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지난 소탕작전에서 적의 공격을 받은 스티브는, 얼마 전부터 극심한 추위에 시달리며 잠에서 깨기 시작했다. 검사 결과에서 몸에는 이상이 없다고 나왔지만 잠이 들기만 하면 꼭 한번은 숨이 찰 정도로 추위를 느끼다가 소스라치게 놀라 침대에서 뛰어나오곤 한 것이다. 토니와 배너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고심했지만 며칠 째 아무런 수확이 없었다. 슬슬 스티브가 잠을 기피하기 시작할 무렵, 하루는 소파에 앉아 꾸벅 졸고있던 스티브에게 토니가 다가와 혀를 차며 모포를 덮어주었는데 그 따스함에 놀란 스티브가 눈을 번쩍 떴다. 토니도 깜짝 놀랐다.
"캡틴? 내가 깨웠나? 조금 더 자. 추우면 온도 높여줄게."
미안하다는 듯 눈을 아래로 내리까는 토니를 멍청하게 바라보며 스티브는 모포를 만졌다. 따뜻했다.
"이거... 데운 건가?"
그는 거의 얼간이처럼 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토니가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내가 여기서 잘 때 쓰는 거긴 한데.. 왜?"
"...굉장히, 따뜻해."
스티브는 모포에 남아있는 온기를 더 느끼려는 것처럼 손끝으로 만지작거리다가, 눈 앞의 토니를 보았다. 홀린 듯이 바라봐 오는 푸른 눈동자에 토니가 움찔했다. 노친네, 얼굴만 잘생기면 다야? 그래 다겠지. 얼굴 깡패 같으니라고. 쿵쾅거리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키며 토니는 태연한 척 스티브와 눈을 맞췄다.
"잠깐 안아봐도 되나?"
"난 되게 비싼 몸인데... ...알았어, 좋아. 잠깐이라면."
뭐라고 투덜거리려던 토니는 꽤 절박한 스티브의 표정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스티브 자신도 반쯤 애매한 얼굴로 팔을 뻗어 작지만 탄탄한 몸을 끌어안았다. 모포보다 더 따뜻한 기운이 훅 끼쳐왔다. 스티브는 순간 낮게 신음을 흘리며 반사적으로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워, 캡틴! 캡! 잠깐..."
"....따뜻해. ....토니."
어린아이처럼 스티브가 거의 토니의 품에 파고들듯이 고개를 묻었다. 토니는 당황해서 어버버거리며 되는 대로 지껄였지만 (내가 섹시하긴 해도- 아니, 캡틴, 왜 이래? 배너! 살려줘!) 드디어 온기를 찾은 스티브를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유일하게 침착했던 배너가 테스트한 결과 토니의 체온이 스티브의 추위를 없애는 데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결국 토니는 대의를 위해 한 몸 희생하기로 하며 밤마다 스티브와 한 침대에서 자게 되었다. 마치 테디베어마냥 스티브의 품에 안긴 채 잠드는 나날 동안, 토니는 잘 생긴 스티브의 자는 얼굴과 섹시한 몸매와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부리는 어리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며칠 후, 토니는 스티브의 열렬한 고백과 포옹, 키스에 홀라당 넘어가 코를 꿰이고 말았지만 이때의 토니는 자신의 운명도 모른 채 눈 앞의 승리에 잔뜩 도취되어 있을 뿐이었다.
메데타시, 메데타시.
*무챠님이 그려주신 토니베어 아트를 허락맡고 올립니당.. 존귀대폭발!!!
늘 토니가 스티브옆에서 안겨있을수 없어서 만든 세상에 하나뿐인 토니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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