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은 어벤져스의 새 멤버로서 스티브에게 교육을 받고 있었지만, 토니가 있는 어벤져스 타워로 종종 찾아가곤 했다. 울트론 사태 이후 당분간 쉴 거라며 못을 박았던 토니였지만 비전의 방문에 대해서는 어떤 태클도 걸지 않았다. 그리고 5월 8일, 네트워크로 여러 가지 지식을 흡수하던 비전은 오늘이 Mother's day (어머니의 날) 임을 알게 되었다. 

 토니의 얼굴이 떠오른 순간 비전은 고개를 갸웃했지만, 무언가 선물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사람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공원 구석에서 제풀에 떨어진 들꽃을 모아 작은 꽃다발을 만들었다. 살아있는 생명을 억지로 꺾고 자른 것은 영 내키지 않은 탓이었다. 보안을 거쳐 토니의 개인층에 도달한 비전을 보고 토니가 돌아보았다. 약간 수척한 얼굴이었지만 눈동자만큼은 반짝이고 있었다.


 "안녕, 비전. 오늘도 왔군. 그런데... 그건 뭐야?"

꽃다발을 발견한 토니는 흥미롭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비전은 천천히, 공격적이지 않은 태도로 다가가 토니의 손에 있던 패널과 자신의 꽃다발을 교환했다. 토니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나한테 주는 건가?"

 "그렇습니다. 오늘이 그런 날이라고 해서요."
  "오늘.. 자... 으음. 프라이데이. ....어머니의 날?"


 토니는 뭐라고 형언하기 어려운 표정을 지으며 꽃다발과 비전에게 번갈아 시선을 던졌다. 한참을 머뭇거리던 그는 이내 푸핫, 하고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리 와 봐." 순순히 토니에게 다가간 비전은 자기보다 작은 체구의 토니에게 끌어안겼다. 따스한 체온에 비전은 묘한 기분을 느꼈지만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고마워, 비전." 토니가 거의 속삭이듯 말했다. 비전은 희마하게 미소를 지었다. 


 아, 이제야 웃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았다.

by 치우타 2015. 5. 9. 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