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백업썰. 급 생각나서 적어봤던 거.


산책을 나갔다가 세례자 스티브를 보고 한눈에 반한 살로메 토니가 처음으로 순수한 사랑의 감정에 가득차서 스티브에게 마음을 고백하고 구애하며 애원하는데 세례자 스티브는 토니더러 부정하고 죄악이 많은 존재라고 모욕하면서 쫓아냄.

 

지금까지 수많은 남자와 여자들이 토니를 원했고 애걸하고 사랑을 갈구했지만 냉랭하게 뿌리쳤는데 정작 자신이 그런 꼴이 되자 토니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음스티브가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고 믿음을 전파하는 곳에 수수한 옷을 입고 가서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든 스티브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더 보려고 필사적으로 따라다녔지만 스티브는 매몰차게 토니를 계속 거절했고결국 백 번째 거절을 듣고 나서 토니는 더 이상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없음을 알고 피눈물을 흘리며 성으로 돌아갔음.

 

그리고 제 아버지인 하워드에게 간곡히 청해서 손님들을 위한 춤을 추는 대신 스티브의 목을 잘라다 달라다 달라고 말했음처음에 하워드는 그건 안된다고 했지만 토니가 그게 아니면 싫다고 해서 결국 어쩔 수 없이 들어주게 됨토니는 베일의 춤을 추고 춤이 끝나자 막 잘린 스티브의 목이 은쟁반에 담겨져 토니에게 상으로 주어졌음토니는 매우 기뻐하며 소중히 그 목을 가지고 방으로 돌아가서 문을 걸어잠그고 이후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았음식사할때나화장실에 갈 때를 제외하고.

 

그리고 어느날 밤 토니는 스티브의 목을 가지고 성을 빠져나와서 아무도 모르는 산속 깊숙한 동굴로 들어가 입구를 막고 칼로 목을 찔러 스스로 목숨을 끊었음온통 피로물든 웅덩이 속에서 토니는 스티브의 목을 안고 웃고 있었음.

 

숨겨진 뒷이야기사실 스티브도 토니의 진심에 감격해서 사랑하게 되었지만그가 맡은 소명을 거역할 수 없었고 이번 생에서 토니와 이루어질 수 없음도 알고 있었음그래서 일부러 매몰차게 내쫓았고어깨를 떨며 돌아서는 토니의 뒷모습에 마음 아파했음.

 

백 번째 거절의 날토니의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는 걸 보고 과연 스티브도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아 돌아서는 어깨를 잡으려 했지만 이미 토니는 저 멀리 성으로 달려가버린 뒤였음이후엔 잡혀가서 목이 잘리게 되는데 오히려 스티브는 다행이라고 생각함.

 

해서 토니는 스티브의 진심을 모른 채 그를 죽이고 그의 목을 소중하게 여기다가 결국 미쳐서 자살하는 그런..... 

꿈도 희망도 뭣도 없는 음침한 이야기.....

 

"스티브스티브내 사랑왜 나를 사랑하지 않아?" 빛이 바랜 금발을 쓰다듬으며 토니는 노래하듯 말했다그는 여전히 아름답고경건했으며눈이 부셨다비록 목 아래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하더라도.

by 치우타 2014. 9. 2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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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니는 손가락으로 눈가를 문질렀다. 피곤할 때면 무심코 나오는 버릇이었다. 쓰러지지 않을 정도의 격무에 시달리는 것이 일상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피로는 충분히 다스릴 수 있었지만 그 토니 스타크조차도 수면부족을 이겨낼 순 없었다. 그것도 거의 일주일 가까이 하루 최소 세 시간 이상도 눈을 붙이지 못하면(게다가 그 중 반절은 악몽으로 설쳤다), 자기도 모르게 내려오는 무거운 눈꺼풀의 존재를 순간 순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면 안 되지.


아직 어벤져스 정기 회의는 끝나지 않았고, 무엇보다 토니의 옆자리에는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가 있었다. 평소에는 누구나가 스티브의 옆자리를 차지하려고 신경전을 벌이는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스티브의 오른쪽 자리가 비어있었다.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회의 시간에 도착한 토니는 꿀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지만, 채 십분도 안 되어 그 행운에 대해 맹렬하게 후회하게 되었다. 


둘은 원래 비밀리에 연애 중이었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결국 멤버들이 알아차리는 바람에 거의 공공연한 커플 취급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캡틴 아메리카의 팬보이들은 '니가 토니 스타크지만 회의 시간마저 옆자리에 앉을 순 없지' 하는 마음으로 절대 토니를 스티브 옆자리에 앉혀 주질 않았다. 마주보거나, 혹은 대각선, 때로는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자리에 앉은 적도 있었다. 토니는 눈에 띄게 아쉬워하며 농담을 날리곤 했지만 어차피 밤에는 스티브의 옆자리를 독차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것이 본심이었다.


이런게 승자의 여유지. 토니는 늘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다툼을 하는 멤버들을 비웃곤 했으나 오늘만큼은, 스티브의 옆자리가 너무 곤란했다. 악몽으로 잠을 설쳤다는 말이나 너무 바빠서 세 시간도 채 못잔다는 하소연 같은 건 한 마디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 수면부족으로 슬슬 퀭해지는 눈가와 자기도 모르게 조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스티브는 필시 무섭게 추궁해올 것이 분명했다. 토니는 가능하면 스티브에게 비밀을 만들거나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사람이 어디 그렇게 쉽게 바뀌던가. 습관이라는 게 무서운 거라는 말은 괜히 있는게 아니었다. 


어쨌거나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토니는 어떻게든 잠을 쫓아내기 위해서 허벅지를 꼬집고 입 안쪽을 세게 깨물며 눈을 부릅뜨고 버텼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회의는 다행히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토니의 의견이 필요한 사안이 아니었기에 그는 오직 잠을 쫓는데만 온 신경을 집중했다. 하늘이 무심하진 않았는지 드디어 눈꺼풀은 제 위치를 되찾기 시작했다. 이대로 회의가 끝나고, 침대에 들어가서.. 짧은 대화를 나누고 쓰러져 잠들면 스티브도 눈치채지는 못할 것이었다. 토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허벅지를 할퀴던 걸 그만두었다. 문득 옆에서 기척이 나더니 스티브가 토니의 손을 잡아왔다.


"그래, 이제 잠은 좀 깼나?"


나지막한 속삭임이 귓가를 타고 몸 안쪽까지 퍼졌다. 토니는 그 한 마디에, 정말로 잠이 확 깨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놀란 나머지 자리에서 거의 뛰어오를 뻔한 토니를 누른 건 스티브였다. 


"쉬이... 진정하게. 곧 끝날 것 같거든. 요새 거의 못 잔게 틀림없지? 변명은 침대에서 들려주게나."


진중하고 달콤한 목소리에 토니는 그만 덫에 걸린 사냥감처럼 온 몸이 뻣뻣하게 굳어가는 것을 느꼈다. 오늘밤은 죽었구나.



뒷이야기 : 스티브는 토니가 악몽을 꾸느라, 격무와 연구를 병행하느라 잠을 설치고 거의 못 잤다는 사실을 낱낱이 밝혀내고는 이틀 정도를 푹 잠만 잘 수 있도록 토니를 좋은 쪽으로 혹사시켰다고 한다. 경사로세 경사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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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시는 글로님 트윗을 보고 즉석 연성한 616 스토니입니다. 옮기고 보니까 분량이 꽤 되네요 와.....

글로님을 센터에 놓고 616 스토니를 스위치! 스위치!!!


by 치우타 2014. 9. 4.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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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소재 및 원작(?) : 마파코기

*스티브는 빌런이며, 싱글로 활동 중. 군인 출신인 탓인지 원칙을 벗어나는 자들과 범법자들에게 특히 무자비함.

방패가 주 무기. 악질적인 상대일 수록 가차없는 양상을 보임. 냥토니와는 어느 연구소에서 만났으며, 철창 안에 갖힌 토니를 어쩌다 보니 주워오게 됨. 토니는 15~16세 정도의 소년 모습이고 고양이 귀와 꼬리를 달고 있음.

*생각나는 대로 아무거나 쓸 생각이기 때문에 의식의 흐름일 수 있음.



1. 고양이는 박스를 좋아해


"토니, 안 돼. 너는 거기 못 들어가."

"-....."


토니는 두 손(토니는 손을 자주 앞발처럼 사용하곤 했다)을 박스에 넣은 채 왜 안되는데? 하고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스티브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스티브는 어쩐지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끼며 식료품이 든 종이 봉투를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토니는 아직 말을 못하고 있었다. 안 하고 있는 건지, 정말 못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겨우 같이 살기 시작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기에 토니가 먼저 액션을 취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스티브는 파닥이는 토니의 귀를 보며 마음의 평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 박스를 봐. 작잖아."

"......."

"그리고 넌 그것보다 훨씬 크고."

".....!"

"아니라는 표정 짓지 마. 못 믿겠으면 들어가서 앉아 보던가. 자."



제대로 의사 소통이 되지 않는 상대를 데리고 말로 설득하기보단 직접 겪는게 빠르겠지 하는 생각에 스티브는 토니를 번쩍 들어서 상자에 그대로 앉혔다. 놀란 토니는 귀를 세우고 스티브의 팔에 손톱을 세웠지만 간지럽지도 않았다. 과연 작은 종이박스는 토니가 들어가자마자 푹 하는 힘없는 소리를 내며 옆으로 구겨지고 무너져 내렸다. 어때, 봤지? 못 들어간다니까. 스티브가 그거 보라는 듯 고개를 저었고, 토니의 표정이 순식간에 침울해졌다. 아니 잠깐만. 왜 울것 같은 얼굴인거야.



"토니."

"........."

"그렇게 박스가 좋아?"

".............."

"알았어, 다음엔 약간 큰 게 있는지 찾아볼게."

".....!"



스티브는 자기도 모르게 멋대로 말을 쏟아내고 있는 입술에 경악했지만 금세 토니가 기쁜 얼굴을 하며 살짝 웃어보이자 어쩐지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예감이 안 좋군. 주워올 때부터도 그랬지만. 스티브는 눈치를 보면서도 슬금슬금 다가와 옷자락을 붙잡는 토니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아직 오지 않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했다. 



by 치우타 2014. 8. 28. 23:53

Marvel Cinematic Universe 

Steve/Tony

Alternative Universe

Writing material by 귤자님


Lion, Man, and Love.



거의 혼비백산한 얼굴로 캠프에 뛰어들어온 토니를 본 동료들은 모두 한달음에 달려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었고, 그가 다친 곳이 없는지를 확인했으며, 시원한 물과 간단한 식사를 챙겨 주었다. 토니는 드물게 패닉에 빠진 상태였기 때문에 멍하니 그들의 호의를 받아들였다. 안전한 위치의 캠프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고 나자 그는 드디어 진정할 수 있었다. 토니는 천천히 목을 가다듬고는 최근 가까워진 사자들의 이야기와, 자꾸만 들이대는 새끼 사자며 어미 사자에 대한 이야기를 동료들에게 풀어놓았다. 그들은 잠시 묘한 표정으로 시선을 교환했고 그 중 리더인 퀼이 장난꾸러기같은 미소를 짓고는 토니에게 다가왔다. 



"새끼 사자가 자꾸 들이대는데 어미 사자가 데리고 가면서 머리를 부비고 갔다고?"

"그래, 입에 시뻘겋게 피칠을 해서는...."

"축하해 토니. 당신은 지금 엄청난 혜택을 얻은 거야."



토니는 지금 자신이 뭘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혜택?"



"무슨 소리냐는 표정을 하고 있군. 보통 새끼를 데리고 있는 어미들은 무척 위험해서, 알다시피 새끼들 근처엔 얼씬도 하지 않는게 좋아. 그런데 토니, 당신한테 새끼 사자가 먼저 왔고 두 번이나 어미가 그냥 넘어갔잖아?"

"그랬....지. 그랬었어. 난 운이 좋다고만-"

"아무리 운이 좋아도 두 번은 이상하지 않아? 그리고, 어미 사자가 당신한테 친근한 의사표현을 했다는 건 공격하지 않겠다는 거고, 나아가서 새끼랑 같이 놀아도 된다고 허락한 거야."



퀼은 말을 마치며 한쪽 눈을 찡긋해 보였다. 그러니까 엄청난 혜택이라고 한 거고. 우리는 지금까지 운 좋은 사진가나 프로젝트 팀 이야기만 들었는데 이번에 직접 팀원이 경험하게 될 줄은 몰랐군. 잘 지내봐, 토니. 넉살 좋은 미소로 토닥여오는 퀼의 얼굴에는 완전 신난다는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젊지만 노련한 생존방법과 좋은 스텝들의 지원으로 리더 자리에 오른 그는 모두에게 늘 이 일을 위험 속의 행복이라고 가르치며 즐기라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토니는 다음날 아침해가 뜨는 시간까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채 한참을 뒤척였다.



퀭한 얼굴로 사진기와 물통, 기타 중요물품을 챙겨서 캠프를 나선 토니는 피곤해서 반쯤 죽을 것 같았지만 몸은 생각보다 멀쩡했다. 특별한 일이 없을 때 집에서 혼자 틀어박혀서 이것저것 조합하고 실험하다가 밤을 샌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던 것도 있었지만, 그 동안 자비스가 그를 잘 거둬먹였던(?) 덕분이 더 컸을 것이다. 내가 집사 하나는 정말 잘 뒀지. 늘 사진을 찍는 그 장소에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내딛던 토니는 불시의 습격을 받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아아옹!"

"....아 미친 깜짝이야! 내가 네 사냥감이냐, 왜 이렇게 놀래켜? 심장 마비로 죽겠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째 그를 즐겁고 괴롭게 만들었던 새끼 사자였다. 아직 어려서 큰 타격은 없었지만 살금살금 걸어가던 토니를 놀라게 하는 데엔 충분했다. 토니는 너무 놀란 나머지 하마터면 소리를 꽥 지를 뻔 했으나 그 동안 엄격하게 받았던 훈련 및 연습이 있었기에 간신히 목소리를 낮추고 새끼 사자를 꾸짖었다.



"....아옹... 갸릉...."



동물과 말을 통하는 재주는 없는 그였지만 이 새끼 사자는 묘하게 눈치가 빨라서, 토니가 화를 내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귀를 착 눕힌 채 한껏 불쌍한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지금도, 그 전에도, 그 전전에도! 사람에겐 가차없이 구는 토니였으나 어린 새끼 상대로는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결국 그는 항복의 표시로 두 손을 들었다.



"그래, 알았어. 화 안 낼테니까 그런 표정으로 울지 마."



새끼 사자는 이번에도 토니의 말을 알아들은 듯이 금세 기쁜 표정을 지으며 꼬리로 탁탁 허벅지 부근을 쳐댔다. 그러고보니 어미가 혜택을 줬다고 했지. 점점 자신 쪽으로 들이대기 시작하는 새끼 사자를 보며 토니는 침을 꿀꺽 삼켰다. 한 번 해볼까. 밑져야 본전인데.



"이리 와 봐."



처음으로 토니가 새끼 사자를 피하지 않고 손을 내밀어 까딱였다. 새끼 사자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엄청난 속도로 토니의 품에 들이받을 기세로 다이빙했다. (아 좀! 네 힘을 생각해 이 작은 덩치야!) 흉골이 약간 욱신거렸지만 그래봤자 아직 어린 털뭉치가 달려든 것 밖에 안 되서 뼈에 문제가 생긴것 같지는 않았다. 토니는 안도하며 기분 좋은 듯 그릉거리는 새끼 사자를 살살 쓰다듬었다. 집에서 기르는 애완동물들처럼 부드러운 갈기는 아니었지만, 손가락 끝에 닿는 감촉은 제법 괜찮았다. 안정감을 느끼는지 새끼 사자는 토니의 품에서 입을 쩍 벌려 하품을 하고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넌 내가 어떤 인간인 줄 알고 이렇게 마음을 푹 놓는 거야? 야생의 맹수, 사자라는 녀석이...."

"......그르릉.... 그릉..."

"태평하구만...."



내 평생 살면서 사자가 골골거리는 걸 들으면서 졸게 될 줄은 몰랐지. 토니도 새끼 사자에게 전염된 것처럼 하품을 했다. 이대로 자면 위험할텐데... 피로와 나른함이 몸을 덮치는 걸 느끼며 본능적으로 다리를 움직였다. 토니는 거의 바닥을 기듯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나름 안전한 야외용 잠자리에 안착했다. 조금만 자고 일어나도 되겠지. 조금만- 


토니의 두 눈이 스르륵 감겼다. 한 마리의 새끼 사자와, 예민한 사진가는 그렇게 꿀맛같은 단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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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토니가 스티브를 만졌습니다! 아 감개무량하네요 아직 이름도 모르지만 괜찮습니다 솔직히 누가 사자를 보고 이름 생각을 하겠습니까 저게 날 먹을까 아닐까에 대한 고민을 하면 몰라도.... 너무 오랜만이라 좀 죄송스럽기도 하고, 슬슬 더 귀엽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게 될 텐데... 사실 새끼들은 금방 자라니까요 ㅋㅋㅋㅋ 그럼 다음에 또!

by 치우타 2014. 8. 25. 01:00

감사합니다! 수량조사 마감합니다!!! 8ㅁ8 제 예상보다 많이 참여해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ㅠㅠㅠㅠㅠ

구두예약하신 분들은 2시 전까지 와주셔서 구입하시면 됩니다 :) 이후에는 현장 판매로 돌립니다!

현장판매수량은 거의 빠듯해서 사실 신속하신 분의 승리일 것 같습니다만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ㅅ;


그럼 슈와마에서 뵙겠습니다!!! 


제가 책을 내게 되다니 스토니는 대체 무슨 짓을 하는걸까요...

레밤님 부스 트1-b에 신세질 예정입니다. 책 정보 및 샘플, 수량조사, 구두예약은 하기 참조 부탁드립니다!

삽화에 모해언니, 표지에 청사과님이 도와주셨습니다. 흐아아 감사합니다 ㅠㅠㅠ


A5/컬러표지/떡제본/12금/달달스윗해피/여성향/32p 예정/3000원


스티브가 빌런의 폭탄에 의해 성대를 다치는 바람에 일주일간 말을 못하게 됩니다.

그동안 타워에서 토니와 함께 지내게 되는데, 사실 스티브는 토니에게 고백한 상태. 토니는 대답 못하고 우왕좌왕.

말을 못하는 대신 행동으로 마음을 전하는 스티브를 보며 서서히 토니도 넘어가게 되는데.....

해피엔딩, 달달하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내용입니다. 


<샘플>


원래 사고라는 건 사람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때에 일어나는 법이다. 설령 예상했다 치더라도, 세상일은 계산기의 숫자마냥 단순하지가 않았기에 어떤 형태로든 뒤통수를 치기 마련이었다. 하물며 3D 중의 3D 직업인 히어로들이야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제법 큰 규모로 세계의 곳곳을 뒤흔든 무명의 빌런 집단 때문에 어벤져스는 뉴욕 사건 이후 전원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인도를 떠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던 배너를 찾는 것이 꽤 수고로웠지만, 유일하게 그와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었던 토니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그를 데리고 회의실에 들어올 수 있었다.

 

이 녀석들은 보기 드물게 결속력이 제법 강하더라고. 무기는 별 거 아니지만 폭탄을 잘 써. 사람보단 건물을 노리는 게 특징인데, 그런 주제에 정부 소속에겐 가차 없는 모양이더군.”

뭔가 원한이라도 있는 건 아닐까요? 건물도 보통 정부 청사나 공기업 계열을 노리는 것 같던데.”

무정부주의가 어쩌고저쩌고 하더니 그거였나?”

어쨌든 적지 않은 부상자와 사상자를 내고,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은 검거 대상이야. 좀 더 치밀한 계획이 필요해.”

 

토니와 배너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를 듣던 스티브는 주의를 환기시키듯이 테이블 위로 화면을 띄웠다. 빌런 집단의 이번 공격 목표는 뉴욕이었다. 개나 소나 뉴욕에서 날뛰어보지 못해 안달이 났군, 하고 이죽거리던 토니는 연극하는 사람처럼 손을 들며 말했다.

 

좋아, 캡틴. 명령해.”

로마노프와 바튼은 지상 탐색전을 중심으로 놈들의 포획망을 좁히도록 해. 스타크, 나랑 같이 폭탄이 설치된 곳들을 빠르게 해체하고 즉시 생포작전에 들어가지. 토르는 배너와 한 조로 전력을 군데군데 차단하면서 국지 전투에 대비해. 이상, 어벤져스 어셈블!”

 

스티브의 작전대로 어벤져스는 빠르고 확실하게 움직였다. 바튼과 토르의 상황 보고를 들으며 생각보다 수월하게 끝날 것 같다는 생각에 스티브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토니가 해체중인 폭탄도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이 마지막이었고, 리더를 제외한 대부분의 범인들이 생포되어 해결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그게 방심의 원인이었는지 아니면 운이 나빴는지 모르겠지만, 토니가 무사히 폭탄을 해체한 다음 비상 스위치가 작동해 버리고 말았다. 뇌관 자체를 제거했음에도 불구하고 폭탄은 경고음을 울리며 숫자를 줄여가고 있었다. 토니가 재빨리 스티브 앞을 막아선 순간, 무슨 생각이었는지 스티브가 역으로 토니를 감쌌고 그걸 밀어낼 틈도 없이 폭탄이 터져버렸다. 콰앙! 날카로운 폭발음이 주위를 뒤흔들었다.

 

 

“.....그래서, 다시 말해봐.”

, 전치 2주 정도 됩니다. 자잘한 부상은 사나흘 정도면 낫겠지만 목을, ... 성대를 다치는 바람에 일주일 동안 말을 할 수가 없...”

호오, 왜 그렇게 됐을까?”

방패 사이로 튀어 오른 파편이 목줄기를 스치는 바람에...”

 

쉴드 산하의 한 병실 안은 잔뜩 날카롭고 무거운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 퓨리에게 보고하기 위해 나타샤와 바튼은 자리에 없었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배너는 급한 용무가 생겼다면서 토니의 차를 빌려 돌아갔으며 토르는 제인의 연락을 받고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해서 이 거북하고 불편한 공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팔짱을 낀 채 병실 침대에 앉아 있는 스티브를 노려보는 토니였다. 왜 하필이면 내가 오늘 여기 있는 걸까. 의사는 부질없는 탄식을 속으로 뱉으며 차트를 들고 어정쩡하니 서 있었다.

 

아주 잘 하셨어, 캡틴. 방패밖에 없는 쫄쫄이께서 아이언맨을 감싸고 말이야. ? 그 덕분에 이렇게 목도 다쳤잖아.”

“..........”

, 환자분은 안정이 필요한....”

알았으니, 좀 나가줄래?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의사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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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량조사 : 구입 의사가 있으신 분은 권수와 함께 덧글 부탁드립니다.  (마감되었습니다)

*구두예약 : 난 정말 이 책을 사고 말겠다!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진 분은 닉네임과 권수, 본인 확인용 키워드 (아무거나 괜찮습니다. 스토니 결혼해라 같은것도 됩니다) 를 적어 주시면 필수 수량에 포함시키도록 하겠습니다.(마감되었습니다)


by 치우타 2014. 7. 28. 10:46

 스티브는 긴장한 얼굴로 거울 앞에 서서 몇 번이고 옷을 가다듬었다. 그렇게까지 중요한 자리는 아냐, 스티브. 지금 당신이 입은 옷도 정말 끝내준다고. 토니가 옆에서 진심을 담아 칭찬했지만 (평소 스티브의 옷차림에 까다로운 토니를 생각해 보면 이건 굉장히 드문 일이었다) 아닐세, 넥타이가 좀 비뚤어진 것 같아, 정말 괜찮나? 여기가 자꾸 접혀. 자켓이 조금 끼는 것 같아. 머리가 어색하진 않나? 토니는 대체 왜 그가 이렇게 정성을 들여 단장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물론 기왕 같이 참석하는 파티 자리이고, 스티브는 토니의 경호원 역이지만 바로 옆에 서서 파트너를 겸할 예정이었다. 아직 공식적으로 둘의 교제를 인정하기엔 사회의 관심이 지나쳤기에, 토니가 스티브에게 연인으로서의 자리를 내어줄 수 있는 건 이런 자리 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스티브는 눈에 띄게 기뻐하며 수줍은 듯 미소지었고 토니는 그 미소에 사르르 녹아버렸다.


"스티브, 시간 거의 다 됐어."


"나도 이제... 다 된 것 같네. ....어떤가? 보기에 괜찮은가? 이상하진 않나?"


"흠, 어디 봐. 와우, 누구 애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잘생긴데다 섹시하기까지 한걸? 오늘 밤 시간 있어? 허니."


"장난 치지 마, 토니. 물론 자네를 위해서라면 내 시간은 언제나 비어 있네."


눈을 흘기면서도 다정하게 대답해오는 목소리에 토니는 목을 움츠렸다. 파티는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몸이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처음 사귈때만 해도 군인 아니랄까봐 서툴고, 딱딱하고, 자기 생각에 많이 빠져 있는 느낌이었지만 이 70년 묵은 캡틴 아이스는 쉴드 해체 사건을 겪고 나서 몰라보게 달라졌다. 토니에게 자주 말을 걸었고, 최대한 그를 존중하려고 노력했으며, 토니가 버릇대로 비아냥거릴때도 한 발자국 물러서서 왜 그러냐고 물어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그냥도 누가 채갈까 걱정되는 미국의 이상형인데, 이제는 세계의 이상형이 될 모양이지. 토니는 절대로 그렇게 두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조용히 마음 속으로 불꽃을 이글이글 태워올렸다.


 토니와 스티브를 태운 차는 천천히 어느 저택 입구에 멈추어섰다. 이미 번호판으로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다니는 토니였기에 파티장에 있던 사람들도 토니 스타크가 왔다면서 그를 보기 위해 문 근처로 몰려들었다. 먼저 스티브가 내리고, 바깥에서는 숨을 들이키는 소리와 수근거리는 소리가 잇따랐다. 내 애인이 좀 끝내주기는 하지. 토니는 속으로 마음껏 으쓱거리며 이내 눈 앞으로 내밀어진 스티브의 손을 잡고 차 밖으로 내려섰다. 터지는 스포트라이트와, 토니! 스타크! 그를 연호하는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토니는 그 부름들에 환한 미소로 답하며 손을 가볍게 흔들어보였다. 스티브는 그 모습이 플래시보다 더 눈부시다고 생각하면서도, 선망과 욕망의 시선으로 토니를 바라보고 있을 사람들 생각에 불쑥 심술이 솟아올랐다. 미안하지만 내 거라서. 스티브는 짐짓 카메라 불빛때문에 그런 양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토니의 손을 꽉 잡은 채 파티장으로 이끌었다.


"워, 스티비. 좀 천천히 걸어. 나 넘어지겠어."


"엄살 부리지 말게. 자네 걸음으로 들어왔다간 저 인파에 잡혀서 아무것도 안 돼."


"그야 늘상 있는 일- ...알았어 알았어, 화내지 마. 당신밖에 안 보인다고."


내 눈부신 블론디 글래머가 세계 제일이거든. 토니가 눈을 찡긋하며 웃어보이자 스티브는 플레이보이 혀에는 기름칠이라도 했냐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지만 내심 기분 좋은 눈치였다. 경호원 겸 파트너라고는 해도 이 파티의 주요 귀빈은 토니였기에 그를 앞세우고 스티브는 바로 뒤에 붙어서 넓은 홀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모두 돌아보며 토니에게 인사를 건넸고, 토니는 적당히 받아넘기거나 눈웃음으로 대신하며 오늘 초대장을 보낸 호스트에게 직접 축하 인사를 했다. 그 동안 사람들은 토니의 옆에 바짝 붙어있는 스티브를 힐끔거리면서 저마다 수군댔다. (잘 생겼다. 몸도 좋네. 경호원이라던데? 세상에, 그림 같은 남자들이야..) 청력이 남들에 비해 4배나 좋은 수퍼솔져인 그에게 들려오는 말들은 때론 노골적이고, 때론 무례했다. 토니는 매일 이런 말들을 들어왔겠지. 그런 생각을 하니까 금세 머리에 열이 오르는 것 같았지만, 인사를 빠르게 끝냈는지 어느새 토니가 샴페인 잔을 가져와 그에게 내밀었다. 발코니로 나갈까? 내가 너무 여기 있으면 호스트가 외면당하거든. 스티브는 흔쾌히 승낙했다.


"저, 토니...."


"음? 왜 그래, 스티비."


"자네 기분은 어떤가?"


"내 기분? 그건 갑자기 왜?"


스티브는 의아한 듯 물어오는 토니의 목소리에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방금 전까지 듣고 있었던 그런, 저질적인 언사들을 말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이미 오랫동안 이런 것들에 시달려왔을 그의 소중한 연인에게 굳이 중요하지도 않은 지껄임을 전해서 모처럼 괜찮은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약간 허둥거렸으나 최대한 그럴듯한 이유를 갖다 붙일 수 있었다.


"그냥, 한동안 이런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잖나. 내 부탁 때문에 오기도 했고, 그래서 혹시나...."


"스티비, 달링, 스티브. 싫었다면 당신의 부탁이라도 거절했을거야. 내 성격 알잖아?"


"...그건, 그렇네만..."


"솔직히 말해서 난 지금 정말 끝내주는 기분이야. 오늘 밤은, 당신이 옆에 있어서 그렇겠지만.. 정말 좋아."


"정말로?"


"그래. 이런 거라면 얼마든지 당신이랑 파티에 나오고 싶을 정도로."


"내가 싫은데."


"푸흐, 그럴 줄 알았어. 인사는 다 했으니까 이것만 마시고 돌아가도 돼. 사실..."


아까부터 당신한테 키스하고 싶어 죽겠거든. 토니가 목소리를 낮추어 소근거렸다. 스티브는 흥분으로 몸이 확 치달아 오르는 걸 느끼며 손에 쥔 잔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애썼다. 가볍게 잔이 부딪치고, 옅은 황금색 액체가 두 사람의 목울대 너머로 사라졌다. 마지막 한 방울이 전부 넘어가는 걸 기다리지 못하고 스티브는 토니를 품에 끌어당겨 입을 맞추었다. 사람 없는 발코니이긴 했으나 언제 누가 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척이나 위험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토니 또한 스티브의 허리에 팔을 감고 입술을 되돌려 주었다. 평소의 능란한 테크닉이 아닌, 솜털같이 부드러운 입맞춤에 스티브는 간신히 이성의 끄트머리를 붙들고 아쉬운 듯 토니를 품에서 떼어냈다.


"후우, 세상에... 어지러워, 스티비. 나 좀... 부축해줘. 이대로 나가면 핑계도 딱 좋겠어..."


"괜찮나, 토니? 내가 너무 갑자기, 키스하는 바람에..."


"세기의 플레이보이를 뭘로 보는 거야? 그냥 좀, 당신 샴페인에 취한 것 같아서 그래. 별 거 아니니까 빨리... 가자고."


하고 싶어.... 귓가에 속살대는 음성은 아까보다 한층 열에 들떠 있었다. 스티브는 초인적인 인내력으로 (뭐든지 보통 사람의 4배라서 참 다행이었다) 그를 덮치려는 욕구를 눌러내리며 토니를 부축한 채 파티장을 나섰다. 이제 더 이상 천박한 말소리들은 그에게 들려오지 않았다. 눈 앞의 연인만이 오직 그의 관심사였다. 차 문이 닫히고, 프라이빗 창문이 올라가는 걸 확인한 토니는 뭐가 그리 좋은지 키득키득 웃고는 상냥하고 섹시한 그의 연인에게 바싹 달라붙었다. 이제 해도 돼. 토니의 허락을 신호로 스티브는 기다렸다는 듯 시트를 조작해서 토니를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탔다. 금발의 맹수가 이빨을 드러내는 걸 감상하며, 토니는 기분 좋은 얼굴로 웃었다.


"Come on, soldier. let's play."


"What I always win, d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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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님이 원고를 하셔야 하는데.. 너무 힘들어하시고.... 전 뭔가 해드리고 싶고..!

해서 마감을 응원하는 연성입니다. 와인도 맛있고 노래도 좋고 해서 후딱 썼네요!! 하하 뭔가 더 있을것 같지만 없습니다

저도 이런거 해보고 싶었어.... 물론 이러다가 제풀에 낚여서 이어지는 어덜트 어쩌구를 쓸지도 모릅니다.

스토니는 왜 이렇게 좋을까요? 죽을 것 같습니다. 정말 좋다. 둘이 걍 콩깍지나 씌여서 평생 살았으면....

by 치우타 2014. 7. 10. 23:23

"토니! 잠깐, 여기 좀 와 보게." 


토니는 스티브의 황급한 목소리에 삼 초 정도 고민했으나, 이어지는 목소리에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생각할 시간에 일어나서 오면 되잖나, 빨리. 이번엔 또 뭔지, 요즘따라 현대문물을 열심히 배워가던 스티브는 궁금한 게 있으면 토니를 찾았고 듣다못한 토니는 '내가 바쁠 땐 자비스한테 말해, 허니, 라며 달래두었더랬다.


그런데 이렇게 찾는 걸 보면 또 뭔가 발견이라도 한 모양이지, 노친네. 토니는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어슬렁어슬렁 걸어갔다. "좀 더 서두르게, 이러다 지나가 버리겠어." 스티브가 급한 손길로 토니를 끌어당겼다. 


"대체 뭔데? 뭐길래 이렇게 난리를..." 


"저것 좀 보게나."


토니는 스티브의 성화에 귀찮은 얼굴을 하며 고개를 들어 창 너머를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석양이 깔린 하늘 위로, 얇은 구름과 그 위에 또 층층이 두꺼운 구름들이 쌓여 있었다. 과연, 이건 소리쳐 부를만한 광경이로군. 토니도 말을 잃고 스티브의 팔에 기대어 가만히 풍경을 바라보았다.


"어때, 멋지지 않은가?"

"....흠, 당신이 최근 날 불러댄 이유들 중에서 가장 괜찮은 것 같기는 해."


토니가 이죽거리며 가볍게 빈정댔다. 그 으스대는 모습이 또 귀여워서, 스티브는 푸스스 웃어버리고 말았다. 예고없이 떨어지는 입술에 토니는 기다렸다는 듯 팔을 뻗어 스티브의 목에 감았다. 창 밖의 석양이 아쉬운 듯 두 사람의 그림자에 길게 드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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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 위에 구름이 층층이 쌓였다며 살다보면 별걸 다 본다고 멋지고 신기하다는 한량님 트윗을 보고 

불현듯 쓰고 싶어서 설렁탕 먹다 말고 부랴부랴 써내려간 트위터 단문연성. 

140자 기준으로 끊어서 쓰다 보니 아무래도 매끄러운 느낌이 덜하긴 하지만 고칠 생각은 들지 않는다.

스티브가 군인출신의 딱딱한 남자긴 해도 좋아하는 사람과 이것저것 공유하고 싶은 마음은 다르지 않을것 같아서.

난 사실 스토니의 일상적인 모습이 좋더라. 특별하고 놀라운 사건도 좋지만. 평범하게 이쁘게 달달하게 연애하는 거.

투닥거리는 것도 좋고. 서로 오해하고 싸웠다가도 잠시 생각하고 돌아서서 상대방을 다시 마주할 수 있는 거. 

by 치우타 2014. 7. 9. 22:05

 토니는 필사적으로 이게 무슨 상황인지에 대해 생각하려고 노력 중이었다. 22세기를 사는 남자, 퓨처리스트, 세계적인 천재이자 조만장자인 그의 책상 위엔 어울리지 않은 서류더미가 몇 더미 쌓여 있었다. 대체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침착하게 같은 물음을 머릿 속에 띄워 올리며 토니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가볍게 두드렸다. 어쩌면 꿈이 아닐까. 몇 번 눈을 감았다 뜨면 아무것도 없을거야. 그렇고 말고. 하지만 눈을 아무리 깜박여도, 뺨을 꼬집어 봐도 서류더미는 도통 사라지질 않았다. 이 모든 게, 약 30분 전 타워의 쿨링 시스템이 원인모를 오작동을 일으켜 정지된 덕분이었다.


 타워는 100%에 가깝게 자비스를 메인으로 하여 디지털로 움직이는 장소였으며, 만일을 대비한 아날로그적 장치가 있다고는 해도 거의 쓰이질 않고 있었다. 시스템 업그레이드나 점검 등은 늘상 존재하는 해킹이나 기타 위협에 대비하여 매일같이, 시간대별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토니는 그걸 자비스를 통해 강박적으로 확인하곤 했다. 그러나, 설마 한창 후덥지근한 저녁날에 쿨링 시스템이 급작스레 멈춰버릴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것도 딱, 그 프로그램만 말이다.


"자비스, 상태는?"


[여전히 오작동의 원인을 찾는 중입니다. 보안상 외부에 의한 수리는 불가능하므로 진단 결과를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얼마나 더 걸릴 것 같은데?"


[지금 기준으로는 약 20시간 정도입니다.]


"맙소사! 그 동안 여기에서 서류를 만지작거리며 쪄 죽을지도 모르겠어! 더 빨리는 안 돼?"


[저것도 단축된 시간입니다만, 진단 시스템의 속도를 높이면 다른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돌아버리겠군...."


토니는 아예 바닥에 널부러지듯 벌렁 누웠다. 내일까지 검토를 마쳐야 하는 서류가 쌓여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짜증스럽고 괴로운 마당에, 이젠 더위에 숨막혀서 제대로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천하의 토니 스타크가, 쿨링 시스템 고장으로 더위에 시달리다니! 모르긴 몰라도 타블로이드지 1면에 대문짝만하게 실릴 정도의 어처구니 없는 상황임은 틀림없었다. 아까부터 울려대던 전화는 쓸데없는 열을 발산하기에 배터리를 분리해서 내던진 지 오래였고, 처음에 시원하던 소파는 점차 체온을 머금으며 끈적하고 기분 나쁜 느낌만이 남아서 결국 그나마 가장 시원한 바닥이 토니의 유일한 현 안식처였다.


"더워..... 선풍기 같은 건 여기 없다고..."


[Sir, 로저스 씨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응? 뭐? ....왠일이래? 열어줘."


토니는 여전히 시체처럼 널부러진 채로 손을 휘저었다. 이윽고 단정한 걸음걸이가 들려오더니, 토니의 근처에 우뚝 멈추었다. 기척으로 보아 꽤나 놀란 모양이었다. 토니는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위를 올려다보았다. 


"Hello, sunshine. 이 시간에 어쩐 일이야? 연락도 없이."


"연락이라면 아까부터 계속 했었네. 전원이 꺼져 있다기에 찾아왔는데.. 지금 뭐 하는 건가?"


"자비스, 설명."


[안녕하십니까, 미스터 로저스. 약 한 시간 전부터 타워의 쿨링 시스템이 원인모를 오작동으로 멈추는 바람에 주인님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전화기의 배터리를 분리해서 내던진 것은 약 30분쯤 전이었습니다.]


"그런것까지 말 안해도 돼!"


"오작동? 어쩐지 공기가 후텁지근하다 했더니...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인 모양이군."


"나도 원래 안 이랬는데, 옛날 생각이 가끔 나거든. 그래서 더운 건 질색이야. 추운것도 별로긴 하지만."


"그럼 일어나게."


스티브는 그다지 망설이거나 고민하는 기색도 없이 손을 뻗어 토니를 일으켜 세웠다. 바닥과 거의 합체할 기세로 널부러져 있던 토니는 엉겁결에 뜨거운 스티브의 손을 잡고 웁스, 하며 몸을 움츠렸지만 뿌리치지는 않았다.


"일어나서, 그 다음은?"


"우리 집에 가지. 여기보단 훨씬 괜찮은 환경일거야."


"오... 그 말 후회하지 않아야 할 텐데, 허니."


"속고만 살았나? 빨리 오게. 저녁도 같이 해결하면 되겠군. 어서."

스티브는 토니의 손을 잡고 성큼성큼 걸었다. 잠깐만, 나 옷 좀 입고. 아무리 내가 언론에 늘 노출되는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이 모습으로 당신이랑 나가면 장난 아닐걸? 토니는 순순히 따라 걸어가면서도 뭐라 종알대었고, 스티브는 소파에 걸쳐져 있던 옷을 토니의 머리 위로 씌워주었다. 평소에 즐겨 입는 수수한 디자인의 셔츠였다. 이건 또 너무 막 입는 것 같은데. 꽁시랑거리는 소리를 한 귀로 흘리며 스티브는 토니를 재촉하듯 손을 끌어당겼고, 토니는 알았어 알았어 하고 못 이기는 척 그 뒤를 따랐다.



"맙소사..... 천국이 따로 없군..."


"내가 말했잖나."


스티브는 부드럽게 웃으며 천천히 토니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성인 남자 둘이 앉아도 넉넉한 소파 위에 다리를 쭉 편 채로, 토니는 스티브의 허벅지를 베고 누워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거실에는 쾌적하고 시원한 공기가 가득했다. 얼마 전 샘의 도움으로 신형 에어컨을 설치했었는데, 빠르게도 토니가 첫 시연의 주인공이 된 것이었다. 당신은 최고야, 스티브. 고양이가 기분 좋게 가르릉대듯이 토니의 목소리에도 나른함이 묻어나왔다. 별 거 아닌 칭찬인데도 괜시리 입가에 떠오르는 미소를 지울 수가 없었다. 스티브는 입술을 내려 토니의 이마에 부볐다. 


정말이지, 심플한 천국이었다.

by 치우타 2014. 7. 8. 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