척하면서 그의 환심을 사는 데에 성공했다. 따로 더 좋은 펍으로 가자는 말에 솔로는 감격한 척 하면서 승낙했고, 은밀하게 일리야에게 신호를 보냈다. 마침 사람들 사이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일리야는 보기 드물게 강한 긍정의 표현을 보여주었다(솔로는 그걸 보고 하마터면 표정이 이상해질 뻔 했다).


 옮겨간 펍에서 그들은 제법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타겟은 솔로의 화술에 매료되어 요즘 세상이 얼마나 천박한지, 생각이 모자란 젊은이들이 사회를 망치고 있다는 말들을 서슴없이 늘어놓으며 푸념해대기 바빴다. 일리야가 옆에서 초조해하는 모습을 곁눈질로 확인한 솔로는 가능한한 제 몸으로 그를 가리면서 영업용 미소로 대화를 이어갔다. 타켓은 얼큰하게 취했는지 기분 좋은 웃음을 띄운 채 수염을 만지작거렸다.

 

 "여기 술도 형편없어지는데, 우리 집으로 가겠습니까?"

 "초면에 거기까지 찾아뵈는 건 실례가 아닌지.."

 "좀 더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고.." 

 

 남자의 손이 은근슬쩍 솔로의 허벅지와 뒤이어 일리야의 허리께를 쓰다듬었다. 순식간에 얼굴이 벌개지며 주먹을 꾹 쥐는 일리야를 눈짓으로 제지하면서 솔로는 거짓으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런 멋진 제안을 거절할 수는 없지요. 몸에 배어 있는대로 팔을 내밀자 취한 남자는 히죽거리며 덥석 붙잡아왔다. 등 뒤에서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아 솔로는 비틀거리는 남자를 거의 부축하면서 걸음을 서둘렀다. 

 타겟의 집에 도착한 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파티에서 경계하던 모습은 어디 가고, 남자는 온통 풀어진 모습으로 그의 넓은 저택과 전리품(초판도서나 명화들)을 자랑하면서 솔로와 일리야에게 술을 권했다. 같이 마시는 척 하면서 솔로는 남자의 시덥잖은 말들에 살뜰히 맞장구를 쳤고, 일리야는 날카로운 눈으로 기밀이 숨겨져 있을 장소를 찾았다. 문득 카라바조의 명화가 걸린 액자의 귀퉁이가 다른 것들에 비해 낡아 있음을 눈치챈 그는 솔로에게 고개를 까딱여 보였다.

'시선을 끌어.'

일리야의 입모양을 읽은 솔로는 갑자기 생각난 것처럼 타겟이 가장 자랑스러워 하는 지식에 대한 화제를 꺼냈다.

 

 "아까 이야기하셨던 키츠의 시 말입니다만.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어떤 거라고 하셨죠?"

 "나는 <나이팅게일에게Ode to a Nightingale>를 좋아하지. 그건..."

 

 남자는 나른한 얼굴로 더듬더듬 시를 읊기 시작했다. My heart aches, and a drowsy numbness pains 내 가슴은 쑤시고, 나른히 파고 드는 마비에.. 일리야는 그의 뒤에 서서 몇 번 손놀림을 가다듬더니 이내 빡,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귀 옆쪽을 맞은 남자는 그대로 소파 위에 나동그라졌다. 언제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기술이야. 솔로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 중얼거렸다. Fled is that music. Do I wake or sleep? 그 음악은 사라졌다- 나 지금 깨어 있는가 잠들었는가?


"자료는?"

"액자 뒤에 있어."

 

 두 사람은 카라바조의 액자를 벽에서 떼어내고 금고를 찾아 그 안의 기밀 자료를 수집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 리스트가 있으면 한동안 조직들을 찾아내고 소탕하는 데에만 시간을 쓰게 될 것이다. 흔적을 없애고 자리를 뜨려는 순간, 밖에서 거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둘은 얼굴을 마주보았다. 정보가 샜나? 저택의 입구는 하나 뿐이라, 지금으로서는 나가는 길이 창문 뿐이었다. 두 남자는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창문을 향해 달렸고 문이 부숴지는 소리와 동시에 밖으로 뛰어내렸다.

 

 "주변을 다 뒤져! 창문이 열려 있다!"  

 "이거 야단났군."

 "빨리 뛰어, 카우보이. 접선 지점은 여기서 멀지 않아."

 "애석하게도 아까 착지가 잘못되서.."

 

 정원 위로 무사히 떨어진 건 좋았지만 높은 담을 넘어 발을 디딜 때 체중을 잘못 실었는지 솔로는 왼쪽 발을 살짝 삐었던 것이다. 자료를 가지고 먼저 가. 어떻게든 뒤따라 갈게. 솔로는 여유만만한 웃음을 지으며 일리야에게 필름통을 건넸다. 그들이 있는 허름한 골목까지 금세 무거운 발걸음이 들려왔다. 일리야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솔로를 노려보았다.

 

 "그 발로 잘도 따라오겠군."

 "뛰진 못해도 위장은 가능해. 얼른 가라고, 페릿."

 

 모르는 척 쌩하니 가버릴 것 같았던 일리야는 예상 외로 망설이며 솔로의 얼굴과 삐끗했다는 발을 연신 바라보았다. 바로 앞까지 다가온 발소리에 그제야 고개를 든 그를 붙잡고 좀 참아, 라고 중얼거린 다음 입술을 겹쳤다. 일리야가 긴장해서 몸을 굳히며 솔로의 어깨를 세게 붙잡았다. 맞닿은 입술이 생각보다 부드럽고 따뜻하다는 걸 느끼는 동안, 어두운 골목길에서 겹쳐 있는 그들을 보고 발소리들은 다른 곳으로 멀어져 갔다. 주변이 조용해지고 나서야 두 사람은 화들짝 놀라며 서로에게서 떨어졌다(정확히는 일리야가 솔로를 벽으로 밀쳤다).

 

 "윽, 좀 살살해. 부상자라고."

 "....쓸데없는 짓을 하니까 그런 거다, 카우보이. 멀쩡해 보이니 걸어 와."

 

 일리야는 울그락불그락 얼굴을 붉히며 으르렁대고는 먼저 성큼성큼 골목을 따라 접선 장소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먼저 가랬더니 말도 안 듣고. 솔로는 픽 웃으면서 욱신거리는 발의 아픔을 무시하며, 화난 것 치고는 느리게 걷고 있는 커다란 덩치의 남자를 뒤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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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로기.. 생일선물을 1년지나서(드립) 주는 것이다... 12월이었는데.. 민망.. 미안.. 쏘리..

나름 달달하게 써보려고 노력했는데..... 후후.. 뒷걸음질해야지.. 파워문워크!!!

by 치우타 2016. 1. 12. 15:49
안녕하세요...!

세상에 제가 너무 바빠서.. 이번 슈와마 원고도 거의 죽음의 일정으로 소화한지라 후기도 못쓰고.

완전 티스토리가 그냥 방치되어 있었네요. 살아있습니다. 현실로그인이 넘 격렬해서 힘들긴 해요...


사실 쓸 말이 별로 없네요. 디씨마블온에는 참가신청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온라인으로 진행중인 스토니 교류전에도 참가하고 있어요. 원고는 좀 더 써봐야 겠지만.

시빌워 트레일러 때문에 처음으로 쪼금 두 사람이 삽질하고 힘들어하는 내용들도 구상했는데..

이건 내용을 더 다듬어 봐야 할 것 같아요.


아무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조만간 연성으로도 찾아뵐게요.



by 치우타 2015. 12. 2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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