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토니! 잠깐, 여기 좀 와 보게."
토니는 스티브의 황급한 목소리에 삼 초 정도 고민했으나, 이어지는 목소리에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생각할 시간에 일어나서 오면 되잖나, 빨리. 이번엔 또 뭔지, 요즘따라 현대문물을 열심히 배워가던 스티브는 궁금한 게 있으면 토니를 찾았고 듣다못한 토니는 '내가 바쁠 땐 자비스한테 말해, 허니, 라며 달래두었더랬다.
그런데 이렇게 찾는 걸 보면 또 뭔가 발견이라도 한 모양이지, 노친네. 토니는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어슬렁어슬렁 걸어갔다. "좀 더 서두르게, 이러다 지나가 버리겠어." 스티브가 급한 손길로 토니를 끌어당겼다.
"대체 뭔데? 뭐길래 이렇게 난리를..."
"저것 좀 보게나."
토니는 스티브의 성화에 귀찮은 얼굴을 하며 고개를 들어 창 너머를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석양이 깔린 하늘 위로, 얇은 구름과 그 위에 또 층층이 두꺼운 구름들이 쌓여 있었다. 과연, 이건 소리쳐 부를만한 광경이로군. 토니도 말을 잃고 스티브의 팔에 기대어 가만히 풍경을 바라보았다.
"어때, 멋지지 않은가?"
"....흠, 당신이 최근 날 불러댄 이유들 중에서 가장 괜찮은 것 같기는 해."
토니가 이죽거리며 가볍게 빈정댔다. 그 으스대는 모습이 또 귀여워서, 스티브는 푸스스 웃어버리고 말았다. 예고없이 떨어지는 입술에 토니는 기다렸다는 듯 팔을 뻗어 스티브의 목에 감았다. 창 밖의 석양이 아쉬운 듯 두 사람의 그림자에 길게 드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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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 위에 구름이 층층이 쌓였다며 살다보면 별걸 다 본다고 멋지고 신기하다는 한량님 트윗을 보고
불현듯 쓰고 싶어서 설렁탕 먹다 말고 부랴부랴 써내려간 트위터 단문연성.
140자 기준으로 끊어서 쓰다 보니 아무래도 매끄러운 느낌이 덜하긴 하지만 고칠 생각은 들지 않는다.
스티브가 군인출신의 딱딱한 남자긴 해도 좋아하는 사람과 이것저것 공유하고 싶은 마음은 다르지 않을것 같아서.
난 사실 스토니의 일상적인 모습이 좋더라. 특별하고 놀라운 사건도 좋지만. 평범하게 이쁘게 달달하게 연애하는 거.
투닥거리는 것도 좋고. 서로 오해하고 싸웠다가도 잠시 생각하고 돌아서서 상대방을 다시 마주할 수 있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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