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기본 소재 및 원작(?) : 마파코기
*스티브는 빌런이며, 싱글로 활동 중. 군인 출신인 탓인지 원칙을 벗어나는 자들과 범법자들에게 특히 무자비함.
방패가 주 무기. 악질적인 상대일 수록 가차없는 양상을 보임. 냥토니와는 어느 연구소에서 만났으며, 철창 안에 갖힌 토니를 어쩌다 보니 주워오게 됨. 토니는 15~16세 정도의 소년 모습이고 고양이 귀와 꼬리를 달고 있음.
*생각나는 대로 아무거나 쓸 생각이기 때문에 의식의 흐름일 수 있음.
1. 고양이는 박스를 좋아해
"토니, 안 돼. 너는 거기 못 들어가."
"-....."
토니는 두 손(토니는 손을 자주 앞발처럼 사용하곤 했다)을 박스에 넣은 채 왜 안되는데? 하고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스티브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스티브는 어쩐지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끼며 식료품이 든 종이 봉투를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토니는 아직 말을 못하고 있었다. 안 하고 있는 건지, 정말 못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겨우 같이 살기 시작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기에 토니가 먼저 액션을 취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스티브는 파닥이는 토니의 귀를 보며 마음의 평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 박스를 봐. 작잖아."
"......."
"그리고 넌 그것보다 훨씬 크고."
".....!"
"아니라는 표정 짓지 마. 못 믿겠으면 들어가서 앉아 보던가. 자."
제대로 의사 소통이 되지 않는 상대를 데리고 말로 설득하기보단 직접 겪는게 빠르겠지 하는 생각에 스티브는 토니를 번쩍 들어서 상자에 그대로 앉혔다. 놀란 토니는 귀를 세우고 스티브의 팔에 손톱을 세웠지만 간지럽지도 않았다. 과연 작은 종이박스는 토니가 들어가자마자 푹 하는 힘없는 소리를 내며 옆으로 구겨지고 무너져 내렸다. 어때, 봤지? 못 들어간다니까. 스티브가 그거 보라는 듯 고개를 저었고, 토니의 표정이 순식간에 침울해졌다. 아니 잠깐만. 왜 울것 같은 얼굴인거야.
"토니."
"........."
"그렇게 박스가 좋아?"
".............."
"알았어, 다음엔 약간 큰 게 있는지 찾아볼게."
".....!"
스티브는 자기도 모르게 멋대로 말을 쏟아내고 있는 입술에 경악했지만 금세 토니가 기쁜 얼굴을 하며 살짝 웃어보이자 어쩐지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예감이 안 좋군. 주워올 때부터도 그랬지만. 스티브는 눈치를 보면서도 슬금슬금 다가와 옷자락을 붙잡는 토니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아직 오지 않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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