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요새 회사일 바쁜것도 그렇지만 제 몸상태가 너무 메롱하여... 작성하다 만 연성들이 계속 비공개 상태로 남아있네요 ㅠㅠ
이번주 주말까지는 반드시 다 따라잡고 말 터이니 혹 기다리는 분이 계시다면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ㅠㅠㅠㅠㅠ 엉엉
+) 으 일요일에 추가합니다 왜 변한게 없을까요 ㅇ>-< 시간나는대로 해볼게요 흐흑흑흐 8ㅁ8
요새 회사일 바쁜것도 그렇지만 제 몸상태가 너무 메롱하여... 작성하다 만 연성들이 계속 비공개 상태로 남아있네요 ㅠㅠ
이번주 주말까지는 반드시 다 따라잡고 말 터이니 혹 기다리는 분이 계시다면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ㅠㅠㅠㅠㅠ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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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의 아침 일과인 운동을 끝내고 나온 스티브는 최근 한 번도 울리지 않은 핸드폰을 손에 쥐었다. 서투르게 날짜를 확인해보니 오늘은 수요일- 지난 일주일동안 그가 손꼽아 기다리던 바로 그 날이었다. 지금이 몇 시지? 같은 화면에 떠 있는 숫자는 7:30. 겨우 한 시간 정도의 여유가 남아 있었다. 스티브는 서둘러 샤워를 마치고 뛰쳐나갔다.
"남이 저지른 실수를 만회해야 하는 상황이 제일 싫어..."
"그만 불평해요, 토니. 엎질러진 물이잖아요."
"내 일만 해도 모자랄 판에 수습이나 하고 있어야 되니까 그렇지. 재능낭비, 시간낭비야."
스티브 보고 싶다.... 이젠 거의 주문처럼 튀어나오는 토니의 말에 페퍼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번 사건(?) 이후로 2주 가량이 지났고 토니는 그때 보낸 몇 시간의 휴식의 배는 더 일하고 있었다. 단순히 쉬었기 때문에 일이 많아진 게 아니라, 잘못을 거짓으로 덮어 만회하려던 어느 간부의 행적이 최근에서야 완전히 드러나는 바람에 최고경영자인 페퍼와 이젠 뒤로 물러난 토니가 덤터기를 쓰게 된 것이었다. 그는 이제까지의 책임을 물어 즉시 해고된것은 물론 그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고소까지 겹쳐서 인생이 몰락할 지경에 처했다. 객관적으로 보면 좀 불쌍하긴 했지만 그가 저지른 일의 뒷처리 때문에 스티브와의 저녁식사를 취소해야 했던 토니로서는, 이것보다 더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없다는 점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었다.
"누가 알아요, 그러다 좋은 일이 생길지."
"이 상황에서 좋은일이란, 페퍼. 남은 스케줄이 취소되거나 하는 거 말곤 없을걸."
페퍼와 대화하는 와중에도 바쁘게 손을 움직이며 눈으로는 화면을 쫓던 토니가 어깨를 잠시 으쓱여보였다. 하지만 그런 그의 단정을 비웃는 것처럼 노크 소리가 들려왔고, 둘의 시선이 모두 문쪽으로 향했다. 들어오세요. 페퍼의 대답에 나무로 된 고급 문이 천천히 안쪽으로 열렸다.
"......스티브...?"
"좋은 아침, 토니."
누구든 한 번쯤은 돌아볼 정도로 잘 생긴 얼굴에다 금발에 푸른 눈이라는 완벽한 조건마저 갖추고 있지만 한 사람 외엔 시선도 거의 주질 않는 신실한 남자- 스티브 로저스가 수줍은 듯 노란 후리지아 꽃다발을 든 채 서 있었다. 막 체육관에서 달려온 것이 역력한 가벼운 옷차림이었지만 그게 그의 매력을 가리거나 흐리게 할 수는 없었다. 멍한 얼굴로 잠시 작업을 멈춘 토니를 내버려두고 페퍼가 스티브에게 눈인사를 건네며 조용히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달칵, 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에 문득 정신을 차린 토니는 데이터를 처리하던 손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포츠 양에게 자네의 스케줄을 물어봤네. 급히 변경되는 일정까지는 자비스가 확인하지 못한다고 해서... 마침 오늘은 회의 시작 전에 10분 정도는 시간이 있다기에 만나러 왔지."
"...내가 이번주 내내 연락 못한건 말야, 워낙 바빴어서..."
"알고 있네. 지금도 무척 바쁘다는 것도 알아. 그래서 내가 왔어, 너무 보고싶어서."
묻지도 않았는데 먼저 자진납세를 시전하려는 토니의 말을 가로막으며 스티브는 다시 미소지었다. 토니는 원래 바쁜 사람이었고, 그건 사귀기 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사실 너무 일상적인 것이었기에 토니는 굳이 스티브에게 바쁘다는 말을 하진 않았고 거기에 대해 스티브도 지적하거나 자주 언급하진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그가 직접 바쁘다고 말하고 있었고(손을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좋은 증거였다), 책상엔 서류가 잔뜩 쌓여있었다. 이런 와중에도 토니는 고개를 들어 스티브와 시선을 마주하고 있었다. 아무리 눈을 맞추는 것이 대화의 기본이라고는 해도 토니는 필요하다면 화면에서 시선도 떼지 않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스티브는 그래서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었다. 여전히 솔직하지 못하고, 허세투성이에, 어디서든 매력만점이라 불안한 그의 연인이었지만 이런 사소한 행동들에 토니의 진심이 담겨있음을 말해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꽃은 바로 꽃병에 꽂기만 하면 되도록 미리 손질해달라고 했네. 자네 책상에 두었으면 좋겠어. 벌써 시간이 없으니 아쉽지만 이만 돌아가야겠군. 그럼... 토니, 오늘도 수고하게."
어느새 코 앞에 다가온 스티브가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고개를 내려 약간 거칠어진 토니의 입술에 쪼듯이 입맞추고는 물러났다. 그의 넓고 든든한 등이 문 저편으로 사라질 때까지, 토니는 멍청한 얼굴로 앉아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눈부신 금발이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된 다음에야 그는 책상 위로 푹 무너졌다. 스티브 로저스와 사귀면서 얻을 수 있는 것. 급작스레 없던 기운이 솟아나는 걸 느끼며, 토니는 바른 자세로 고쳐 앉았다.
연인으로부터의 꽃과 키스, 토니 스타크의 피로를 단숨에 날려버린 것은 아주 단순한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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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한량님이랑 기운내 보아요 하다가 생각나서 잽싸게 연성해봄.
빌보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테이블 앞에 앉아 두 명의 드워프를 노려보았다. 아침의 불청객, 필리와 킬리는 평소의 선량하고 부드러운 시선이 아니라 당장에라도 누구든 콱 물어뜯을 것만 같은 서슬퍼런 호빗의 눈초리에 찔끔하여 테이블 밑으로 초조하게 발을 구르고 있었다. 이건 형 아이디어였잖아, 어떡할거야! 아니, 보고싶다고 한건 언제고? 작은 목소리로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철없는 두 왕자를 보며 빌보가 무시무시한 목소리로 말했다.
"거기, 둘 다. 조용히 해요."
그야말로 지옥에서 올라온 듯한 악마같은 분위기의 말투에 필리와 킬리는 다시 헙 하며 입을 다물고 눈치를 보았다. 사건의 발단은 별 거 아니었다. 최근 에레보르의 일들을 돕느라 이래저래 분주했던 빌보가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가진다는 첩보를 주워들은 둘은, 이때다 싶어 그를 만나러 온 것이었다. 일 아니면 소린 삼촌에게 붙들려 있느라 얼굴은 커녕 머리털도 구경하기 힘들어진 이 호빗은 묘하게 사람 마음을 안정시키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킬리는 형인 필리에게 빌보가 보고 싶다며 운을 띄웠고, 마침 삼촌도 집무실에서 바쁘겠다 기회가 좋은 김에 그저 만나러 온 것 뿐이었는데... 하필이면, 그들은 빌보가 조심스레 운반하던 쟁반을 엎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것도 방금 끓여낸, 얼마 없는 샤이어의 찻잎으로 만든 런치 티 타임의 차 주전자와- 찻잔이 담긴.
"내가 이전부터 분명 노크해달라고 했었죠."
"어.. 그랬던가?"
"분명 처음에는 그랬던것 같기도 하고..."
"말 했어요. 세 번이나, 여기 와서도. 그런데 어떻게 했죠?"
"우리가..." "동의없이.." "문을 열어젖혔지." "아주 시원하게." "부딪힐 기세로." "자비없이."
"잘못을 인식하고 있다니 다행이군요."
얼음이 뚝뚝 떨어질것만 같은 목소리로 말하며 빌보가 환하게 웃었다. 형, 나 지금 도망치고 싶어. 조용히 해, 나도 마찬가지니까. 빌보가 제대로 화를 내는 모습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식으로 보게 되는구나. 둘은 들리지 않을 마음의 목소리로 중얼거리면서 오후에 있을 그들의 일정에 대해 안녕을 고했다. 어쩐지, 잘못을 천천히 짚어가도록 조근조근 말하는 것부터가 심상치가 않았다. 빌보가 뭐라고 다시 입을 열려던 그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누구시죠?"
"나다."
"소린...? 들어오세요."
방문자의 정체를 알고 흠칫하는 동시에 만세를 불렀다. 삼촌의 목소리가 이토록 반가울 수가 있다니! 드워프 수염 맙소사, 오래 살고 볼일이야! 발린이나 드왈린, 소린이 들었다면 이게 무슨 가소로운 소리인가 싶은 생각이었지만 지금의 필리와 킬리에게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푸른 클록을 걸친 소린이 들어오며 둘을 발견하고는 눈을 가늘게 치켜떴다. 오, 삼촌의 저 표정마저도 무섭지가 않아. 저 웃는 얼굴에 비하면.
"필리, 킬리. 여기서 뭐 하고 있지?"
"저희가 그만," "엎질렀어요." "빌보의 차를 말이죠." "그러려던건 아니었는데-"
"거기까지. 너무 정신없으니까 번갈아가면서 대답하지 마라. 그래서 볼일은?"
"어- 다 끝난 것 같은데요. 그렇지, 킬리?"
"그럼요! 물론이죠! 우리의 용건 같은건 이미 아까 한참전에 끝났거든요."
".....그럼 가봐."
"알겠습니다, 삼촌! 그럼 나중에 봐 빌보! 정말 미안했어!"
필리와 킬리는 소린의 입에서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재빠르게 의자를 박차고 문 밖으로 튀어나갔다. 정신없이 인사를 날리는 둥 마는둥하며 도망치는 둘을 보고 소린이 혀를 찼다. 아직도 철 들려면 한참 멀었군.
"이 시간에 어쩐 일이에요? 바쁘다던데."
"나머지는 발린에게 맡겼어. 기왕이면.. 같이 마실까 했거든."
소린은 작은 주머니를 들며 웃어보였다. 얼마 전 데일의 영주인 바르드에게서 받아온 희귀한 잎차가 든 꾸러미였다. 빌보는 주머니를 받아 내용물을 확인하고는 조금 전과 전혀 다른 미소를 짓고는 소린을 부둥켜안았다.
"고마워요! 이거 전부터 말했던 거네요, 그럼 지금 바로- 아끼던 건 깨져서 이것뿐인데... 괜찮아요?"
"상관없어. 더 좋은 걸로 마련해줄테니 오늘은 임시로 참도록 하지."
소린은 바닥에 처참한 모습으로 깨어진 주전자를 흘끔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빌보가 바쁘게 물을 올리러 가는 뒷태를 감상하며, 그는 오후에 있을 교육의 강도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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