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치우 또는 치우타입니다. 

제가 벌써 스토니로 개인지가 두 권째네요...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각설하고, 6/6 (토) KBS 제 2스포츠월드 체육관에서 열리는 마블통합 온리전에 신간을 냅니다!

관련 정보는 아래를 확인해 주세요~~~


1. 부스정보, 사양

부스 : T6  [DAMN U, MARVEL]  - 페르님 부스에서 감사히 자리를 빌려 나옵니다!

B6, 110P. 인쇄본. 가격 10,000원

616 스티브 x MCU 토니 19금, Dom-Sub 형질이 존재.


글   치우타

삽화 이한량

표지 청사과



2. 선입금 안내 (현장에서 신분증 확인 필수) - 선입금 예약을 조금 빠르게 종료합니다! ㅠㅠ 

문의사항은 gereinte@naver.com 이나 트위터 @dearstony 로 부탁드립니다.


3. 기타

50부 인쇄 예정이며 통판은 제 사정상 어려운 관계로 ㅠㅠ 진행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메일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추가 : 문의를 받아서 우선 이쪽에도 적어둡니다. 블랙버드는 마통온에서 완판되었고

향후 재판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8_8 수요가 많지 않은것도 있어서 ㅠㅠㅠ 죄송합니다....

이렇게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7월 와인선반 / 11월 슈와마에서 또 다른 책으로 찾아뵐 예정이에요.



by 치우타 2015. 5. 30. 02:23

 토니는 언제나 선글라스를 가지고 다녔다. 그걸 얼굴에 쓰거나, 가슴의 주머니에 꽂거나, 셔츠에 걸어놓거나 하는 등 위치는 제멋대로였지만 어쨌든 일종의 소품과도 같은 것이었다. 스티브는 처음에 그걸 건방지고 오만하다고 생각했지만 토니와 사귀게 된 다음부터는, 귀여운 허세 혹은 섹시한 매력 포인트로 느끼게 되었다. 그래, 특히 지금 같은 때에 말이다.


 "실내에서도 쓰고 있는 거야?"

 "오늘은 얼굴이 좀 초췌하거든. 아무리 애인 앞이라지만 팬더마냥 시꺼먼 눈을 보여주긴 싫어서."


 토니는 어깨를 으쓱하며 미안하다는 듯 눈썹을 슬쩍 늘어뜨렸다. 그 귀엽고 솔직한 동작에 거의 넘어가고 있었던 스티브였으나, 전에 토니가 뭔가를 개발한답시고 랩에 틀어박혀서 일주일간 자는둥 마는둥하더니 하루는 샤워실에서 나오던 스티브에게 달려들어 아로마 테라피를 하겠다며 퀭한 얼굴로 킁킁거리던 것을 기억해 냈다. 정말 깜찍하군. 스티브는 짐짓 토니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척 하면서 잽싸게 선글라스를 벗겨 들었다. 불의의 습격에 토니가 소리를 꽥 질렀다


 "맙소사, 스티브 로저스! 비겁하게 사람이 방심한 틈을 노리다니!"

 "거짓말을 하는 당신은 어떻고? 멀쩡하잖아."


 스티브는 선글라스를 뒷주머니에 꽂으며 팔짱을 꼈다. 그거 비싼 거야, 달링. 제발 부수지 마. 토니가 애원하듯 투덜거리면서 두 손을 앞으로 모아 흔들었다. 이유 말이야, 토니. 어물쩡 넘어가지 않겠다는 듯 엄격한 표정을 한 스티브가 푸른 눈으로 재촉했다. 저거 분명 자기 외모가 먹히는 걸 알고 있다니까. 틀림없어.


 "알았어. 그냥 좀, 억울해서. 당신은 정말 금욕적인 표정을 하고 있으면서 거침없이 손을 셔츠 안으로 집어넣고 그러잖아! 나는 눈에 자꾸 감정이 드러나니까 들키는데... 윽. 말해버리다니. 미쳤군."

 "오, 토니. 그렇다면 말을 하지 그랬나."

 "이런 걸 어떻게 말해? 지금 내 나이가 몇인줄 알긴 해?"

 "나보다 어리다는 건 알지."


 스티브가 짐짓 웃어른처럼 말하며 선글라스를 대신 썼다. 이러면 어떤가? 푸른 눈동자가 선글라스 너머로 감춰진 모습은 제법 색다르고 섹시했지만, 토니는 어쩐지 아쉬움이 몰려오는 걸 느꼈다. 저 뒤에 얼마나 아름답고 단호하고 반짝이는 보석 같은 눈동자가 숨겨져 있는지- 금세 안절부절하는 토니를 보고 스티브는 씩 미소지었다. 토니, 토니. 요즘 자네가 너무 귀여워서 못 살겠어. 


 "이래서 내가 자네 선글라스를 매일 벗기는 거야."

 "정말 치사해...."


 스티브는 토니의 허리를 끌어당겨 가볍게 입을 맞췄다. 우물거리는 입술이 불만을 토해내려고 몇 번 움찔댔지만 모르는 척 살을 맞대고 부비며 한 마디도 꺼낼 수 없도록 만들었다. 결국 항복한 토니가 스티브의 등을 끌어안았다. 키스와 숨소리, 키득거리는 웃음 소리 사이로 어느새 벗겨진 선글라스가 근처 테이블 위를 헤매거나 말거나 두 사람은 침실 저 너머로 모습을 감추었다. 

by 치우타 2015. 5. 23. 21:46

 토니는 아주 어렸을 때, 강아지 한 마리를 키워본 적이 있었다. 집사였던 자비스 외엔 누구도 토니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상황에서 그는 자신만을 바라봐 줄 온기가 절실했다. 그래서 키우게 된 강아지는 토니의 바람대로 무척 그를 좋아했고, 어디에 가든지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꼬리를 힘차게 흔들곤 했다. 아마 그렇게 몇 년을 더 키울수 있었다면 토니의 인생이 조금쯤은 더 좋아졌을지도 모른다. 차갑게 식어버린 강아지의 죽음에 슬퍼하는 토니를 위로해준 것은 오직 자비스 뿐이었다. 그 이후로 그는 절대 동물을 기르지 않았다. 고양이는 알러지가 있어서 근처에도 갈 수 없었다. 아마 내 인생에 더 이상 애완동물은 없겠지. 토니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바로 지금. 그의 앞에는 시무룩하게 귀를 내린 밝은 갈색 털의 골든 리트리버 한 마리가 있었다.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약을 개발한 빌런한테 물어봐."

 "그러고 싶긴 한데 죽었잖아. 기분 나쁘게 청산가리나 쓰고."

 "토니, 여기서 불평하지 말고 캡틴이랑 내려가. 나 혼자 연구할 거야."


 배너는 토니의 등을 밀어 엘리베이터 안으로 쫓아냈다. 닫히는 문 너머로 토니가 인상을 팍 썼지만 하나도 안 무서웠다. 이내 조용해진 연구실엔 배너가 즐겨 듣는 클래식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스티브."
 

 토니가 부르자, 스티브는 여전히 시무룩한 표정이면서도 천천히 꼬리를 흔들며 고개를 들었다. 리트리버 종에게는 무척 위화감이 느껴지는 푸른 눈동자엔 혼란이 가득했다. 이거 좀 귀엽네. 토니는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주었다. 스티브는 기분이 좋은지 고개를 아예 토니의 허벅지에 얹고 눈을 감았다. 애인이 개가 되어버린 상황을 달갑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지만 어쩐지 예전에 키우던 강아지 생각이 나서, 토니는 가슴 한 켠이 뜨뜻해지는 걸 느꼈다.


 "당신이 원래대로 못 돌아와도 내가 키워줄게."

 

 드물게 토니의 진심이 담긴 말이었지만, 스티브는 그런 소리 하지 말라는 듯 고개를 부비며 끙끙거렸다. 



 배너의 약이 완성되기까지는 일주일이 걸렸고, 그 동안 토니는 개가 된 스티브와 목욕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원래대로 돌아온 스티브를 포옹하자마자 토니는 "우리 개 키울까? 골든 리트리버 귀여워." 라고 말했다가 질투에 불타는 캡틴 아메리카의 공세를 대낮부터 받아야만 했다고 한다.

by 치우타 2015. 5. 16. 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