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할 이야기도 많고 정리도 안 되어서... 사실 오늘도 그닥 정리된 느낌일지는 잘 모르겠네요.
전편에 이어서 훌륭한 소린빌보가 폭발하는 데다가 여러가지로 참 괜찮은 2편이었습니다.
자세한 건 따로 빼서 적어볼게요. 우선은 전체적인 감상부터, 약간 매니악한 포인트 + 커플링 감상은 추가 포스팅합니다.
기대를 안 하고 가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아서 한 반만.. 기대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더 좋았네요. 오리지널 캐릭터인 타우리엘도 무척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고, 킬리와 점차 가까워지는 부분도 괜찮았습니다. 물론 처음엔 대체 이게 무슨 뜬금없는 러브라인인가에 대해서 좀 오래 생각했는데 몇 번을 더 보고 나니까 그럭저럭 납득이 가더군요.
빌보의 활약도 전편에 비해 눈에 띄게 많아져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오크무리가 어디까지 왔는지 정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어둠숲(머크우드)에서는 웅골리안트의 자손인 사악한 거대거미들로부터 드워프들을 구출하고, 더불어 스란두일의 감옥에 갇힌 모두를 빼내어 술통에 태우고 극적으로 탈출하기도 했죠. 두린의 날 저녁, 지도에 쓰여진 Last light 라는 말을 태양빛으로 해석하여 결국 찾지 못하고 다들 포기하며- 심지어 소린도 열쇠를 땅에 떨어뜨리고는 지도는 빌보에게 주고 가 버렸는데 빌보는 혼자 남아 마지막 빛에 대해 생각하다가, 달빛이 열쇠구멍을 비추는 것을 보고 모두를 불러오죠. 아르켄스톤도 찾고, 이제서야 주인공으로서 제대로 활약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보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소린을 비롯한 드워프들은 조금씩 각자의 캐릭터성을 발휘하며 (특히 봄부르) 이야기를 함께 이끌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인이 상처치료 담당이라던지, 글로인은 아무래도 가족이 있어서 돈이 좀 더 있었다던지, 필리가 엘프들에게 무기들을 다 뺏기는 것도 정말 귀여웠죠. 오리는 전편에서 막내이자 조금 상냥한 성격임을 어필했었고, 도리는 차에 관심이 있었고.. 노리가 비밀문의 열쇠를 찾기 위해 두드리며 소릴 듣는 부분도 그의 특기? 에 대해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이름도 다 외웠네요! 드디어!
영화에서 가장 흥미진진했던 부분은 역시 술통 탈출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레골라스와 타우리엘 등 엘프 일행들이 따라오면서 오크들을 처치하는 것도 좋았지만, 드워프들이 호흡을 맞추어 덤벼드는 오크들을 해치우고 무기를 빼앗아 적재적소에 활용하거나, 서로에게 건넴으로써 완벽하게 상황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정말 좋았어요. 그 중에서도 봄부르가 대단한 활약을 펼쳤죠 ㅋㅋㅋ 사람들이 모두 빵 터질 정도로 재미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빌보는 통 없이 매달려 가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겠지만요...
빌보와 스마우그의 대화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목소리를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도 뛰어났고, 아르켄스톤을 찾으며 긴장감과 재치 넘치는 말로 최대한 상황을 이끌어가려는 빌보도 훌륭했어요. 원작은 조금 더 질질 끄는 느낌이었다면 영화는 훨씬 깔끔하게 정리되어 좋았습니다. 소린에 대한 이야기라던지, 스마우그가 말한 대로 아르켄스톤 때문에 빌보에게 칼을 겨누는 소린이라던지.. 호수마을 상황이나 간달프를 교차해서 보여주는 연출도 괜찮았네요.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별 네개를 주고 싶을 정도로 수작이었지만 (대중성과 원작구현도, 재미, 영상이나 연출, 음악 등 종합적으로 생각했을 때) 원작 팬들이나 작품에 대해 지식이 낮거나 전무한 일반인들에겐 조금 불편한, 혹은 불친절한 내용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오리지널 캐릭터인 타우리엘과 킬리와의 로맨스라던지, 레골라스의 상당한 액션 비중, 설명이 필요한 장면들 등 확장판을 보면 더 좋을 것 같은 부분들도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사실 저야 뭐 소린이 너무 잘생겨서 내내 얼굴 쳐다보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만... 빌보도 그렇고요. 바르드도 정말 좋았죠! 그러고보니 언급을 못했네요! 루크 에반스의 바르드 짱 좋았는데! 아무튼, 제게 있어서 스마우그의 폐허는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마지막에 호수마을을 향해 날아가는 스마우그와 우리가 뭘 한거야, 라면서 황망해하는 빌보의 표정과 함께 영화가 종료되는 절단신공도 좋았고.
어쩐지 용두사미격의 감상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전 원래.. 매니악하게 감상해버리곤 해서 더 그런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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