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백업썰. 급 생각나서 적어봤던 거.


산책을 나갔다가 세례자 스티브를 보고 한눈에 반한 살로메 토니가 처음으로 순수한 사랑의 감정에 가득차서 스티브에게 마음을 고백하고 구애하며 애원하는데 세례자 스티브는 토니더러 부정하고 죄악이 많은 존재라고 모욕하면서 쫓아냄.

 

지금까지 수많은 남자와 여자들이 토니를 원했고 애걸하고 사랑을 갈구했지만 냉랭하게 뿌리쳤는데 정작 자신이 그런 꼴이 되자 토니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음스티브가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고 믿음을 전파하는 곳에 수수한 옷을 입고 가서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든 스티브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더 보려고 필사적으로 따라다녔지만 스티브는 매몰차게 토니를 계속 거절했고결국 백 번째 거절을 듣고 나서 토니는 더 이상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없음을 알고 피눈물을 흘리며 성으로 돌아갔음.

 

그리고 제 아버지인 하워드에게 간곡히 청해서 손님들을 위한 춤을 추는 대신 스티브의 목을 잘라다 달라다 달라고 말했음처음에 하워드는 그건 안된다고 했지만 토니가 그게 아니면 싫다고 해서 결국 어쩔 수 없이 들어주게 됨토니는 베일의 춤을 추고 춤이 끝나자 막 잘린 스티브의 목이 은쟁반에 담겨져 토니에게 상으로 주어졌음토니는 매우 기뻐하며 소중히 그 목을 가지고 방으로 돌아가서 문을 걸어잠그고 이후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았음식사할때나화장실에 갈 때를 제외하고.

 

그리고 어느날 밤 토니는 스티브의 목을 가지고 성을 빠져나와서 아무도 모르는 산속 깊숙한 동굴로 들어가 입구를 막고 칼로 목을 찔러 스스로 목숨을 끊었음온통 피로물든 웅덩이 속에서 토니는 스티브의 목을 안고 웃고 있었음.

 

숨겨진 뒷이야기사실 스티브도 토니의 진심에 감격해서 사랑하게 되었지만그가 맡은 소명을 거역할 수 없었고 이번 생에서 토니와 이루어질 수 없음도 알고 있었음그래서 일부러 매몰차게 내쫓았고어깨를 떨며 돌아서는 토니의 뒷모습에 마음 아파했음.

 

백 번째 거절의 날토니의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는 걸 보고 과연 스티브도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아 돌아서는 어깨를 잡으려 했지만 이미 토니는 저 멀리 성으로 달려가버린 뒤였음이후엔 잡혀가서 목이 잘리게 되는데 오히려 스티브는 다행이라고 생각함.

 

해서 토니는 스티브의 진심을 모른 채 그를 죽이고 그의 목을 소중하게 여기다가 결국 미쳐서 자살하는 그런..... 

꿈도 희망도 뭣도 없는 음침한 이야기.....

 

"스티브스티브내 사랑왜 나를 사랑하지 않아?" 빛이 바랜 금발을 쓰다듬으며 토니는 노래하듯 말했다그는 여전히 아름답고경건했으며눈이 부셨다비록 목 아래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하더라도.

by 치우타 2014. 9. 24.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