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눈부신거에 약해졌으니 토니도 경험시켜주고 싶다. 전기반으로 토니가 생화학무기에 감염됐는데 큰 이상은 없지만 나을때까진 야행성이 된다는 거랑 눈이 금색으로 변했다는거랑 빛에 눈이 약해지고 흡혈욕구 생겼으면 좋겠다.... 기반별로 적어보자면.


1. 무비: 피 대신 와인이나 마시며 24시간 특수제작 선글라스 끼고 사람들 피한지 5일째쯤 스팁이 찾아와서 서류 놓고가는데 그만 종이에 손을 베이고... 굶은 토니한테 피냄새가 훅 끼치고 토니가 스팁한테 달려들어서 손가락 핥고 묘한 분위기가 되고..


2. EMH: 토니는 증세 설명도 안하고 한달이면 괜찮아진대 신경쓰지마 ㅇㅇ 하며 스스로 치료제 만드는데 열중. 스팁이 걱정되서 방문했다가 아침햇살에 눈부셔하며 이불속으로 숨어버리는 토니를 끌어내는데 눈이 금색이고.. 스팁이 넋놓고 보다 폴인럽


3. 원작(616) : 방은 텅 비어있었다. 오던 길에 본 하늘에는 달이 떠 있었던 것 같았고, 그렇다면 한 군데만 남았으리라. 스티브는 지체없이 옥상으로 향했다. 온종일 찾아헤메던 사람은 소리없이 건물 끝자락에 위태하게 서서 달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토니." 이름을 부르자 그대로 굳어진것만 같았던 그림자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손에 샴페인(아마도 무알콜일 것이다)을 든 토니는 당장이라도 어둠에 녹아버릴것처럼 덧없고, 처연하며 그만큼 매혹적이었다. 선글라스에 가려진 눈은 빛나고 있을 터였다.


"열흘 째 아무것도 안 먹었다는 걸 알고 있네." 그 말에 토니의 날렵한 어깨가 살짝 떨렸다. 쓴웃음을 입에 물고 토니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 문제 없어, 스티브." 샴페인을 든 손이 아주 미세하게 경련하고 있음을, 수퍼솔져의 시력은 놓치지 않았다.

"아직도 일주일이나 더 넘게 남았어. 그대로 있다간 쓰러질 지도 몰라." "오, 스티브. 난 아주 멀쩡해. 정말 괜찮다니까." 만일 이렇게 가까운 사이가 되기 전이었다면 저 말을 그대로 믿고 돌아섰을것이라고 생각하니, 손에 힘이 들어가고 만다.


스티브는 다시 한 번 느릿하게 말했다. "정말인가? 내가 그 말을 믿어도 되겠나?" 믿는다는 말에 무게를 싣자 토니는 입을 꾹 다물었다. 보통 고집이 아니니 왠만해선 원하는 답을 들려주지 않을 것임을 스티브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럴때는, 행동으로.


스티브는 작은 주머니칼을 꺼내 왼쪽 손목부근에 가져다 대고 상처를 내었다. 피가 방울지고 천천히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토니가 눈에 띄게 동요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뱉어냈다. "....스티브, 무슨 짓이야.. 그만둬." "이건 필요한 일이야. 토니."


샴페인잔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고 토니는 스티브에게 다가가야 할 지 멀어져야 할 지를 필사적으로 고민하며 본능을 억눌렀다. 오, 맙소사. 그의 피냄새는 지나치게 유혹적이었다. 세상 그 어떤 산해진미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것이었다. 안 돼. 제발.


"토니." 스티브가 달래듯이 다시 한 번 이름을 불렀다. "이리 와." 조금은 단호한 명령조로 말하며 시선을 던지자 토니는 머뭇거리며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마침내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는 거리가 되었을 때 스티브가 팔을 내밀었다. 토니는 마치 신을 조배하는 신관이 된 것처럼 조심스럽게 스티브의 팔을 잡고, 느릿하게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핥아올렸다. 뜨뜻한 혀가 간질이는 감각에 스티브는 뜻모를 지배욕이 치고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다른 손으로 토니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by 치우타 2013. 3. 25. 18:58